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 불빛 Oct 24. 2023

<지구의 정복자> 독서모임 발제

2023년 3월 트레바리 요즘이슈


1. 들어가며


이 책에서 나는 과학의 발전, 특히 지난 20년 동안에 이루어진 발전에 힘입어 이제는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을 일관성 있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먼저 더욱 근본적인 두 가지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그 두 문제는 우리의 탐구를 야기한 것과 관련된 것이다. 첫 번째는 고도의 사회성이 대체 왜 존재하며, 생명의 역사에서 왜 그토록 드물게 출현했는가 하는 질문이다. 두 번째는 고도의 사회성을 존재하게 한 원동력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물음이다.

- 1장 인간조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21세기의 다윈'으로 불리는 위대한 생물학자이자 두 번의 퓰리처 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한 에드워드 윌슨은 1975년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입각해 분석한 ‘사회생물학’을 출간해서 인종주의와 성차별, 우생학 등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1998년 과학과 인문학, 종교까지 범주에 넣어 지식의 대통합을 제안하는 ‘통섭’(Consilience)을 발표하여 ‘생물학 제국주의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습니다. 

  

진화론은 생명과 사회 현상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고 포괄적인 원리일까요?

  

인간은 다른 생물과 다른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는 존재일까요? 그저 운이 좋아서 생존한 종에 불과한 것일까요? 먼 우주에도 인간과 같은 의식 있는 사회적 생명체가 있을까요?


2.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지구의 두 사회적 정복자들에 관해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요약하자면, 사회성 곤충의 조상과 인류의 조상은 생리 기능과 생활사가 달랐기에, 고도 사회의 형성으로 나아간 진화 경로도 근본적으로 달랐다는 것이다. 곤충의 여왕은 로봇처럼 움직이는 자식들을 본능이 이끄는 대로 낳을 수 있었다. 반면에 선행 인류는 개체 사이의 동맹과 협력에 의존해야 했다. 곤충의 경우에는 세대마다 이루어지는 여왕 계통에서의 개체 선택을 통해 진사회성이 진화했다. 반면에 선행 인류에게서는 개체 수준의 선택과 집단 수준의 선택이 상호 작용을 함으로써 진사회성이 진화했다.

- 2장 정복의 두 경로

  

사회성 곤충인 개미나 벌과 인류를 비교, 분석하면서 인류의 기원과 의미를 탐구하는 책의 전개를 어떻게 보셨나요?

  

인류 진화의 결정적 순간이나 사건은 무엇이었을까요?(직립 보행, 언어의 탄생, 불의 제어, 도구의 사용, 야영지 집결, 육식 문화의 탄생..)


따라서 인류에게서 사회성 진화가 일어난다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 영토 침략을 비롯해 여러 가지 형태로 집단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 집단의 조성이 불안정하다. 이주, 전향, 정복에 따른 집단 크기 증가의 이점이 집단 내 침해 행위와 분열을 통한 신생 집단 형성으로 이득을 얻을 기회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 명예, 미덕, 의무 등 집단 선택의 산물들과 이기심, 소심함, 위선 등 개체 선택의 산물들 사이에 불가피하며 영속적인 전쟁이 벌어진다.

● 남의 의도를 신속하고 노련하게 읽는 법을 완벽하게 다듬는 것이 인류의 사회적 행동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특히 창작 예술의 내용을 포함하여 문화의 상당 부분은 개체 선택과 집단 선택 사이의 불가피한 충돌에서 탄생해 왔다.


다시 말해 인간 조건은 우리를 만든 진화 과정들에 뿌리를 둔 인류 고유의 혼란이다. 우리 본성에는 최악의 것과 최선의 것이 공존하며, 앞으로도 영구히 그럴 것이다. 만일 최악의 것을 빡빡 닦아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인간보다 못한 존재가 될 것이다.

- 6장 사회성 진화의 원동력


윌슨은 현대 진화생물학계의 주류 이론인 ‘혈연선택 이론’에 기반한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사회성 생물의 진화와 이타성의 진화, 협력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대안으로 집단 선택과 개체 선택이 상호 작용하는 ‘다수준 선택이론’을 제안합니다. 인류의 유전자는 이기적 유전자와 이타적 유전자가 결합된 ‘유전적 키메라’이기에, 인류는 이기적 본능과 이타적 본능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기적 인간형과 이타적 인간형 중에 결국 어떤 사람이 더 성공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우리는 수렵 채집인 조상들과 근본적으로 똑같다. 다만 식량이 더 많고 세력권이 더 클 뿐이다. 최근의 연구들은 지역마다 인구가 식량과 물의 공급량에 따라 정해진 한계에 근접해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새로운 땅이 발견되고 그곳의 원주민들이 쫓겨나거나 살해당한 뒤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족이 언제나 이 일을 반복해 왔다.

