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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옹.달.샘!

_물을 마시는 시간

by somehow

일과중, 어르신들이 싫어하는 또 한 가지는 물 마시기!


물이 생명 유지에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불가결한 물질인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하루 2리터씩은 마셔야 한다고도 한다.

2리터라고 해봐야, 500밀리 생수병으로 4개 정도가 아닌가.

젊고 건강하며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 하루 그 정도 물을 마시는 일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연령이 높은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은 일단 활동량이 적고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려가며 애쓸 일이 별로 없기에 물에 대한 요구량도 많지 않다. 게다가 많이 마셔봐야 화장실만 자주 들락거리게 되니 귀찮아서, 라는 이유로 나이가 들수록 물 섭취를 꺼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변비도 생기는 것이다.

아래 자료(내 안의 물 충분히 흐르고 있나요?)는 물의 필요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하루 세번, 요양원의 식사시간이면 우리는 비위관으로 식사를 급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식탁에 물 한컵을 을 식사와 함께 제공한다. 그것은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컵인데, 최대로 채웠을 때 대략 200밀리 정도의 물이 담긴다.


나는, 그 200밀리도 한끼 식사에서 필요한 양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여 가능한한 가득 채워드리는데, 뜻밖에도 다른 근무자들은 대부분 그 절반정도만 드리는 것을 흔히 목격한다.

심지어, 내가 한컵 가득 물을 채워서 준비하면 함께 근무하는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다 드시지도 않으니까 그렇게 많이 드릴 필요 없어요.


그럴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남길 때 남기더라도, 충분히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르신들이 워낙 물먹기를 싫어하는것은 사실이지만 더 먹고 싶어도 애초에 부족하게 제공되어 그쯤에서 끝내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최대량을 제공해야 한다.

그 생각에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남겨져 버리는 물이 아까워서 처음부터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침상에서 식사도움을 드려야 하는 와상어르신들에게 식후 물을 드리면서, 그 절반 정도의 양도 모두 드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두 모금 마시도록 한 뒤에 그대로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을 실제로 여러번 목격했다.

그때 특정 와상어르신의 식사도움을 마무리하시던 선배근무자에게 내가 질문했다.


어, 왜...물을 다안 드리세요?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은 뜻밖이었다.


주로 단체급식용으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재질의 물컵이다.


물 많이 먹어봤자, 오줌만 많이 싸는데, 뭐하러 많이 먹여요??


그게 무슨 소리?

쓰다보니, 그 근무자를 비방하는 것처럼 (혹은 나 잘났다고 자화자찬하는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제상황이었고 내가 당시에 느낀 점 또한 진실이기에 계속 써본다.

결국 오줌을 많이 싸면 기저귀도 자주 갈아줘야 하니, 근무하는 입장에서 덜 힘들자고 죽지 않을 만큼만 물을 제공한다는 말인가??

그 설명을 듣는 당시에도 나는 좀 황당한 느낌을 받았고 지금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운 것은 물론, 본인 스스로는 물 한 모금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하는 그 와상어르신이 불쌍하기조차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신념을 가진 그 근무자가 무식하고 몰상식한 사람도 아니다. 나보다 경력도 많으시고 일도 척척 잘 해내시며,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일은 기꺼이 나서서 도와주시는 남자 요양보호사이다. 그래서 근무자들이 다들 고마워하는 분이시다.

그런 경력자가, 인간의 생명과 유지에 필수적인 물섭취에 관해서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해서 나보다 나이도 10년이상 많은 그분께 훈계를 하기도 뭐하고, 차마 펄쩍 뛰지도 못하고 그저, 속으로 고개를 저었을 뿐이었다.


다만, 내가 식사도움을 할 때는 가능한한 모든 물컵에 물을 가득 채우려 애쓰는 노력을 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그 한사람뿐 아니라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에게 목격된다.

이유는 하나같다.


다 마시지도 않으니까!


그런 요양보호사들도 바삐 일하는 중간중간 물을 마신다.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다보면 실제로 목이 마르고 입이 마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자주 갈증을 느끼고 그때마다 물을 마신다.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면 마실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보니 물마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 잊고 사는 듯하다.

