글의궤도 3기
관객의취향에서는 매일매일 글쓰는 모임 '글의궤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의궤도 멤버들의 매일 쓴 글 중 한편을 골라 일주일에 한번씩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매일 쓴 글의 일부입니다.
유시민 저자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에선 제목에 대한 답으로 소소하더라도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라고 한다.
그 책을 읽고 나서부터 스스로 행복한지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됐다. 질문 횟수 자체가 늘어나다 보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이전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됐다.
책을 읽고 두달쯤 지난 지금, 돌아보니 내가 행복감을 느낀 순간들은 좋은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여유롭게 한강을 보는 등 누군가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었다. 혼자인 순간에 스스로 행복하다고 인정한 적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혼자인 순간들에 불행하거나 힘들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행복하다’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꼈을 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고나니 조금 허무해졌다. 혼자일때 행복을 인정할 수 없다니. 그렇다면 내가 행복하다고 인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여행에서 시선을 빼앗는 풍경을 만나는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순간에 빠져드는 순간이거나 분명 일상적인 시간인데 전혀 일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간질간질함이 있을때 행복하다고 인정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혼자일땐 어쩌면 극적인 이런 순간이 오기 힘들고 오더라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해 놓치고 만다.
곱씹어봐도 지금껏 그리고 짧은 미래까지는 내 행복의 기준이 그 어디쯤에서 머무를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내 ‘삶의 목표’를 조금 틀어버리려고 한다. 으레 삶의 방향, 목표를 행복으로 두곤 하는데 이래서야 난 목표를 이룬 순간보다 이루지 못한 순간이 더 많아지고 만다. 나는 ‘편안한 즐거움’을 목표로 두고 싶다. 무려 두 단어나 쓰다니 욕심인가 싶긴하다. 그럼에도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과 일치하고 추구하는 가치와도 일맥상통하며 많은 순간에 내가 원하는 상태이다. 행복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내 머릿속 단어들로 풀어 설명하긴 힘들지만 나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오늘도 난 편안하고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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