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늘어져 느껴지는 가쁜 심장박동이 한없이 가엽게 느껴졌다. 왠지 애잔하고 잠시 1-2초라도 그렇게 물먹은 스폰지처럼 축 어깨를 내리고 온 몸에 힘을 빼고 쓰러지라고 말했다. 혼자였다면 자유롭게 펼쳤을 날개를 무거운 가장의 짐을 지고 뚜벅뚜벅 걸어 갈 생각을 하니 세상 슬펐다. 나도 모르게 주르르 흐르는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흐느끼는 게 들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목 놓아 울어버렸다.
내가 이 만큼 사랑한다고?? 특유의 농담을 던지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계란 후라이 2개 먹을거지?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나에게 “너도 그렇지~ 너 혼자 였으면 충분히 편히 자유로울 수 있었지.” 마찬가지야~ 이렇게 말을 해주었다. 혼자만 힘든 게 아니고 너도 고생하고 있다는 걸 그렇게 보듬어 주었다.
행복한 순간에 슬픔을 떠올리고 이 사람의 삶의 무게가 마치 나에게도 같이 짊어지고 가는 것처럼 나눠지는 느낌이 무겁다기 보단 진짜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자체에 대한 애잔함이었다. 그리고 그걸 같이 지고 있어서 그래서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느낄 수 있는 것! 뭔지 모를 동반자적 느낌을 강하게 받은 아침이다. 늙어가나? 죽어가나? 편히 잠들지 못하는 밤들의 연속이다. 푹 자고 싶어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야 만다. 코로나에 걸린 아이의 물컵이 부족할 새라 설겆이를 일어나자마자 해 치운다. 아침 밥으로 제육볶음을 하기 위해 꺼내놓은 고기도 확인하고 다시 침대에 눕는다. 그래도 다시 잠들지는 못했다.
평생 잠을 많이 자 본 기억이 없다. 유일하게 코로나에 걸려서 가장 오래 누워있어봤고 약 기운인지, 기력이 없어선지 밤낮을 모르고 잔 적이 전부다. 꼭 열심히 살려고 해서라기보단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땐 잠이 안온다. 심지어 월드컵 결과가 궁금해서도 16강 이후로 거의 모든 새벽 경기마저 본방사수를 했다. 알람 없이도 새벽 4시 경기에 4:25분, 3:38분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자면서도 뇌는 잠들지 않고 시계처럼 똑딱거리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아침에 묘하게 특별하지도 않은 가벼운 루틴에도 눈물을 터트리고 나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기분이 하루종일 센치해진다.
앞으로 벌어질 새로운 팀, 새로운 사업들을 난 어떻게 써 나가게 될지 맘은 여전히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런 나의 어깨마저 한번은 꼿꼿이 펴고 푹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