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트레바리 요즘이슈
우리는 죽은 자들의 꿈 안에 갇혀 있다. 하지만 역사를 연구하면 출구가 보일 수 있다. 나 같은 역사가의 임무는 과거를 기억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을 과거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있다. 우리가 믿는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배우게 될 때, 그 이야기들을 바꿀 방법도 알게 된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며, 인간 사회는 이야기 없이 작동될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이 이야기들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우리가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만약 이야기가 유익함보다 해로운 결과를 더 많이 낳는다면 언제든지 그 이야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 서문
책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현재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지만, 오히려 해로운 결과를 더 많이 낳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가 있나요?
만일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어떤 세상이든 모두 만들 수 있다면, 과연 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생명공학을 이용해 인간의 몸과 마음을 개조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동화 속에서 그 결과는 보통 비극이었다. 마법을 부리는 금붕어나 요술램프 속 전능한 지니가 사람들의 소원 세 가지를 들어줄 때를 보라. 이는 사람들 스스로 엉뚱한 소원을 빌었기 때문이다. 행복과 불행의 진짜 근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이런 동화 속에 등장하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벗어나려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 서문
유발 하라리의 역사 서술 방식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빅 히스토리'나 '인류세'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볼 때 주의하여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지난 1만 년간 호모 사피엔스는 유일한 인간 종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다른 가능성을 그려보기가 어렵다. 우리는 형제자매가 없는 탓에 스스로가 창조의 최고 샘플이며, 우리와 나머지 동물계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다고 상상하기 쉽다.
그래서 찰스 다윈이 호모 사피엔스는 동물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고 암시하자 사람들은 격분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많다. 만일 네안데르탈인이 살아남았다면, 그래도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종과 동떨어진 존재라고 인식할까? 어쩌면 우리 조상들이 네안데르탈인을 전멸시킨 이유가 바로 이것인지 모른다. 그들이 우리가 무시하기에는 너무 친숙하고 관용하기에는 너무 달랐다는 것.
- 제1부 1.별로 중요히 않은 동물
호모 속 중에서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체이론과 교배이론 중에 무엇이 더 타당한 가설이라고 보시나요?
대부분의 인권 운동가들은 인권이 존재한다고 진지하게 믿는다. 2011년 유엔이 리비아 정부에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했을 때 거짓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설령 유엔도 리비아도 인권도 우리의 풍부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일지라도 말이다.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실재 속에서 살게 되었다. 한쪽에는 강, 나무, 사자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신, 국가, 법인이라는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상의 실재는 점점 더 강력해졌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강과 나무와 사자의 생존이 미국이나 구글 같은 가상의 실재들의 자비에 좌우될 지경이다.
- 제1부 2.지식의 나무
하라리는 인지혁명과 뒷담화이론에 이어서, 호모 사피엔스가 '가상의 실재'를 창조함으로써 대규모 협력을 향한 결정적 임계치(150명)를 넘길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인간이 비인간 동물과 다른 의식과 언어를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권이란 가치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존재인가요? 인간 존엄성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진화적 성공과 개체의 고통 간의 이런 괴리는 우리가 농업혁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 우리가 밀이나 옥수수 같은 식물의 이야기를 조사할 때는 순수한 진화적 관점이 타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소나 양, 사피엔스처럼 각자 복잡한 기분과 감정을 지닌 동물의 경우, 진화적 성공이란 것이 개체의 경험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 종이 집단적으로 힘을 키우고 외견상 성공을 구가한 것이 개개인의 큰 고통과 나란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될 것이다.
- 제2부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 History’s Biggest Fraud"라는 하라리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렵채집인은 정말로 농경인보다 행복했을까요?
종의 성공은 정말 무의미하고 맹목적인 진화의 과정일 뿐일까요?
