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필요성.
누구나 상황에 맞는 적당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그것은 우리에게
계절의 하늘과 바람의 냄새, 나뭇잎의 색과 같이
자연스럽지 못해서
나이와 성별과 취향과 관계에 길들여져
타인에게 보여지는 고정된 사진 몇 장 처럼
사각 프레임 속에
그저 '보여지는' 나와 당신이 있을 뿐
각인된 이미지로만 남을 뿐
그리고 우리 모두
관심없는 것에는 시선을 주지 않고
감정을 뺀 '말' 만을 주고받는다.
진심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눈에보이는 진실은 각자의 이기심으로 변해
갖은 오해와 삐뚤어진 추측으로 서로를 헐뜯지만
그럼에도 앞에서는 웃을 수 있는,
그러나, 눈은 웃고있지 않은
'우리'가 될 수없는 우리처럼.
적당히 철 없는 덜 큰 아이처럼.
뭐든 다 알고 이해할 수 있다며
어줍잖은 위선으로 살아가고 있는거겠지
언제였을까
눈동자의 작은 떨림
입가의 쓸쓸한 미소
그의 얕은 한숨에도
마음을 쓸어내리는.
일분일초의 시간동안
그의 주변에 일렁이는 공기까지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그였기에
마음놓고 웃고 울 수 있었던 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