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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이 아빠 Apr 28. 2023

서평 1.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아쉽다. 좀. 많이.

★☆


최근에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많은 서평을 쓸 기회가 올 것 같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그것도 돈이라서, 제법 고르는 편인데 - 장고 끝에 악수 두고 내 돈 쓰면 날카로워진다고 괜히 내가 돈 주고 산 책은 거기서 뭔가 얻어내야 할 것 같고 피곤하고 힘들어서 사놓고선 쉽게 안 읽게 되는데 가장 읽기 좋은 책은 역시 누군가에게 선물 받는 책이다. 뭔가 부담도 없고 가볍게 읽고 거기서 뭔가 얻어내면 기분도 더 좋더라.


그래서 이곳에서 처음 할 서평은 누군가에게 받은 책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이다.


일단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에, 그들의 나이스하고 뭔가 멋져 보이는!! 업무 방식이 옳다 그르다 할 순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뭐 솔직히 거기라고 특별히 요즘 우리나라와 엄청 다를 것 같진 않다만서도... 그래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을 평가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 방식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많이 실망스러웠다. 일단 그리고 이 책 제목은 잘못된 것 같다.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가 아니고 '메타에선 어떻게 일하나요'가 맞겠다. 굳이 실리콘밸리라는 말을 쓰고 싶었다면 '실리콘밸리 대기업은 어떻게 일하나요'가 맞을 듯.


먼저,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기피하는 요소가 몇 가지 있는 책이었는데, 가장 큰 것은 비판적 사고가 없고 소소하지만 갑분싸 젠더 이슈까지 있었던 책이다.


일단 비판적 사고가 없는 부분에서, 말 그대로 이 책은 비판적 사고가 없다. 책의 전반적인 메시지가 '메타 문화 좋아!'이다. 그런데 그냥 보다가 바로 든 생각인데 반대로 생각 봤을 때 메타가 진짜 그렇게 조직문화가 건강하고 좋은 부분만 있다면 왜 메타는 No.1 이 될 수 없었을까. 왜 내놓는 프로덕트마다 실패를 거듭했을까. 뭐 물론 이게 조직문화와 프로덕트를 똑같이 볼 순 없겠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면 뭔가 이상하다. 뭐 물론 메타의 조직문화가 완벽하진 않다.라는 말을 써놓은 것까지는 확인했는데, 책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모두 찬양을 했는데 마지막에 한 단락에 그 한마디로는 메타 찬양가에서 벋어나긴 부족해 보였다.

 

뭐 백보 물러나 여하튼 메타는 그럼에도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 중에 하나이고 훌륭한 사람들이 (비꼬는 것 아님) 일하는 곳임에도 인정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좋은 조직문화가 있겠지, 그러니 적어도 좋은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나와서 적어도 책을 보는 독자로 하여금 아 그렇구나, 우리도 이런 부분을 생각해야겠다. 하고 학습된 내용을 알아야 하는데, 이 책은 그냥 '메타 만세!' 하고 보니 그냥 좋은 거고 독자는 그냥 그것을 받아들이라는 모습이 많았다.  

 

무엇보다, bottom up, feedback, flat, manage up, parallel track, strength-base, impact driven 모두 사실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저것을 모두 적용하고 있는 곳까지는 모르겠지만 저 중에 대부분은 이미 많은 IT 기업에서 도입하고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독자가 원하는 것은, 저것을 왜 해야 하는지 - 저것이 뭔지 라는 개념도 있겠지만 '어떻게 잘' 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하는 독자가 많을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 자기의 경험이나 메타의 케이스에 한정 지어 이야기하다 보니 좀 '깊이가 얇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사용하는 문서 템플릿 하나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예컨대 Feedback Culture에 대해서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냥 내가 한 일에 대한 반응을 알려주는 것인데 사실 이게 현업에서 해보면 리더의 입장에서 사실 정말 쉽지 않은 구석들이 많다. 해야 하는 이유도 잘 알겠고 잘해야 하는 것도 알겠는데 예를 들어 평가가 너무 쪼잔하다고 해야 하나? 좀 사소한 의견이 나올 때 그것을 가감 없이 전달해서 굳이 자극점을 줘야 할지 적절히 걸러줘야 하는 부분은 어디까지 인지도 생각해봐야 하고 내가 하는 피드백과 동료들이 하는 피드백을 어떻게 조금 가감을 해서 전달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피드백과 별개로 내가 이 사람의 존재가치와 의의를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하는지 등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다. 보통 이런 게 궁금하지 않을까?


그리고 실패에 대한 관용 - 병렬 트랙 등 솔직히 돈 많은 대기업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빨리 만들어서 적용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10명 - 20명 혹은 80명 내외 스타트업은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다. 저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시간, 그리고 저런 문화를 만들기 위한 기본 활동 비용 모두 엄청 큰 비용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들을 고용해서 저것들을 가르치기보단, 이미 저런 것들에 익숙하거나 애초에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아서 그들 만의 문화가 어그러지지 않고 잘 굴러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메타에 많이 맞춰져 있다 보니 읽으면서 이거 와 다 돈이네 돈이야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좀 어이없는 젠더 이슈가 한 단락 있었다. 마리아가 마리오라면 이라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몇 번을 훑어봐도 그녀가 여성이어서 문제가 되었던 게 아니고 그녀의 행동이 문제가 되었던 게 맞음에도 저자는 "그녀가 남자였다면 같은 이슈가 생겼을까?"라는 말을 하더라. 허허.


여하튼 크리스 채 라는 이 분은 최근 유튜브 쇼츠에도 많이 보이고 실제로 몇 개 영상은 직접 보기도 했는데 - 일단 메타에서 많은 경험을 얻으신 분은 맞는 것 같고 지금은 국내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부디 안식년을 잘 보내시길 바란다. 앞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쓰실지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을 좀 더 생각한다면 앞으로 나올 책은 좀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아쉬운 책이긴 했지만 그래도 배운 게 아예 없는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사도 될까요?: ★☆

추천하나요? : ★☆  


결론: 돈 아끼시라. 


결론: 돈 아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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