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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dy Jung 정인창 Aug 11. 2017

시작하며

미국에서 이직과 현재 진행 중인 취업 도전기


저는 중앙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삼성 디자인 멤버십 8기 회원으로 활동하다 삼성전자에 입사, 삼성 무선사업부 국내향 핸드폰 디자이너로 2010년까지 근무하고 미국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 대학원으로 유학.  Interaction design and game development를 전공하고 Alpine Electronics, Mathworks, Philips 그리고 현재 Microsoft에서 senior designer로 일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온지는 2010년 5월 초

지금 글 쓰는 순간 미국 온지는 벌써 7년이 넘었다.

나름 시청역 근처에 자리한 중앙일보 빌딩에서 신입사원 2년 차까지 다니다

서초사옥으로 디자인팀이 이사를 하며 서초 신사옥 환경호르몬 필터 역할을 남은 3년간 하다가

선임 달고 바로 그만두었다.


5년 (지금 생각해보면 꾸준히 다닌 거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사실 무선사업부에서 즐거운 일도 많았고 팀원들도 너무나도 좋았고, 하지만 여러 정치적인 상황들 그리고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심해서 무선사업부에서 VD (TV 사업부)로 이동하길 마음먹고 인사과에 요청을 하였으나... 사실 팀장과 상무님 모두 승인을 한 상황에서 인사과에서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그만두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왜.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한 6개월 정도 후 삼성 무선사업부 국판 (한국에 출시되는 폰 라인업을 담당하는) 멤버들과 의 추억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무작정 떠났다.


사실 부모님이 플로리다에 이민을 먼저 오셔서 생활을 하고 계셨고, 나도 학교를 가기 전에 1년 정도 쉬고 싶었다. 전에 받은 어드미션을 포기하고 생활비가 저렴한 도시 위주로 학교를 다시 찾았고 장학금을 우선으로 주는 학교 그리고 우연히 삼성 디자인 멤버십 선배님께서 교수로 재직 중이신 SCAD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 사실 이 학교에 대해 잘 몰랐지만 부모님 계신 플로리다에서 가깝고 생활비 싼 조지아, 그리고 장학금까지 준다고 하니 나에겐 딱 맞는 학교였다. 그 당시에는 학교 네임벨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땐 몰랐던 객기가 있었던 거 같다. " 뭐 졸업하고 무슨 회사든 못 다니겠어? 설마 취업 못하겠어"라는 객기.

사실 대학교 다닐 때도 그렇고 삼성 다닐 때나 삼성 디자인 멤버십에서도 디자인 관련해선 항상 잘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자신감은 게이지 100%였었다.


1년 정도 학교를 다니고 있었을까. 학교에서 work and study라고 학교 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일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웹사이트 관리일을 하면서 몸이 근질근질 해졌다. 분명 아직 졸업까진 1년이나 남았는데 그래도 한번 경험 삼아 취업 준비를 해보자고.


우선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무슨 일이 하고 싶은가 어디 가서 하고 싶은가 아직 결혼도 안 했으니 해보고 싶은 거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질문들. 자동차를 워낙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industrial design 전공이 아닌 visual UI design 전공을 했으니 내가 자동차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럼 한다면 어떤 회사를 가야 할까..


사실 그때는 링크드인도 몰랐고 어떻게 지원해서 어떤 일을 할지도 사실 아무것도 몰랐다. 주변에 물어볼 상황도 아니었고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냥 멘땅에 헤딩해보자는 식으로 자동차 관련 업체 위주로 리서치를 했다. 포드같은 대형회사는 그 당시 비자 지원이 안되었고 졸업도 안 했고 경험 삼아 지원해보는데 큰 회사는 당연히 안될 것 같아 자동차 서플라이어 회사위주로 찾아보았다. 자동차 관련 회사 사이트를 일일이 다 들어가 커리어 섹션에서 디자이너를 구하는지 모두 스크랩해 엑셀로 정리한 다음 링크들을 수집해서 정리를 하였다.


의외로 일본 회사들이 미국에 많았고 UI 디자이너를 구하는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중 Alpine이라고 예전 80-90년대 카오디오로 유명한 회사가 있었다. 처음에는 카오디오 디자인인가 하고 관심이 없었는데 리서치를 해보니 Alpine은 Honda와 아주 가까운 비즈니스 관계였다. 현대로 치면 현대모비스와 같은. 그래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혼다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자인을 Alpine 디자인팀에서 아주 가깝게 협력한다고 했다.


