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영화적으로 뛰어난가라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해야겠다. 나는 원작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상당히 재밌게 봤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흘렸는가라고 묻는다면, 찔끔 났다고 대답해야겠다. 웹툰의 감동을 영화로 떠먹여 주는데, 어떻게 참겠는가. 그러니까 이 글은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영화를 평할 예정이다.
*영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및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웹툰의 길고 방대한 내용을 한 시간 반의 러닝타임에 다 담을 수는 없기에, 유미의 3남친 중 바비를 선택했다. 이는 영리한 판단이었다. 바비 에피소드는 웹툰 연재 당시에도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던(귀여워 죽겠네?ㅂㄷㅂㄷ) 파트였다. 바비야 말로 유미가 가장 푹 빠졌던 남자친구였기도 했고, 그만큼 헤어졌을 때(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을 때) 임팩트가 컸다. 원작의 가장 액기스를 담았다.
처음에는 3D 버전 유미의 비주얼과 목소리가 어색했는데, 금세 정이 붙었다. 3D 세포들은 오히려 더 귀엽기도 했고, 웹툰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도 창의적으로 묘사했다. 디즈니나 드림웍스 수준의 그래픽은 아니지만 스토리와 창의력은 인사이드 아웃에 뒤지지 않는다 자부할 수 있다.
드라마와 비교한다면, 영화가 더 좋았다. 드라마의 유미는 착 가라앉은 캐릭터로 바꿔놨는데, 내 상상 속 유미는 좀 더 밝다. 영화의 유미는 내 상상 속 유미와 좀 더 가까웠다. 그런 면에서 캐릭터 해석을 잘했다. 연출의 방향도 영화가 더 나았다. 특히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장면은 세포마을의 귀여운 캐릭터들인데도 긴장될 만큼 연출이 몰입도가 높았다.
그래서 유미의 세포들 원작을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하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모르겠다“고 대답하겠다. 뭐든 원작을 뛰어넘기는 어려우니까. 윰세 덕후들에게는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알아서 볼 거면서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