사치품의 함정 이야기에는 중요한 교훈이 들어 있다. 인류가 좀 더 편한 생활을 추구한 결과 막강한 변화의 힘이 생겼고 이것이 아무도 예상하거나 희망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일부러 농업혁명을 구상하거나 인간을 곡물 재배에 의존하게 만들려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배를 좀 채우고 약간의 안전을 얻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은 일련의 사소한 결정이 거듭해서 쌓여, 고대 수렵채집인들이 타는 듯한 태양 아래 물이 든 양동이를 운반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제2부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스마트폰은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을까요? chat GPT를 비롯한 AI는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까요?
차라리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하는 발견이나 진화의 사례가 있나요?
달러화, 인권, 미국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수십억 명이 공유하는 상상 속에 존재한다. 한 개인은 누구라도 그 존재를 위협할 수 없다. 만일 나 혼자 달러나 인권, 미국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해도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런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며, 이를 변화시키려면 수십억 명의 의식을 동시에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중략)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 제2부 6. 피라미드 건설하기
오늘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 자유시장, 인권 등의 질서는 언제까지 유효할까요?
언젠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 생각하는 상호 주관적 실재가 있나요?
모든 가치가 단지 집단적 망상에 불과하다면,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요?
(1) 돈
종교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믿으라고 요구하는 반면에, 돈은 다른 사람들이 뭔가를 믿는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철학자와 사상가와 예언자는 수천 년에 걸쳐 돈을 흉보면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했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한편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 제3부 10. 돈의 향기
달러는 실물에 기반하지 않았지만 전 지구적으로 사용되는 인류 최초의 화폐입니다.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 연준은 과연 전 세계가 신뢰할 만한 기관일까요?
미국의 달러 패권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요?
비트코인은 과연 희소하고 중립적이며,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고, 개인의 경제적 자주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금'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요?
(2) 제국
글로벌 협력 없이 인류는 이러한 도전 과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어 보인다. 협력을 어떻게 해나갈지는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폭력적인 충돌과 새로운 정복 제국의 강요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보다 평화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키루스 시대 이후 2,500년 동안 수많은 제국은 인류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보편적인 정치 질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그러나 전부 거짓말로 끝났고, 실패했다. 진실로 보편적이었던 제국, 모든 인류에게 유익했던 제국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앞으로의 제국은 잘 해낼 수 있을까?
- 제3부 11. 제국의 비전
인류 역사는 제국주의를 통해 발전했을까요?
하라리의 제국주의론을 적용해보면, 일본 제국주의도 식민지 조선의 발전에 도움을 준 것이었을까요?
인류의 범지구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구 제국이 출현할 수밖에 없을까요?
(3) 종교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의 체계다. 상대성이론이 종교가 아닌 것은(적어도 아직까지는) 이것을 기초로 한 인간의 가치와 규범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가 종교가 아닌 것은 그 규칙이 초인적인 칙령을 반영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슬람교, 불교, 공산주의는 모두 종교다. 모두가 초인적 신성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의 체계이기 때문이다(초인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 사이의 차이에 주목하라. 불교의 자연법칙과 마르크시즘의 역사법칙은 초인적이다. 인간에 의해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자연적인 것은 아니다).
- 제3부 12. 종교의 법칙
이데올로기나 종교나 그 본질이 동일하다면, 인본주의 역시 하나의 종교일까요?
호모 사피엔스가 무언가를 믿어야만 하는 종이라면, 전통적인 종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상황이 바뀐 것은 근대에 들어서였다. 근대 문화는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그런 무지의 인정이, 과학적 발견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결합하자, 사람들은 결국 진정한 진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학이 풀기 힘들었던 문제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하자, 인류는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적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난, 질병, 노화, 죽음은 인류의 피치못할 운명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의 무지가 낳은 결과였다.
- 제4부 14. 무지의 발견
왜 중국이나 오토만 제국이 아닌 별 볼일 없던 유럽 대륙에서 과학혁명과 대항해시대가 시작되었을까요?
