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리터러시와 구글 애널리틱스
시작에서 언급한 것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는 실무자들에게 무엇을 봐야할 지 모르겠다는 문의를 가장 많이 받는다. 무엇을 측정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면 구글 애널리틱스를 보는 것은 그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이 내용에서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측정하고자 하는 지표를 정의해 보도록 한다.
대부분 마케팅 팀의 목표는 지극히 평범하게도 매출의 증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매출 데이터를 측정하고 관리한다 해서 매출이 상승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지표를 측정하고 관리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실무자들이 구글 애널리틱스에서 확인하는 지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방문자 수 혹은 사용자 수, 페이지 뷰, 체류시간, 이탈률, ROAS 등이다. 이 중 매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서 우리가 봐야할 지표는 무엇일까? ROAS? 혹은 전부? 만약 질문이 어렵다면 생각을 초점을 조금 더 좁히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자.
방문자 수 : 방문자 수가 많아지면 매출이 증가하는가?
페이지 뷰 : 페이지 뷰가 증가하면 매출이 증가하는가?
체류시간 : 체류시간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매출이 증가하는가?
이탈률 : 이탈률이 낮아지면 매출이 증가하는가?
ROAS : ROAS가 증가하면 매출이 증가하는가?
이 모든 질문의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매출과 각 지표 간의 관계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특히 광고 투자 대비 수익을 나타내는 ROAS의 경우 ROAS의 증대가 곧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과연 그러할까?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보자.
1월 : 마케팅 비용 100만원, 매출 500만원
2월 : 마케팅 비용 70만원, 매출 480만원
매출을 마케팅 비용으로 나눠서 단순 계산한 ROAS는 1월에 500%, 2월은 685%이다. 분명 2월의 ROAS가 증가했음에도 실제 매출은 20만원 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투입한 비용의 큰 감소 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경우, 매출이 줄어들었음에도 ROAS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매출 증대를 위한 KPI로 ROAS를 측정할 경우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출과 같은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지표를 측정해야 할까? 흔히 우리가 말하는 KPI : 성과 측정 지표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기준으로 설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Bottom-Up이 아닌 Top-Down 형태의 방식으로 KPI를 수립해야 한다. 예시를 통해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비즈니스 유형에 따라 달성하고자 하는 핵심 목표(Goal)를 설정하고, 다시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 지표들을 나열해보자.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서 매출 증대가 목표라면 구매전환율, 방문당 매출액, 방문당 구매 수, 충성고객 확보 등을 KPI로 선정할 수 있다. 이 지표들이 KPI로 적합한지 검증하기 위해서 '각각의 KPI를 달성한다는 것은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 던져보는 것도 좋다.
KPI가 정해지면 각 KPI를 개선하거나 달성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해야 하는 지표들이 생긴다. 이러한 지표들을 확인하며 우리의 마케팅 방향성이 올바른지 확인하고, 해당 지표 달성을 위한 문제 정의와 과업 선정이 가능해진다. 지표 개선 및 증대를 위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변화된 지표를 다시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 구글 애널리틱스의 활용 방법이 여기에 있다. 아래에는 몇 가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설정 가능한 목표와 KPI, 그리고 측정 지표들의 예시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위의 지표들이 모두 구글 애널리틱스에서 확인 가능한 것은 아니다. 추가적인 분석 도구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가공이 필요한 데이터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예시들을 각자의 비즈니스에 접목해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구글 애널리틱스는 매우 좋은 분석 도구임이 분명하다. 이 과정을 통해 성과를 개선한 경험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면 구글 애널리틱스를 비롯한 분석 보고서를 보는 시간이 더 이상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