- 8장 전쟁, 유전된 저주

  

지정학적 충돌, 탈세계화와 자국 우선주의, 저성장과 저출산, 포퓰리즘 등 현재의 어려운 상황과 닥쳐오는 위기 속에서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로봇에서 인간으로의 발전 사이에는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적 난제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굳이 그런 시도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우리가 만든 기계가 우리의 정신 능력을 훨씬 초월한 이후라고 해도, 그런 기계는 인간을 닮은 마음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런 로봇이 필요하지 않으며,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생물학적 인간의 마음은 우리의 영토이다. 그 모든 기벽, 비합리성, 위험한 산출물, 온갖 갈등과 비효율성을 지닌 생물학적 마음은 인간 조건의 본질이자 의미 자체이다.

- 10장 창의성의 폭발

  

생성형 인공지능과 인간의 창의성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인간성, 인간다움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3. 사회성 진화를 일으키는 힘


야외 조사지와 실험실에서 일하는 이런 자연사 학자들이 쌓은 엄청난 생물학적 지식 덕분에, 사회적 행동이 가장 고도로 발전된 상태인 진사회성이 왜, 그리고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명확히 그려 낼 수 있게 되었다. 진화는 두 단계로 이루어졌다. 첫째, 진사회성을 달성한 모든 동물 종의 개체들은 예외 없이 이타적 협동을 통해 포식자, 기생 생물, 경쟁자 같은 적으로부터 항구적이고 방어 가능한 보금자리 또는 집을 지킨다. 둘째, 집단의 구성원들은 두 세대 이상으로 이루어지고 적어도 자신의 사적인 이익 중 일부를 집단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방식으로 분업한다. 이 단계에 도달하자, 진사회성이 출현할 무대가 마련되었다.

- 15장 곤충의 이타성과 진사회성이 규명되다 

  

자식도 낳지 않고 자매를 평생 돕는 일개미나 일벌의 이타적 행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개미와 인간을 지구의 정복자로 진화시킨 원동력은 혈연(유전자)일까요, 집단일까요?


사회성 진화에 대한 이 기존 패러다임은 40년이 흐르면서 점점 취약해졌고, 결국 실패했다. 과정으로서의 혈연 선택에서 협동 조건으로서의 해밀턴 부등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군체 구성원의 다윈주의적 지위를 설명하는 포괄 적합도에 이르기까지 이 추론 경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만약 동물에게서 혈연 선택이라는 것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그것은 쉽게 바뀔 수 있는 특수한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약한 형태의 선택일 것이 분명하다. 포괄 적합도라는 개념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생물학적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수학적 허깨비일 뿐이다. 게다가 유전적 토대를 지닌 사회 체계의 진화 동역학을 추적하는 데에도 쓸 수 없다.

- 18장 사회성 진화의 힘

  

이타적으로 보이는 동물의 행동들조차 알고 보면 이기적인 유전자의 발현이라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정말 틀린 것일까요?

  

윌슨은 자신에 평생에 걸쳐 연구하고 주장했던 학문적 성과를 80세가 넘어서 저술한 이 책을 통해서 뒤집어 버렸고, 포괄 적합도 이론을 정설로 믿고 있는 학계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신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나요?


윌슨이 제시하는 집단의 형성과 진사회성을 향한 발전이 이루어지는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방어 가능하고 안전하며, 구축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보금자리 

2) 보금자리에서 자라는 새끼들을 보살피는 행동

3) 진사회성 대립 유전자의 출현(집단의 지속성을 빚어내는 돌연변이의 출현)

4) 집단선택을 추진하는 환경(기생 생물, 포식자, 경쟁 군체를 포함한 적을 방어)

5) 분화하고 정교한 사회 체제의 진화


책의 마지막 해설 부분에서 최재천 교수는 윌슨의 진사회성 이론이 선택의 결과(selection for, 유전자)와 선택의 대상(selection of, 표현형)을 혼동하고 있고, '개체'와 '집단'의 정의와 범주가 모호한 점을 근거로 다중 수준 선택설을 비판합니다. 생물학계의 선택 논쟁은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까요?


4. 우리는 무엇인가


복잡한 문화의 문턱까지 밀고 간 추진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집단 선택이었을 것이다. 서로의 의도를 읽고 협력하는 한편, 경쟁하는 집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구성원들을 지닌 집단은 그것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집단보다 엄청난 이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집단 구성원 사이의 경쟁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그 경쟁은 한 개인을 남보다 유리하게 만드는 형질의 자연 선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새 환경으로 진출하고 강력한 적수와 경쟁하는 종에게 더 중요한 것은 집단 내의 단결과 협동이었다. 다시 말해 도덕, 지도자에 대한 복종, 종교적 열정, 전투 능력이 상상력 및 기억과 결합됨으로써 승자를 낳았다.