그렇게, 일하는 우리는 마음대로 물을 마시면서, 귀찮아서 혹은 몸이 움직이거나 의사표현이 어려워 물을 마음대로 마시지 않는(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일정하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물 한 컵조차도 충분히 채워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애초에 제한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근심으로 이어진다.


틀림없이, 어르신들은 식후에도 내가 앞에 놓아드린 가득 담긴 물 한 컵을 다 마시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 물 한 컵을 한번에 다 드시는 분들도 더러 계신데 그런분께는 다시 한잔 가득 물을 따라드린다.

물을 마시지 않으려 하시거나 충분히 드시거나 어느 경우든 나는 매번, 물을 많이 드시라고 권한다.


미순어르신, 아기처럼 웅크린 자세로 온몸이 구축되어 입도 제대로 벌어지지 않는 그 어르신도 내가 처음 만났던 지난 해에는 물을 거의 먹지 않으려 했다. 벌어지지도 않는 턱을 벌려가며 매끼니 간신히 죽을 넘기는 일도 힘든데, 물까지 마시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그래서인지, 당시 어르신은 물을 한두 모금만 간신히 넘기고 나면 입술을 앙다문 채 거부의사를 명백히 하곤 했다.

그때 내가 안타까운 심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물을 많이 드셔야 해요. 이거 다 마셔도 200밀리도 안돼요. 물만 많이 마셔도 건강해지니까 식사 때만이라도 이 정도씩은 꼭 드셔요! 물 많이 드시면 변비도 없어지고 노폐물도 잘 배출되서 피부도 좋아지거든요. 소변 많이 보는거 걱정되서 그러신거면, 걱정마세요. 저희가 더 잘 갈아드릴게요.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그후로 어르신은 실제로 내가 식사도움을 드리는 날이면 권하는 물 한 컵을 끼니 때마다 모두 드셨다. (다른 근무자는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다)


올해, 다시 만난 미순어르신은 다행히, 내가 식사도움을 드릴 때면 꼬박꼬박 물 한잔 가득 끝까지 천천히 모두 마신다. 그때마다 나는 감사하다고 말씀드린다.


물론, 모든 어르신들 하루 세끼의 물 섭취량을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무하는 날에는 보통 두끼를 관리하게 된다. 즉, 내가 오전 7시부터 오후4시까지 근무하는 동안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관리하게 된다.적어도 그날에는 무조건 200밀리 가득 채워진 물컵을 어르신들께 돌리지만, 그외 다른 근무자들이 근무하는 날에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식사도움을 드리는 것도 한끼에 한두 명에 불과하다. 공용거실에 모여 스스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은 그 시각에 자주 들여다보며 식후 마지막에 물을 다 드시는지 부족한지 확인하여 더 드리는 정도이다.


이미지출처:노인은 왜 근력이 떨어질까... "물 섭취량 .. : 네이버블로그


바로 그런 어르신들의 물 섭취 부족을 채워줄 만한 반가운 일정이 우리 요양원에 추가되었다.


어느날부턴가, 하루 중 두번 물 먹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오전 9시30분(오전 11시경으로 변경을 요청했다,어제. 이유는 오점간식시간과 겹치기 때문. 하루중 두번의 간식시간에도 음료수가 제공되는데 그것은 물과는 다르다. 그러나 음료수와 물을 함께 마시는일은 어르신들께 벅차보이기때문이다)과 오후 3시반이면 스피커를 통해 동요가 흘러나온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노랫소리와 함께, 지금은 어르신들의 수분섭취 시간입니다....하는 안내 멘트가 이어진다.

처음 그 노랫소리가 들려올 때, 나는 환영했다.

그동안 하루 세 번, 최대 600밀리 정도의 수분섭취를 넘지 않는 어르신들께 무려 두 컵이나 더 마실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이다.

물론 처음에 어르신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처음 내가 근무하는 날 물마시는 시간이 시작되자, 나는 물잔 가득 물을 담아 어르신들께 건네었다.


-왜? 무슨 물을 또 마시라고?

-배불러~!

-한 컵을 다 마시라고?

-아까 먹었어!

.

.


