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따사로운 햇살이 얼굴 위로 아른 거린다.
그 포근한 간질 거림에 슬며시 눈이 반쯤 떠진다.
떴는지 감았는지 분간이 가지 않는 눈.
그 시야 가득 하나 둘 들어오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들...
엉? 하늘하늘한 모기장 같은 커튼 사이로 파란 하늘과 이웃집 담벼락..
음? 하얀 모기장 커튼? 이웃집 돌담? 그럴 리가…
우리 집 커튼은 두꺼운 크림색인데…
벽돌을 쌓아 올린듯한 돌담 … 엉? 우리 방 창문으로 보이는 건 언제나 아름드리 가로수인데..
그러고 보니 하얀 천장 끝에 길게 수 놓인 무늬들도
벽 한가운데 걸려 마주 보고 있는 해수욕장그림도 낯설다 매우 낯설다
그럼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건 꿈인가? 생시 인가?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게 꿈속인지 현실인지 헛갈리고 오늘이 주말인지 월요일 인지 알쏭달쏭할 때 말이다
그 찰나가 그랬다 그러면서도 뭔가 익숙하지 않은 생경한 느낌.
습관적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린다
볼 빵빵.. 호빵 같은 이감촉... 저런.. 내가 맞군..
왜 판타지 드라마나 로맨틱 소설 속에 자주 등장 하는 서사들이 있잖은가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낯선 곳에서 놀랍도록 낯선 모습으로 깨어나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거나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거나 하는
환생 스토리 또는 타임슬립 스토리 들 말이다.
그러나 내겐 그런 미스터리하고 판타스틱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호빵 같은 얼굴도 내 것 천하장사 같은 팔뚝도 틀림없이 내 것이다.
또 이불 밖으로 삐죽이 나온 발가락, 살짝 들린 콧구멍 사이로
그렁그렁 낮게 들려오는 코 고는 소리 분명 남편의 것이다.
그렇게 침대에서 뒹굴뒹굴 몽롱하게 비몽사몽 꼴값을 떨다
어느 순간 동시에 가로등이 파바박 하고 켜질 때처럼 어젯밤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났다
그렇다 여긴 집이 아니다 파리다
프랑스 파리..
어제 우리는 기차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미리 도착한 딸내미를 만났고
함께 지낼 숙소를 찾았고 늦은 저녁을 먹었다.
파리의 청년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에 프랑스 맥주를 마시고
먹은 것이 소화가 되기도 전에 잠들었다.
식빵 반죽처럼 부푼 얼굴은 당연한 결과였다.
무려 14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에서 아침을 맞았다.
우리의 파리 여행이 그렇게 시작 됐다.
다음 편 계속....
To 애정하는 독자님들
한국은 매미 소리가 한참일 한여름 울 독자님들 모두 잘 지내고 계시지요
다음 편 계속.. 의 달인 ㅎㅎ 김자까 인사드립니다
해가 바뀌어 인사를 드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여름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독일도 덥다가 비 오다가 를 반복하고 있어 가끔 몸도 마음도 찌뿌둥 해지고는 합니다
바쁜 일상을 살다 잊은 듯 꺼내 보는 지난 여행 이야기로 살짝궁 뽀송뽀송한
기분을 만끽해 보려 합니다
함께 공감해 주실 거죠
무더운 여름 지치지 마시고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를요^^
독일에서 김중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