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즐겨라 241031
결혼 준비 과정은 어렵다고 한다. 예식장 예약도 해야 하고 주례도 모셔야 한다. 그 외 청첩장, 앨범 촬영, 신혼여행, 가재도구와 살림살이 장만 등 참 많기도 하다. 몇 가지를 나열해 보았다. 분명히 빠뜨린 것도 많을 것이다. 이것만 알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답은 뻔하다. 좀 생각을 해 봐야겠다 정도?
최근 20대 후반의 한 반듯한 여성이 내년에 결혼한다고 한다. 일터가 같은 공간이고 그의 아버지와 동갑인 딸 같은 관계이다. 그래서인지 신상에 대한 이야기도 듣기도 한다. 물론 그에 대해 피드백도 나누기도 한다. 가끔은 그 준비가 잘 되는지? 뭔가 도와주거나 알아서 챙겨야 할 것이 없나 궁금하기도 하다.
하루는 표정이 뭔가 평소 같지 않았다. 상냥하고 밝은 얼굴인데 뭔가 이상했다. 조용히 불러 물었다. 그랬더니 결혼 준비하는데 할 게 많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도 좀 있다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아마도 분명히 그럴 것이다. 결혼이란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하고픈 마음, 좀 더 오랜 시간을 같이 나누고픈 간절함이 있을 때 하는 것 아닌가? 연애를 하다 보면 남자란 개체는 사랑하는? 끌리는 여성 개체로 인해 도파민이 엄청나게 생성된다고 한다.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도파민은 뇌에서 쾌락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로써 도박, 마약, 그리고 사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것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이 호르몬이 분비되어 상대에 대한 열정과 정력이 솟아오르며 마냥 행복해진다고 한다. 어느 학자는 “누군가가 당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당신이 그에게 집중하는 것은 도파민 시스템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것도 경험상 맞는 말이다.
그 외에도 페로몬, 옥시토신, 테스토스테론, 노르에피네프린 등 수컷은 완전히 변하게 된다. 아마도 암컷도 그럴 것이고 미래에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더 많은 종류의 호르몬이 발견될 것이 확실하다.
아마도 결혼까지 약속한 그들 사이에는 이러한 호르몬의 공유가 있었을 것이다. 결혼이란 단어에 세뇌되어 살아왔고 말로만 듣던 것을 처음 준비하다 보니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도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다. 결혼은 연애의 최종단계 또는 목적지라고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다음은?
결혼도 하나의 선택 옵션이고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 포함된 과정 아닐까? 결혼 준비도 당연히 결혼으로 가는 길에 거쳐야 하는 단계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며 서로 차이와 다름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여기면 어떨까?
자신에게 없는 끌리는 매력만 갖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특이한 호르몬에 휘둘리거나 취하지만 말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이라 하기보다는 즐기는 도구이자 이벤트로 본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없고 그저 설렘의 완성만 추구하다 보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무엇인가 삐거덕 거릴 것이다. 이 사람 이런 면이 있었어? 겉보기와 다르네? 하는 순간 일을 잘못되고 있는 것이다.
결혼에는 여러 가지 감수할 것들이 있겠지만 반듯이 포함되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자기희생일 것이다. 자기의 욕심 충족만 하다 보면 원하지 않은 불행도 슬쩍 동반되어 싹트기 시작할 것이다.
내년 봄이면 하얀 드레스를 입게 될 새신부가 알았으면 좋겠다. 남들 눈을 의식하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왜?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따라 하는 결혼 준비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즐기며 지금보다 더 큰 사랑을 만들어 가는 이벤트나 공짜 선물 정도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그녀와 그의 설레는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우리는 어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