우선 그래서 Alpine 에 지원하고 거의 잊고있을무렵 (사실 일주일 후) 리쿠르터에게 연락이 왔고 바로 스카이프 인터뷰가 잡혔다. 다행히 그동안 학교 다니면서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꾸준히 업데이트했던 결과였는지 바로 스카이프 인터뷰로 이어졌다. 막상 인터뷰 스케줄이 잡히니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앞이 막막했다. 인터뷰는 처음 해보는 것이고 게다가 영어로 해야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도 안 오고 게다가 난 졸업도 안 해서 막약 취업된다 해도 어떻게 취업비자를 받아 들어갈 것인지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건 다 경험이다 하고 뭐 우선 준비를 했다. 부랴부랴 인터뷰하는 법부터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포스트잇에 잔뜩 적어놓고 노트북 양 모서리에 완전 포스트잇으로 도배하고 외우기 시작했다. 인터뷰 당일이 되고 매니저와 디자이너 4명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나름 스카이프 인터뷰라고 위에는 슈트 아래는 반바지 차림으로 인터뷰를 시작했고 엄청 버벅대고 동문서답에 말도 잘 이해 못하고 그렇게 3 시간 같은 1시간이 지나갔다. 아 이거다 경험이다 하고 자포자기하고 이틀 후 엘에이에서 전화가 왔다.


그 리크루터였다. 분명 떨어졌으면 이메일을 보낼 텐데 왜 전화가 왔을까 하면서 받았는데 온사이트 인터뷰를 보자고 연락이 왔다. 



난 아직 졸업도 안 했는데 만약 붙으면 어쩌지... 멘붕이 왔다 김칫국 마시면서...


주변 학교 다니는 친구 중에 엘에이 출신이 있었고 난 엘에이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여행 삼아 가봐야겠다 하고 엘에이로 떠났다. 사실 한식과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구나 하고 더 들떠있었던 것 같다.


6시간 정도 온사이트 인터뷰였다. 1시간씩 각 엔지니어 및 디렉터 인터뷰하고 디자인 팀원들과도 인터뷰하고 1시간은 협업 아이디어 세션이었다. 주제를 주고 디자인 팀원들과 자유롭게 아이디어 내고 발표하는 그런 세션이었는데 나름 재미있었고 자동차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수다 떨듯이 자동차 얘기 실컷 하고 온 것 같았다. 


그리고 이틀 후 합격이었다.


정말 허리였다.


그때가 8월이었는데 이때부터가 정말 막막했다. 아직 졸업까지 남은 수업은 3개, 난 당연히 못 갈 줄 알았는데 참 사람일은 모르는 게 다 방법이 있더라. 졸업하기 전에 CPT라는 걸 쓸 수 있는데 나는 그걸 쓸 수 있었고 그 회사에서도 CPT 하는 형식으로 풀타임 일을 하고 다음 해 2월에 H1B 비자를 지원해서 CPT가 끝나기 전에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게 해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졸업은 학교에 다행히 온라인 클래스가 있었고 교수님께 설명하여 운 좋게 남은 수업은 해당 교수님과 얘기해서 온라인 클래스로 듣고 마지막 졸업심사는 학교로 와서 발표하는 형식으로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 분명 경험 삼아 지원했지만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학교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취업비자도 졸업 전에 받게 되어 OPT를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그 2년 동안 Alpine 다니면서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 쪽 UI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거에 감사하고 나중에 이직하면서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던 작업들이 되어 미국에서 첫 직장 시작이 남들처럼 대기업 인턴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이 직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2년 후 또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글재주도 없고 이렇게 글을 써본 적은 별로 없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와서 5년간 이직하면서 그간 이직 경험들과 디자이너로서

준비했던 과정들을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도전기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그때 생각하면 네트워킹이 있었다면 이런 혼자서 멘땅에 헤딩하진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있고 졸업하고 인턴쉽으로 차근차근했다면 어땠을까라는 후회도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미국 와서 한번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잘했는데 미국 와서 못하겠어? 혼자서 한번 해보자 내 포트폴리오만 믿고 해보자로 시작했던 것 같고 분명 힘든 일도 정말 많았는데 차근차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이런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긴 힘들겠지만 멘땅에 헤딩했던 저의 경험들이 저처럼 미국으로 아님 미국 내에서 이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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