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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이 아빠 May 01. 2023

경력직 '팀장'으로 입사했다.

경력직 팀장 입사자의 두려움. 

얼마 전에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 리드 급으로 지원했고, 되었다. 다행이었다. 사실 집안 사정이라던지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어서 이번 이직은 유난히 가슴을 좀 쓸어내렸다. 



어라? 될까?


'팀장' 혹은 그 이상의 직함도 겪어봤던지라 사실 처음에는 -당연한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뭔가 면접을 보고 입사가 확정되고 해당 분야에 대해 사전 공부를 하고 있는데 문득 '어?'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내가 팀장이라는 키워드를 달게 된 건 한 회사에 N년 이상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올라갔거나, 직접 만들거나 했던 경우인데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오히려 N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을 내가 이끌어야 하는 거다. 


스타트업의 팀장


최근 다양한 분야에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 직전에 몸 담았던 곳도 그랬고 단순히 커머스, SNS 같은 B2C 서비스 외에 블록체인, 설계 지원, SCM 등 B2B 서비스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있다. 보통 B2B 서비스의 경우 없던 서비스가 생겼다기 보단 기존의 레거시 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가 많은데, 산업 자체가 레거시한 부분이 많다보니 해당 분야의 경험과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이 모두 있는 경력자를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채용을 할 땐 일종의 트레이드오프를 했는데 아무래도 스타트업의 문화 자체를 모르면 멤버간 협업이나 효율성 차원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유사 비즈니스 경험만 있어도 조금 우대해서 보게 되었었다. 이번에 내가 새롭게 들어간 곳도 그랬는데 아직 어디인지 밝히긴 좀 어렵지만 여기도 정말 특수한 산업 영역이라 이 분야에 전문가 + 스타트업 경험자를 찾을 수 있었을까 싶긴 했다. 그래서 내가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천만다행이었다...) 


쉽지 않네


그렇게 생각해보니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일단 내가 추구하는 팀장은 매니지먼트에 가깝기 때문에 일단 업무를 이해하고 있어야 일 중에 우선 순위를 조정하고 - 목푯값을 세우고 - 그것들에 대해 다른 팀과 조율하는 등의 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해당 분야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은 내가 팀장으로 당장 현업에 투입이 될 수 있을까? 어떤 부분을 빠르게 어필해야 할까 하는 부분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더군다나 아마 현장에는 N년 이상 이 회사에 몸 담았던 기존 멤버가 있을 것이고 솔직히 그들이 팀장이 되지 않고 내가 간 것에 대한 멤버들의 의아함 혹은 의구심도 단번에 타파하지 못하면 결국 계속 그것이 내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뭐 좀 나쁘게 말하면 텃세인데 텃세 자체가 나쁘다곤 해도 그것을 부정하는 건 아마추어일 뿐이니... 각오는 해야했다. 


그래서, 난?


이 생각이 들자 뭔가 정신이 번쩍 했다. 가장 먼저 서점으로 뛰어가 관련된 분야의 자격증 수험책부터 찾았다. 이 분야는 시장에 대한 책도 없고 뭐 진짜 아무 것도 없는데 자격증은 생각보다 몇 개 있어서 다행이었다.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는거야 내 장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열심히 읽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 도움이 아예 안 된 건 아니지만 시간 대비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지만.. ㅎ


그리고 다시 팀장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었다. 매니지먼트, 목표 관리 등 기본 서적을 다시 한 번 씩 읽어내려갔다. 뭔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차피 해당 시장을 잘 모르는 것은 저쪽도 알고 있고 그건 빠른 시일 내에 학습하면 될 것이지만 팀장이라는 근본적인 업무에서 느슨함이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처음에는 다행이도 전임 담당이 내 보조를 많이 해주었다. 그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내 전임 분이 너무 월등하게 일을 잘하시는 분이라 비교 대상이 잘못걸린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나름 아직 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다. 여기서 일하면서 나는 분명 성장할 것 같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서 기존의 업무까지 다시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기에 팀장의 업무에 대한 글 꼭지 아이디어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앞으로 많은 것을 써보며 복기해야 할 것 같다. 


그럼 앞으로, 이제 다시 시작해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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