이런 반응들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하루이틀 이어지고 한달 넘게 계속되는 지금, 어르신들은 내가 물컵 가득 채워 건네는 옹달샘물을 말없이 받아 마신다.

어느새 하루 두번 같은 시각, 깊은산속 옹달샘~~ 하는 노랫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어르신들의 몸도 물 한잔을 들이마실 준비를 하시는 것이 분명하다.


어르신, 물마시는게 중요하고 좋은 일인 것 잘 아시죠? 따뜻한 물 한잔 드세요!


내가 물을 건네며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르신도 깊은 산속 옹달샘 노래를 흥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신다.


아, 그럼! 마셔야지!


이미지출처 네이버블로그

처음에는 그 한 잔을 다 마시는 일을 부담스러워하던 어르신들도 이제는 천천히 꿀꺽꿀꺽 목으로 넘긴다.

신체의 변화는 틀림없이 스스로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으리라.

물을 마시기 싫어하는 어르신들에게 하루 두번의 규칙적인 수분섭취 스케줄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임에 틀림없다. 스스로 무언가를 실행하는 일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이렇게라도 조금더 도움을 드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나와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근무자들도 조금씩 바뀌어가기를, 그리하여 어르신들께 제공되는 물컵에 물을 가득 채우는 노력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참고<내 안의 물 충분히 흐르고 있나요?>


하루 물의 섭취량은?

하루 동안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은 우리 몸에서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수분의 양에 비례합니다. 키와 몸무게에 따라 증발하는 수분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은 키와 몸무게를 더하고 100으로 나눈 값과 같으며, 표준 체형의 여성인 경우 2리터는 충분하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과하게 마실 경우에는 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될 가능성도 있으니, 적정량 조절하여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소화기와 신장, 뇌 등 모든 장기의 활동이 느려집니다.

섭취한 음식이 몸에 흡수되기까지 모든 소화 과정에서 물이 꼭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이 부족하면 소화기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자주 체하고 소화제를 달고 산다면, 평소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식사 전후에 바로 마시는 물은 소화액을 희석시켜 오히려 소화에 방해가 되고, 당분의 흡수를 촉진해 살이 찌는 원인이 되니, 식사 전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아침 변비로 고생한다면 물 마시는 습관 체크하기!

변비는 변이 대장을 통과할 때 대장에서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흡수하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에 수분과 미네랄이 부족하면 변이 소장과 대장을 거치면서 단단해지게 되는데요.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이 횟수를 늘리고 부드러운 섬유질을 함유한 음식과 물을 함께 섭취하면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매일 아침 공복 상태에서 마시는 차가운 물 한잔은 변비에 특효약이라고 합니다.


피로는 물 때문이야!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세포에 노폐물이 쌓이고 에너지 대사도 느려져 온 몸이 무기력해지고 피로감이 몰려오게 됩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야외활동을 조금만 해도 쉽게 지치고 피로해지기 쉬운데, 수분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편두통으로 발전하거나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물 마시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잠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수면에 방해가 되고 얼굴이 부을까 걱정하지만, 잠자기 30분 전 반 잔에서 한 잔 정도의 물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중간중간 잠에서 깨게 되므로, 두 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나 음료수는 물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꼭 유념해 두어야 할 것은 물이라고 다 같은 물이 아니라는 점! 우리 생활 속의 일부가 되어버린 커피와 녹차 등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요. 카페인은 우리 몸의 이뇨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마신 물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답니다. 아메리카노와 믹스커피 없이는 하루도 못 산다면 물을 더 많이 마시면서 수분 보충을 해줘야 합니다.


찬물? 뜨거운 물? 때에 따라 다르게 마셔요!

일반적으로 아침에 마시는 찬물은 위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 변비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손발이 차고 소화기관이나 폐가 약한 경우에는 찬물이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요. 여름에는 몸은 뜨겁고 몸 속은 차가워지기 쉽기 때문에 찬물을 마실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1~15℃ 사이의 약간 시원한 정도의 물이 체내 흡수가 가장 빠르다고 합니다.

내 안의 물 충분히 흐르고 있나요?

자료출처:[네이버 지식백과]내 안의 물 충분히 흐르고 있나요? (삼성서울병원 건강상식)




여러분도 물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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