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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신문 Mar 16. 2021

④전자책 급속 확장에 국내외 출판계는 기대반 우려반

-교보, 장르소설 및 어린이 독서 등 특화
-리디, 일반 도서에 전문가 칼럼 등 배치
-예스24, 실물 도서 구매에 음악 듣기까지 포괄
-밀리, 챗북 오디오북 등 새 독서 경험 제공
-세계 전자책의 공룡 아마존 킨들, 미국 출판사와 갈등

            

<독서신문>이 한국의 도서 구독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과 이에 대한 출판 업계의 반응 및 세계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 시리즈 기사 연재 순서
①밀리의 서재, 독서계의 고래가 될 것인가
②밀리 지수, 새로운 독서 지표 되나
③밀리의 서재 팀장 5명과 맞짱 토론 
④'전자책 세력확장에 출판계 기대반 우려반'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안지섭 기자]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특징짓는 키워드 중 하나는 ‘구독경제’이다. 구독경제란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를 일컫는다. 구독경제는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 : 웹 기반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성공 이후 여러 분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도서 구독 서비스 역시 매년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독서실태조사’(2년 주기)에 따르면 전자책 독서율은 2015년 10.2%(1년에 한권 이상 읽은 비율)에서 2017년 14.1%, 2019년 16.5%로 늘었다. 올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점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중심의 구독 서비스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한국에서 도서 구독 서비스는 ‘교보문고 샘(Sam)·리디셀렉트·밀리의 서재·YES24 북클럽’(이상 가나다순) 등 4개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선도기업은 교보문고 샘(Sam)이다. 2013년 2월에 서비스를 개시한 교보는 보유 도서 15만권에 제휴출판사만 4,000여 곳에 이른다. 회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보는 판타지와 무협 등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또 스마트 영어동화 시리즈나 어린이 독서에 최적화된 앱을 별도로 제공해 교육적 성격도 가미하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리디셀렉트는 종이책을 PDF화한 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도서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아티클’로 불리는 전문가 칼럼까지 볼 수 있다는 특색이 있다. 리디셀렉트의 경우 독자들의 ‘독서 실패’를 줄이기 위해 베스트 셀러 등 엄선된 도서 위주로 공급하고 있어 구체적인 보유도서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원수 및 제휴출판사 숫자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10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밀리의 서재의 경우 책을 ‘쉽게’ 소비하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에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가령 책 핵심 내용을 대화 형식으로 요약해주는 ‘챗북’이나 눈으로 책 페이지 넘기는 ‘시선 추적’ 기능, AI 보이스를 활용한 ‘내가 만든 오디오북’ 서비스 등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독서가 힘든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서비스이다. 누적 회원수 약 3백만명에 보유도서는 10만권, 제휴출판사는 1,000곳에 이른다. 전자책 정기구독(월9,900원) 서비스에 6,000원을 더 내면 오리지널 종이책도 이용할 수 있다.


YES24 북클럽은 YES24에서 제공하는 전자도서 회원제 서비스로 2018년 11월에 시작했다. 스탠더드(5,500원), 프리미엄(7,700원), 북클럽FL99(9,900) 등 3가지 형태의 회원권을 운영하고 있다. 북클럽 FL99는 모바일 음악 무제한 듣기 이용이 가능하다. 회원수 30만명에 보유도서 1만권, 제휴출판사는 584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독 서비스를 바라보는 출판 업계의 생각은 일반 소비자와 달리 복합적이다. 독자들이 책을 쉽게 접하고, 책을 판매하는 창구 자체가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출판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여러 독서 플랫폼들이 책과 관련한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더 익숙하게 해주고, 이에 따라 잠재적 독자를 확보해준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콘텐츠를 제작하는 출판사들과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작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구독 서비스의 경우 많은 작가가 내 책이 월 얼마에 푼돈으로 팔리는 ‘떨이 상품’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도서 구독 서비스가 많은 사람에게 책을 쉽게 접하도록 하고, 출판사 입장에서도 책을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넓어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작가나 출판사에 그에 합당한 수익이 돌아가고 있는지는 조금 더 따져볼 문제이며 구독 플랫폼 기업이 거대해져 출판사나 작가가 염가의 형태로 책을 납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또 다른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반적인 출판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구독 플랫폼 기업이 공모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인 발굴에 힘쓰고, 사람들에게 이런 작가와 책이 있다는 걸 지속해서 홍보하는 일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구독 플랫폼 기업과 출판사가 어떻게 하면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지 상호 간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전자도서 시장도 전환기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전자 구독 서비스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미국의 전자책 판매 부수를 집계하는 NPD 북스캔에 따르면, 2020년 전자책 시장 규모가 16% 이상 늘었다. 외출 제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전자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자도서 시장도 활성화됐다. 하지만 전자책 출판 시장의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주요 전자 구독 서비스 기업과 출판계의 갈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전자책 시장의 대표주자는 2014년 출범한 아마존의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 이하 KU)’이다. 월정액 9.99달러(한화 약 1만1400원)에 전자책 100만여 권과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가 출판 서비스인 ‘Kindle Direct Publishing Select’ 서비스(이하 KDP)를 토대로 전자책 출판 시장에 더욱 영향력을 높이는 중이다. KDP는 출판물의 저작권자인 저자(출판사)들에게 높은 로열티(약 70%)를 주는 대신 아마존 독점 유통 계약을 맺는다. 미국의 출판업계는 KU의 성장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아셰트, 맥밀런, 펭귄 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 등 미국의 주요 출판사들은 아마존과 전자책 가격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달리 프랑스는 도서정가제를 통해 출판계와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 프랑스는 1981년 문화부 장관이던 ‘자크 랑’의 이름을 따 ‘랑 법’을 도입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프랑스가 도서정가제를 고수하는 것은 출판을 시장 논리에만 맡길 경우 할인 등을 앞세운 대형서점에 의해 생태계가 교란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출판계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독자가 가상공간에 직접 참여하고 간단한 음성 명령을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책 콘텐츠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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