- 21장 문화의 문턱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중에 어떤 것이 더 우세한 것일까요?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이 제국주의를 정당화했던 사회진화론이나 인종 차별을 정당화했던 우생학처럼 현존하는 차별이나 계급 구조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구자들은 이렇게 결론 내린다. “인간 언어 습득의 유전적 토대는 언어와 공진화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언어의 출현보다 앞서 형성되었다. 다윈이 시사했듯이, 언어와 그 기본 메커니즘이 들어맞는 것은 언어가 인간의 뇌에 들어맞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며, 그 반대가 아니다.”


나는 자연 선택이 독립된 보편 문법을 빚어내지 못한 것이 문화의 다양화에 주된 역할을 했고, 그 융통성과 잠재적인 창의성으로부터 인간 재능이 꽃 피웠다고 해도 그다지 무리는 아니라고 믿는다.

- 22장 언어의 기원

  

윌슨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언어 습득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촘스키의 언어학 이론에 반대하는 듯한 입장을 밝힙니다. 언어는 본능일까요? 교육이 필요한 것일까요?


전적으로 무작위적 돌연변이로만 생길 수는 없는 어떤 형질은, 그것을 지닌 사람의 번식을 줄이거나 차단한다고 해서 없앨 수 없다면, 어떤 다른 종류의 표적에 작용하는 자연 선택이 선호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이다. 예를 들어, 약한 수준의 동성애 성향을 빚어내는 유전자는 이성애자에게 경쟁적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다. 혹은 동성애가 특수한 재능이나 독특한 성격, 특수한 역할이나 직업에 기여함으로써 집단에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다. 문자 이전의 사회와 현대 사회 모두에서 그렇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 어느 쪽이든 동성애자가 성적 선호도가 다르고 번식을 덜 한다는 이유로 동성애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는 잘못된 것이다. 동성애의 존재는 인류의 다양성에 어떻게 건설적으로 기여하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사회는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다.

- 제24장 도덕과 명예의 기원


동성애는 자연 선택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 은혜를 입으려면 하느님이나 구원자인 예수, 혹은 양쪽 다, 혹은 그가 마지막으로 택한 대변자인 무함마드에게 복종해야 한다. 아주 쉬운 일이다. 공손히 절을 하면서 복종하고 신성한 맹세를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솔직히 물어보자. 그런 복종이 정말로 누구를 향한 것일까? 인간의 마음이 닿는 범위 내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할지도 모를 존재를 향한 것일까? 더 나아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무언가를 향한 것이 아닐까? 물론 정말로 신을 향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 그 복종은 창조 신화를 통해 단결된 부족 자체를 향한 것일지 모른다. 후자라면 종교적 신앙은 우리 종이 생물학적 역사를 거치는 동안 피할 수 없었던 보이지 않는 덫으로서 해석하는 편이 더 낫다. 그리고 이 해석이 옳다면, 굴종과 예속 없이도 영적인 만족을 이룰 방법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인류는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 25장 종교의 기원   


종교의 인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부산물이나 뇌의 부작용일까요? 아니면, 초월적이고 영적인 차원을 지향하는 인간 본성의 일부일까요?


5.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산업 오염이 주된 원인이 되어 기후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는 이제 압도적이다. 또 언뜻 살펴보아도 열대림과 열대 초원을 비롯하여 생물 다양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식지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HIPPO, 즉 서식지 파괴(Habitat destruction), 침입종(Invasive species), 오염(Pollution), 인구 과잉(Overpopulation), 과수확(Overhavesting)으로 일어나는 지구 규모의 변화를 완화시키지 않는다면, 금세기 말에는 동식물 종의 절반이 멸종하거나 ‘빈사 상태(living dead, 멸종 직전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황금을 쓸데없는 잡동사니로 바꾸고 있으며, 그 때문에 후손들로부터 경멸을 당할 것이다.

- 27장 새로운 계몽

  

윌슨은 생물다양성재단을 설립하고,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구의 땅과 바다의 절반을 보호하는 ‘반쪽 지구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으며, 2030년까지 세계 바다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30X30 이니셔티브' 캠페인의 창시자이기도 합니다(20년 가까운 협상 끝에 올해 3월 4일 유엔은 전세계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해약조약 체결에 합의하였습니다). 인류는 기후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이제 내가 지닌 맹목적인 믿음을 고백해야겠다. 우리가 몹시 원한다면, 22세기쯤이면 지구는 인류의 영원한 낙원이 되거나 적어도 그 초입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자기 자신과 다른 모든 생물들에게 훨씬 더 많은 피해를 입히겠지만, 서로에게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소박한 윤리관, 이성을 가차 없이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 태도, 우리가 진정 무엇인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게 된다면, 우리의 꿈은 마침내 이곳 지구에서 실현될 것이다.

- 27장 새로운 계몽

  

집단 협력의 가치를 중시하는 윌슨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책을 마무리 합니다. 우리 인류는 과연 어디로 갈까요?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