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읽고
라딘아, 너 왜 진작에 말 안했어? 네가 제때 알려주지 않아서, 나만 늦게 알았잖아. 이꽃님 작가 신작 나왔다고 왜 안 알려줬냐고!! 다음부터는 일 똑바로 해라. 알았지? (라딘 둥절)
각설하고! 어제 도착한 이꽃님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문학동네‧2023)를 읽었어. 와! 이 양반, 진짜 ‘플롯 장인’이더라. 구성이 아주 그냥, 너무 흥미진진해! 아오!
내가 이꽃님 작가를 알게 된 건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문학동네‧2018) 덕분이었어.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편지 형식’의 글이라고 해서 읽게 됐지. (너도 알잖아. ‘편지’, ‘서간체’ 이런 거 들어가는 책 내가 엄청 사고 있다는 거. 다 너한테서 사고 있잖아.) 그 책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유리겔라’라니! 푸하하하. 그래. 나 ‘유리겔라’ 아는 사람이야. 넌 그 사람 본 적 없지? 나는 봤어. 아마 그 때 온 국민이 TV 앞에 앉아서 그 사람이 초능력으로 숟가락 휘게 한다는 걸 봤을 걸? 아무튼, 책 속에 내가 살아왔던 시대가 녹아있어서 엄청 웃으면서 읽었어. 그러다가 나중에는 대성통곡했지만 말야. 이 책이 왜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는지 알겠더라.
이 책 읽고 이꽃님 작가에게 반해서,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문학동네‧2020), 《죽이고 싶은 아이》(우리학교‧2021),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우리학교‧2023)까지 섭렵했어. 모든 책이 진짜 할 말이 많더라. 청소년들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하기에 너무 좋았어. 그래서 이꽃님 작가의 작품이 나오면 또 읽으리라 마음먹었지. 그런데 네가! 나에게! 너무 늦게 알려준 거야. 네 죄를 네가 알겠니?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하지오’와 ‘유찬’의 이야기야. 지오는 서울에서 엄마랑 둘이 살았어.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상도 ‘정주’로 전학을 하게 돼. 지오는 유도를 하는 선수인데, 정주가 유도로 알아주는 곳이라나 뭐라나. 암튼 엄마의 느닷없는 통보로 정주에 가게 돼. 유찬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야. 5년 전, 화재 사건을 겪은 후에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되지. 찬이가 바랐던 건 아니야. 그냥 갑자기 들리기 시작 했을 뿐이야.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찬이는 그게 저주라고 생각해. 그런데 말이야, 하지오를 만나고 이상한 일이 생겨. 그게 뭐냐면...
안 알려줄래. 이건 스포거든. 너 스포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리뷰를 쓸 때마다 ‘스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잖아. 있으면 체크하라고. 그러니까 안 알려줄래. 내용이 궁금하면 너도 읽어보든가. 그런데 이 책,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 중간에 쉴 수가 없어. 이꽃님 작가의 책이 다 그렇지만, 이 책은 더 그렇다고! 너무 유쾌하고, 너무 아름답고, 너무 따뜻해.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진심 부럽더라.
나에게도 ‘청소년소설’이라는 로망이 있어. 내가 바쁜 것 좀 끝나면 쓰기 시작할 거야. 그게 언제일지 모른다는 함정이 있지만, 암튼 너 딱 기다려. 내가 청소년소설 쓰면 너 엄청 바빠질걸. 그러니 지금 이 시간을 누리는 게 좋을 거야. 그러는 중에도 이꽃님 작가 새 책 나오면 바로바로 알려주고. 알았지? 그럼 이만 줄일게. 왜냐고? 택배 왔다고 문자왔어. 네가 보낸 택배! 내가 주문하고 네가 나한테 보낸 거. 그럼 나 택배함 간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