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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미르 Aug 18. 2021

리오넬 메시가 파리로 간 후...

브랜드, 리오넬 메시

2021년 8월 유럽축구, 아니 전세계 축구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리오넬 메시의 이적이었다. 13살에 FC바로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메시는 2004년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하여 지난 2020-21시즌까지 바로셀로나 한팀에서만 뛰며 778경기 출전, 672골을 기록하였다. 둘 모두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다. 

<35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타의 추총을 불허하는 공격포인트 기록을 토대로 라 리가 우승 10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6회, 코파 델 레이 우승 7회 뿐 아니라 최고의 선수에게 시상한다는 발롱도르도 6회 수상하며 모든 면에서 누구도 넘보기 힘든 기록을 가지고 있다. 국가대표로 우승컵이 없던 설움도 올해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통해 떨쳐냈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는 건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서 2022년 월드컵이 기대 된다>

이렇게 FC바로셀로나와 평생 함께 할 것 같았던 메시가 FC바로셀로나의 재정악화로 이적을 선택하게 된 건 FC바로셀로나와 메시의 팬 뿐 아니라 전세계 축구팬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글쓴이 개인적으로도 마이클 조던의 첫 은퇴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꼭 바로셀로나에서 은퇴는 아니더라도 지금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조단이 야구도 잘해서 메이저리그에 승격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나에겐 히어로 이상이었다>

그만큼 메시가 바로셀로나에서 가지는 상징성은 타 선수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사실 바로셀로나가 구단 운영만 제대로 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메시가 파리생제르망(PSG)에 입단한 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은 메시의 이적으로 일어난 일들과 앞으로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83만장의 유니폼

리오넬 메시의 파리 생제르망(PSG) 유니폼은 이적 하루 만에 83만장이 판매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230억원(9천만 유로)으로 호날두가 동일한 리그의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할 때 기록한 52만장 판매 기록을 가볍게 넘어섰다. 참고로 메시의 연봉은 약 480억원이다. 유니폼 판매 금액은 매출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메시의 연봉이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은 이유를 첫날 찾을 수 있었다. 

<PSG에서의 등번호는 30번인데, 데뷔 당시 달았던 등번호이다>

사라진 1,850억원

반대로 메시가 떠난 FC바로셀로나는 구단의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기업 '브랜드 파이낸스'는 메시의 이적으로 FC바로셀로나의 브랜드 가치가 약 1억 3,7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850억원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브랜드 가치에서 11%가 감소되는 것으로, 여기에는 구단의 상업 수입 7,700만유로와 유니폼 등 상품 판매 수입 4,300만 유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올해 5월 발표 때만 해도 레알 마드리드와 1,000만 유로 차이로 근소한 2위를 기록하였는데, 메시 이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밀려 3위로 떨어지게 되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매출 손실까지 감안한 미래 브랜드 가치이지만 메시가 그 동안 바로셀로나 구단에 가져다 준 수익이 얼마였는지 추측할 수 있다. 

<바로셀로나의 감소된 브랜드 가치가 PSG로 이동한다면 리버풀과 순위가 바뀌게 된다>

PSG 팬토큰의 상승

메시와 PSG와의 계약에 암호화폐가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디지털 자산이 폭등하는 등 소위 코인시장이 들썩였다. 메시는 연봉계약과 별도로 3천만달러의 입단 계약금도 받게 되는데 여기에 구단이 발행하는 $PSG라는 암호화폐가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 암호화폐는 일종의 팬 토큰으로 보유하고 있는 개인은 구단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상품도 구매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다. 이미 선진화된 프로스포츠리그에서는 활성화 되어 많은 구단이 활용하고 있으며, 약 5억달러 시장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시의 영입만으로도 구단 가치가 오르며 팬 토큰의 가치도 상승하였는데, 메시가 해당 토큰을 받았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추가 상승을 기록했다. 7월 초, 12달러 수준이었던 PSG토큰은 현재(8/17일 기준) 3배 수준인 3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는 신중히 합시다!>

이적 후 일주일이 채 안된 짧은 시간 동안에 위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마케팅 관점으로는 어떤 기회들이 있을까?


스폰서 기업들의 기회

메시의 이적으로 메시를 후원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FC바로셀로나 소속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개인 브랜드였지만 이번 이적을 통해 메시에 대한 이야기는 축구팬과 관련 미디어를 넘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되었다. 이는 스폰서 기업에겐 새로운 기회라 볼 수 있다. 메시와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또한, 프랑스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스폰서들에게도 좋은 기회이다. 물론, 이 상황은 또한 경쟁의 장이 될 것이다. 게토레이는 ‘MESSI MINDSET’ 의 타이틀로 영상 광고를 시작하였다. 이번 이적을 겨냥한 광고는 아니었지만 크리에이티브와 현 상황이 절묘하게 매치되었다. 게토레이에게는 좋은 타이밍이었다. 

<THE GREATEST NEVER SETTLE>


메시의 브랜드 파워 강화

그 동안 FC바로셀로나 원팀맨으로서 메시의 브랜드 이미지는 좋은 편이었다. 한 팀을 향한 슈퍼스타의 순애보는 해당팀과 선수의 팬이 아니더라도 인정하고 존중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적으로 만날 때는 가장 위험한 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호날도와 비교하면 비즈니스적인 확장성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포루투칼에서 시작하여 영국(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유벤투스)까지 빅리그 최고의 팀에서 활약해 온 호날두는 전세계로 팬을 확장하여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였다. 호날두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억 2천 8백만명으로 전세계 1위이다. (인스타그램 기업 계정 제외) 메시는 2억 5천 1백만명으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격차는 짧은 시간 줄어든 것이다. 7월말 대비 호날두가 1천만명 증가하는 동안 메시는 1천 5백만명이 증가하면서 킴 카다시안을 제치고 순위도 한계단 올라온 상황이다. PSG 이적을 통해 신규 팬의 증가가 상대적으로 가파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호날두와의 격차에는 여성팬의 차이 때문이지 않을까?>

PSG와 리그앙의 위상

PSG는 2011년 카타르 투자청이 대주주가 되면서 강력한 자본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리그앙을 지배해온 PSG는 최근 10년간 우승 7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였다. PSG에겐 기쁜 일이지만 영국, 스페인 등의 리그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점은 리그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을 떨어지게 만들었다. 리그의 인기는 리그의 성장과도 관련되어 있다. 더욱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한 PSG는 리그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PSG에 대한 관심은 리그앙으로도 이어질 확률이 높다. 리그의 인기가 높아지며 자연스레 재투자가 이뤄진다면 리그앙이 지금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리그로 발돋음 할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메시가 이적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와 마케팅 관점으로 이번 이적을 바라 본다면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이번 시즌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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