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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훈 Dec 28. 2021

직업적 강박

원래도 이지사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가 한국 사회에 나타난 새로운 유형의 정치인이고 기대와 긍정하는 만큼 한계와 비판도 혹독하게 지었다. 그래도 어쩌다 선배들과의 업과 연을 지나 경선에 참여했다.  역시  맞는 옷은 불편하다. 대장동과 정책과 공약, 공보의 문제와 고질적 건강을 핑계로 경선캠프를 사임했다. 몇년 만에 선거를 놀며 보내겠다 좋아했나. 헛소리였다. 대구에 선대위가 꾸려지며  아버지 보다 연게 지긋한 선배들의 완곡한 설득에 넘어갔다. 이건  시점, 12월 초, 복기해본 직업적 강박의 소산이다.


씰데 없는데 힘 쓰기.


1. 줄리론


줄리 타령 그만하자. 설사 그것이 진실이라손 치더라도 아무 문제 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영부인이 이전에 명백히 사법적 문제가 될 일을 하지 않은 한, 과거의 직업 특히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이 강한 직업을 가졌다는데 그 후보의 자질과 직결되지 않는다.


또한 줄리론은 명백히 여성을 성녀와 창녀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여성혐오적 발상이다. 이것을 지속적으로 발화하고 생산하는 행위는 젊은 남성들에겐 유효성과 소구력이 없고,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여성들에겐 명백히 여성 혐오로 인식 될 것이다. 결국 586 형님들과 일부 깨시민들의 정치적 자위행위와 정신승리에 그치지 않는다. 표에 도움도 안되고, 적장을 죽이지도 못하면서 자기를 갉아먹는 행위 만큼 아둔하고 특히 이런 류의 메세지와 내용은 매우 반 윤리적이다. 조국 자식들의 사생활이 언론과 검찰에 털린게 분하고 인권과 사생활 침해라 여긴다면 그 원칙과 기준을 부디 똑같이 적용하길 바란다. 내로남불이 지금의 이 위기를 만들었다는걸 백번천번 뼈에 새겨야한다. 굳이 줄리 아니라도 김건희씨의 명백한 범죄 혐의만으로도 스크래치를 충분히 낸다.


2. 자질론


윤석렬 모자라고 멍청하기 그지 없는거 국민들이 다 안다. 결국 윤석렬의 자질론은 윤석렬을 흔들지 못한다. 적어도 내가 여기저기서 귀동냥 하며 느끼는 공통적 정서는 윤석렬 바보천지이고 대통령감 아닌거 아는데도 문재인이 싫고 민주당이 싫다는거다. 자질론...요컨데 후보 토론회에서 한방에 바보 만들어버리면 뒤짚어 진다는 식의 인식 역시 별로 선거 승리에 도움이 안되지 않나 싶다. 지금 필요한건 그래도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은 좀 다르다에 집중해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히 자질이란 측면에서 이재명이 윤 보다 월등하다는거 동의할거다. 굳이 윤석렬 자질론 때려봐야 피로도만 높아진다. 어차피 윤석렬의 자질과 이재명의 비도더적 이미지, 부정적 이미지 경쟁이다. 어차피 부정적인 이미지고, 그것을 감내하면서 까지 지지가 형성되는데 그걸 때리는게 무슨 의미겠노...


지금 필요한건 뭘까.


1. 후보 이미지 개선.

뭐 서울이 얼마나 알아주고 받아줄지느 몰라도 제안서를 하나 준비하고 있다. 뭐 썩 백프로 맘에 안들고 물음표 투성이일지라도 일단 자당의 후보인 이상...그리고 중간에 성질나서 때려쳐도 경선에 참여한 입장에서 최소한의 복무는 해야한다는 이원배 선배 말씀에 설득된 부분이다. 그리고 그 조건으로 몇 개의 제안서를 올려봐달라고 했는데, 그 중의 하나는 후보를 둘러싼 정서오 태도의 문제를...개선은 모르겠고 좀 완화시키자는 것이다.


지금 후보는 전통적 지지층 가운데 가치 지향적 집단에 별로 어필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청년, 소수자, 여성 등등. N번방 관련 공약 등 돋보이는 부분도 있지만...정작 당사자들 앞에 서면 좀 말이 이상하게 가는 경향 아닌 경향이 있어 보인다. 좀 후보의 태도와 정서를 유연하고 경청하는 이미지를 덧씌우고 싶은 고민은 다들 하겠지만. 다들 사실 딱히 방도가 없기도 할 것 같다. 후보 입이라는게 그 몸에 베인 것들이라는게 주변에서 칸다고 다 되는것도 아닐테고...(기초나 총선만 해도 뭐...) 그래도 좀 '진정성 있게 듣는 모양새의 이벤트(!)' 같은게 필요하지 않나 싶어 일단 그거 부터 적어보고 있다. 뭐 실현될지는 서울 촌사람들이 잘 봐주셔야겠지만...


2. 삶의 문제 중심의 접근.


난 이지사가 자신의 어릴적 노동과 가난, 빈곤의 경험을 너무 역경 극복의 드라마화 하는게 구리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 동네식으로 말하면 "남않 사람들(나이 많은 사람들)"한테나 어필 할 서사 아닌가?....오히려 역경을 헤치고 성공한...그런 극적인 서사 보다 평범한 이들의 삶의 문제에 대한 이해와 밀착..같은걸 좀 강조하면 어떨까 싶다. 엘리트, 관료, 서울대, 고시, 부유한 가정이란 백그라운드의 윤석렬과 가장 대비되는 지점 아닐까. 윤석렬이 버스비를 알까, 지하철 티켓을 끊을줄 알까? 배달의 민족은 써봤겠나? 프레스기에서 잘린 손가락과 선반으로 날아간 손목을 알겠나. 개인적으로 기본소득 같이 공허한 것 다음 타자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길 지난 여름에 김두현 형들과 한참 했는데....사실 눈에 띄는 사회경제, 복지, 보건의료, 교육 관련 큰 그림과 이미지가 잘 안보이는 느낌이다. 그런데서 시원시원하고 선명하게, 쉽고 확 오게 말하는 후보의 화법과 경험을 무기로 삼는게 훨씬 이 비호감 게임을 조금이라도 반전시키는 길 아닐까.


* 12, 17년에 문재인을 지지한 많은 중도적인 명사, 대중들이 일부는 윤석렬을, 일부는 무당파로 휘발되어 버렸다. 그 사람들 탓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금태섭이나 진중권 같은 류들은 그 대로 대응하고 담론싸움 해야겠찌만...어쨌든 그럼에도 민주당이 낫다는...현실적 선택을 끌어내는 길이 제일 고민스러운 지점 아닐까....엄하게 대구 와서 전두환이 공이 있다 같은 짓거리 보다 떠난 중도층에게 믿음과 기대를 주는게 맞을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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