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의 일기. 가는쇠고사리
1월 7일.
어린이집이 오랜 시간 휴원이라 늘 아홉 시 넘어서야 부스스 일어나던 아이들이다. 하얀 눈이 폭 쌓인 날 웬일인지 일곱 시 반부터 일어나서 부지런을 떤다. 엄마는 춥고 졸리다. 눈보라에 얼굴이 따갑지만 너무 예뻐진 숲 풍경에 추운지도 모른 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하루를 보냈다.
1월 8일.
제법 눈이 쌓였다. 길가도 꽁꽁 얼었다. 손님이 하루 종일 네 명이었다. 손님이 오지 않는 매표소를 지키다 주차장 눈을 끌어다가 토토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돌담 위를 가득 덮은 다육식물들이 살짝 걱정된다. 숲 야외 화장실 수도가 얼었다. 그럭저럭 둘째 날이 지났다.
1월 9일.
뜯어진 한라봉 비닐하우스 틈 사이로 눈이 들이쳤다. 잠자다 일어나 무겁게 눈덩이를 짊어진 한라봉 나무들을 털어주었다. 장작을 가져다가 불을 피우며 새벽을 보냈다.
1월 10일.
드디어 결항으로 멈추었던 택배업무가 시작되었다. 눈은 여전히 계속 내린다. 영상 1도로 올라가서 다행히도 얕은 눈은 녹기 시작했다. 무릎까지 쌓은 곳들은 완전히 녹으려면 며칠이 걸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