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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이 아빠 Aug 28. 2018

왜, 엄마는 타겟이 되는가?

페미니즘 아닌 엄마니즘 

보통 영화를 볼 때 못 보는 영화 장르가 한 두 개쯤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고어물 (쏘우 같은 거..)을 전혀 보지 못합니다. 감정이입을 하고 보는 편이라 저런 걸 보면 후에 많이 힘들거든요. 제 와이프는 귀신 영화를 못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주온 같은 거 잘만 보는데.. 영화뿐만 아니라 최근에 제 와이프와 저는 요즘에 아이에 대한 안 좋은 기사나 내용은 그게 드라마가 되었든 영화가 되었든 예능이 되었든 잘 보질 못합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이던가 사망 등에 대한 내용이죠. 


1. 왜, 아이의 육아 주체는 아직 엄마인가?

조금 다른 이야기로 넘어와서, 예전에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미혼모에 대한 지원은 이제 조금씩 생기고 있는데 미혼부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고, 심지어 아직 출생 신고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관련 법은 지금 대기 중이라고 하네요.


#사라진 엄마…출생신고도 못하는 아기 입대 앞둔 아빠는 이별의 편지를 썼다

#[박소영 목사] 국적없이 살아가는 투명인간


더불어 이혼 시에도 대부분 아빠보다는 엄마에게 양육권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고, 엄마의 의지에 따라 아이와 아빠를 전혀 못 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아이의 어릴 때 의지는 대부분 엄마의 것으로 치환되곤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아직 우리 사회, 우리나라뿐만 아닌 외국에서도 육아에 대한 주체가 엄마로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2. 엄마의 아동학대, 과연 엄마만의 잘못일까?

그래인인지 가끔 기사를 보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자녀를 학대했다던가, 동반 자살 등의 내용 밑에는 주로 엄마를 욕하는 글들을 보게 됩니다. 그럴 거면 왜 낳았냐부터 시작해서 많은 욕이 달리죠. 그런데 여기에 아빠에 대한 내용은 댓글에는 보이지만 기사에는 쏙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식당에서 진상짓을 했다 등의 내용도 아빠는 쏙 빠지고 엄마만 욕하는 경우도 많죠. 맘충이라는 단어가 먼저 생긴 것만 해도 그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가 글을 쓴 것처럼 아이를 처음 낳았을 때 제 지상 과제는 육아를 잘하자가 아니라 와이프의 산후 우울증을 최대한 회피하자. 였습니다. 저 산후 우울증 안에 사실 육아가 포함되어 있지요. 육아라는 게, 정말 어려워요...ㅎ 나를 백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없다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끝 차이입니다. 과거에는 대가족이 주를 이루었죠. 몇 대가 사니까 사실 그 안에서 엄마 외에 양육자가 있었으나 핵가족화되면서 양육자가 한 명 (나머지 한 명은 경제생활)으로 집중되니 백업자가 없고, 그로 인해 공황 장애나 불안함이 가중되어 우울증에 걸리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뭐 그 외 여러 케이스도 있겠지만요. 


따라서 산후 우울증은 아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산후 우울증에 걸려 아이와 동반 자살을 선택하거나, 아동학대를 선택한 여성은 대부분 아빠의 지원을 제대로 못 받은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런 기사를 보면 그래서 얼마나 절박했을까. 아이와 단 둘이서 그 긴 시간 고독함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맘충도 틀린 말이에요 아이의 습관이나 버릇을 만드는 건 엄마만 그런 게 아닙니다. 아빠도 일조하지요. 일과 시간에 일을 하느라 그때는 보통 엄마만 아이를 보게 돼서 저렇게 된 것 같은데 저건 부부 공통의 책임입니다. 관심을 끊었다면 방조의 책임, 같이 습관을 만들었다면 공통의 책임이 되겠죠. 예전에 언급한 것처럼 육아의 기본적인 방향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고민해야 됩니다. 공공장소에서 혼낼지, 가만 둘진 엄마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함께 결정하는 거예요. 


부연설명을 하자면 우리 와이프의 경우를 말씀드릴게요. 공공장소에서 애들은 컨트롤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한데요. 내가 예를 들어 코엑스에서 저녁까지 있을 건데, 집에 가면 제가 볼 것이기 때문에 일과 시간 내에는 본인이 최선을 다해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싸우거나.. 모종의 이유로) 안 볼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본인도 체력 조절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잘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3. 아동, 육아는 모두 부부 공통이에요. 

부모는 기본적으로 외로운 존재라는 걸 다 알았으면 합니다. 아이는 반드시 우리를 떠납니다. 결혼을 하거나, 우리(부모)가 먼저 죽거나.. 안 떠나면 더 큰일이죠. 언젠가 내 품을 벋어날 존재를 계속 보듬어주고 사랑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 외로움을 해결해 줄 수 있게 부모는 2명인 거죠. 그러므로 부부는 언제나 공통입니다. 


이제는 보통 핵가족이니까, 한 명이 경제생활을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이 육아를 담당합니다. 경제생활을 하는 사람 또한 힘이 듭니다. 제가 겪어봐서 잘 알아요. 하지만 휴가 중이라고 업무 빵꾸가 내 책임에서 피해지지 않는 것처럼 퇴근했다고 퇴근 후라도 서버 터졌을 때 내가 달려가야 하는 것처럼 바깥 일을 한다고 육아의 책임이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러한 불상사의 책임은 부부 공통입니다. 부부가 함께 책임을 지고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이미 이혼을 했다면 정부에서 육아의 백업자를 지원해 줘야 합니다. 엄마만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엄마라는 사람을 더 몰아붙이는 꼴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저런 안 좋은 기사에는 엄마, 아빠 이런 단어보다는 부부나 양육자 같은 단어가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야 팩트를 말해야되니 어쩔 수 없지만 댓글은 온통 엄마 욕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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