대신 프랑스 국민전선, 네덜란드 자유당, 오스트리아의 미래를 위한 동맹 등등은 유럽에서 진화한 서구 문화의 특징은 민주적 가치, 관용, 양성 평등인 데 반해 중동에서 발전한 이슬람 문화는 계급제 정치와 광기와 여성 혐오를 특징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두 문화는 매우 다르고, 많은 무슬림 이민자들은 서구적 가치를 따르기를 원치 않으므로(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내분을 조장하고 유럽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부식시키지 못하게 하려면 애초에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제4부 15. 과학과 제국의 결혼
이슬람의 이민은 사회 통합을 해치므로 막아야 할까요? 인종 차별은 허용될 수 없어도, 문화 차별은 허용되는 것일까요?
지난 몇 년간 은행과 정부는 미친 듯이 돈을 찍어냈다. 지금의 경제위기가 경제성장을 멈추게 할지 모른다고 모든 사람이 겁에 질려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난데없이 조 단위의 달러와 유로와 엔을 만들어서 값싼 신용을 시스템에 펌프질해 넣고 있다. 그러면서 경제의 거품이 터지기 전에 과학자, 기술자, 공학자가 어찌해서든 뭔가 정말 큰 건수를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모든 것이 실험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생명공학 기술이나 인공지능 같은 분야에서 이룩한 새로운 발견은 온전히 새로운 산업 영역을 창조해낼 수 있으며, 그로부터 나오는 수익은 은행과 정부가 2008년부터 만들어낸 조 단위의 환상의 돈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거품이 터지기 전에 연구실들이 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미래는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 제4부 16.자본주의의 교리
성장과 신용, 생산성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을 극복하게 한 과감한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소비지상주의 윤리와 사업가의 자본주의 윤리를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을까? 후자에 따르면 이윤은 낭비되어서는 안 되고 생산을 위해 재투자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답은 간단하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오늘날 엘리트와 대중 사이에는 노동의 분업이 존재한다. 중세 유럽의 귀족들은 값비싼 사치품에 돈을 흥청망청 썼지만, 농부들은 한 푼 한 푼을 아끼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오늘날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부자는 자산과 투자물을 극히 조심스럽게 관리하는 데 반해, 그만큼 잘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빚을 내서 정말로 필요하지도 않은 자동차와 TV를 산다. 자본주의 윤리와 소비지상주의 윤리는 동전의 양면이다. 이 동전에는 두 계율이 새겨져 있다. 부자의 지상 계율은 “투자하라!”이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의 계율은 “구매하라!”다.
- 제4부 17.산업의 바퀴
당신은 소비자인가요? 자본가인가요? 자본주의-소비지상주의의 이념은 인류의 마지막 종교가 될까요?
우리가 중세 사람들에게 “당신의 삶 전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라고 물었다면, 이들은 주관적 행복의 수준이 매우 높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중세 조상들이 행복했던 것은 사후의 삶에 대한 집단적 환상 속에서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환상에 구멍을 뚫어 파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행복하지 않을 리가 없다. 우리가 아는 한, 순수한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류는 목적이나 의도 같은 것 없이 진행되는 눈먼 진화과정의 산물이다. 우리의 행동은 뭔가 신성한 우주적 계획의 일부가 아니다. 내일 아침 지구라는 행성이 터져버린다 해도 우주는 아마도 보통 때와 다름없이 운행될 것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가 아는 바로는 인간의 주관성을 그리워하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부여하는 가치는 그것이 무엇이든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 제4부 19.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최근에 가장 행복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당신의 삶 전체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나요? 행복의 추구를 아예 중단해 버리는 불교적인 선택지는 어떤가요?
만일 사피엔스의 역사가 정말 막을 내릴 참이라면, 우리는 그 마지막 세대로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데 남은 시간의 일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인간 강화’ 문제라고도 불리는 이 질문에 비하면 오늘날 정치인이나 철학자, 학자, 보통사람 들이 몰두하고 있는 논쟁은 사소한 것이다. 어쨌든 오늘날의 종교, 이데올로기, 국가, 계급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과 함께 사라질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 제4부 20.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인간은 무엇이 되기를 원할까요? 당신은 어떤 인간이 되기를 원하나요?
이번 시즌 마지막 모임을 마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