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때가 되면 독재를 내려놔야 한다.
대부분 스타트업은 초기에 '3권분립'이 되어 있지 않으니 사실상 독재다. 창업자가 곧 입법행정사법인 상황을 잘 활용하면 빠르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창업자가 의도하는 습관과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다. 이 시기를 놓치거나 악용하면 그 반대효과도 매우 빠르게 가능하다. 그래서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이 3권분립 없는 '루키' 시절에 외형 성장뿐 아니라 앞으로 가져갈 조직의 성격과 문화를 찾고 정착시키는 데에 쓰는 노력은 전혀 아깝지 않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독재는 득보다 실이 커지는 것 같다. 어느 순간'은 회사 규모가 일정 이상이 되서 한 명의 포청천으로 합리적인 결정이 불가할 때, 지속된 정체기로 곪아갈 때, 회사 구성원 과반수의 Character가 바뀌는 변곡점에, 창업자가 그럴 능력이 안된다고 판단될 때 등.. 창업자가 정하셔야 한다.
그래서 적당한 시기에 창업자가 독재를 못하도록 구조를 짜는 것과, '3권분립'이 있더라도 제대로 안되는 것 같으면 자가진단과 정비가 제 때 되도록 메커니즘을 구성해 놓는 것도 창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정비하려면 몇배로 어려워지고 망할때까지 영원히 안 고쳐지기도 한다.
3권 분립을 하고 싶어도, 분리해 주고 싶은 인재가 아직 없다고 판단하고 미루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이라도 창업자는 check & balance를 위한 최소한의 메커니즘이라도 만들어 놓고 그 의지를 팀에도 강력히 표명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창업자도 사람이라 권력이 익숙하고 편해지면 내려놓기 어려울수 있다. 더불어 더더욱 자가진단에 심혈을 기울이면 좋은거 같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나, 더 능력자라면 뭘 다르게 했을까, 난 뭘 못하나, 그리고 난 이런 판단을 어떤 근거들로 내리고 있나.
Co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