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차연 Nov 13. 2020

20년 11월


가장 좋아하는 달은 단연코 11월이다.

공기는 찬데, 볕은 따사로운 11월이면 눈 시리게 노란 잎이 주렁주렁 열린(그쯤의 상태는 꼭 열린 것만 같다.) 큰 은행나무가 보고 싶어 진다.

이맘때는 부지런히 보러 가지 않으면, 하룻밤 비만으로도 내가 그리던 모습은 또 일 년을 기다려야 되어 버린다.

오늘 작업실 가는 길에는 홍제천의 나무들을 보러 부러 개천 길로 걸어갔다. 욕심내어 드로잉 노트와 붓펜도 가방에 챙겼다.

그러나 노트는 꺼낼 생각도 못 하고, 멋들어진 나무 두 그루가 잘 보이는 볕이 난 벤치에 앉아 한동안 끊은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고 왔다. 눈길에 머무는 나무를 보느라 작업실에 가는 시간이 배로 들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