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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현 Apr 24. 2019

23개월 재접근기에 대한 나의 생각

인터넷으로 모든걸 배운 나다. 그래서 뭐든지 막히면 인터넷 검색부터 해본다. 처음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나같이 ㅋㅋ 개고생중이면 뭐랄까 안심을 하게 된달까? 못됐어.

단호하게 선우가 나를 때렸을때 선우가 젤 좋아하는 나와 함께 자지 못하게 하는 벌을 줬다. 그게 금요일이었다. (4월 12일) 그리고 어제 4월 15일 우리 따님 엄마를 때리려다가 손을 잡혔다. 근데 진짜 스윙이 전과 달랐다. 너무 놀라서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양손을 잡고 훈육을 했다. 그리고 선우는 오빠와 잤다. 첫번째에 40분정도 울었다면 어제는 10분정도 울고 잤다. 자신이 행동한 것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양이었다. 오빠가 자는 동안 나는 검색을 했다. 엄마 때리는 아기 두돌, 부모 때리는 아기 등.. 순한 아기들이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한다고 했다. 검색결과였다. 안심이 되었다. 모르겠다. 주변에 사실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선우 친구들을 보았다. 사실 나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그 이유는 대부분 부모였다. 사실 지금도 많은 원인들은 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우는 생각해도 이유가 없다.

남편과 나는 사이가 아주 좋다. 나는 부부가 사이가 좋지 않은것이 아이를 불안하게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왜냐면 사이가 좋지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류가 있고 눈치 백단 아이들이 모를리가 없기때문이다. 모든걸 제한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걸 방임하지도 않는다. 선우가 있을때 오빠와 나는 다른일을 하지 않고 대부분 선우에게 집중한다. 중간중간 요리나 집안일을 하지만 그게 문제가 될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우는 동영상을 보지 않는다. 새로운걸 좋아하는 아가라 심심할때 엄마가 관심을 많이 주지 않을때 그런 행동을 하나 싶지만 대부분 놀이를 같이 한다. 12일 소파에서 안고 있다가 선우가 나를 때렸다. 그래서 우선은 선우가 지루해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 혹시 그것이 원인일수 있으니- 어제인 15일에는 하원하고 바로 간식을 만들어 줬다. 그리고 첫 수업인 히히호호 수업을 했다. 선우는 즐거워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가신 후 가져오신 재료로 연장놀이를 했다. 그리고 남편이 왔다. 나는 빨래를 개었다. 그때 선우가 나를 때리려고 했다.

내가 선우에게 100% 집중하지 않아서 일까. 그런데 100%라는게 뭘까. 이 정도로도 만족할수 없다면 선우가 바뀌어야한다. 선우를 재우고 나와서 신랑과 이야기를 했다. 무엇때문일까.

우리의 결론은 성장의 과정이라는것이다. 세상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있다. 좋음과 나쁨의 기준이 모호하긴 하지만 누군가를 때리는 감정과 행동이 좋은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선우는 나쁜 에너지도 발산하고 싶을 수 있다.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를 이기고 싶은 것일수도 있다. 그렇다. 모든것이 추측 일 뿐이다. 선우 육아를 하면서 많은 책들을 보았다. 책들은 나에게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라고 했다.

선우가 엄마랑 놀고 싶은데 빨래를 개고 있어서 속상했구나. 엄마가 미안해. 선우의 감정을 알아주지못해서.

이게 아마 책들이 말하는 정답이지 않을까 싶다. ㅋ
하지만 싫은데....
하루종일 집중하고 함께 하다가 10분을 참지 못해 엄마를 때리려고 하고 그것을 정당화 하고싶다면 그건 잘못된것이다.

나는 어제 선우에게 말했다.

선우가 하고싶은것이 많겠지만 엄마도 해야 할일이 있어. 어떤것으로도 엄마를 때리려 하거나 누군가를 때리려하는것은 정당화 될수 없어.
엄마는 기분이 몹시 상했어. 그리고 너무너무 속상해. 그래서 오늘은 엄마가 선우와 잘수 없어.

- 나는 23개월 선우에게; 그냥 이렇게 이야기한다. 쉽게 설명하진 않는다. 대충 뉘앙스로알아들었을꺼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는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무조건 눈높이에서 맞춰서 해주는것이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선우가 내 딸이기때문에 이해하고 보듬어 줄수 있지만 사회는 다르다. 인과가 있다는것을 아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애매모호한 감정의 기준이 아니라, 나쁨이 분명한 (때리고 던지기 등) 행동에는 결과가 있다는것.

책들이나 주변은 훈육이 어려운 때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물을 쏟고 웃으며 장난 안칠께요 하는 행동이나 ㅋ 때리고 죄송해요 하는 행동을 보면 자신의 행동에 정확한 인지를 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육아의 중요한 부분은 일관성이다. 지금은 허용했던것들을 나중에 수정하긴 어렵다. 정말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도 된다고 해서 그렸는데 나중엔 그렇게 그리는게 아니라고하면... 그게 더 어렵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내 육아의 가장 큰 문제는 선우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둔다는 것이다. 그게 선우를 힘들게 하진 않는지 늘 고민이다. 하지만 우린 꽤 많은것을 이야기하는 모녀라고 생각한다. 힘들면 힘들다-하는 선우이니 나는 지금의 육아를 계속하고싶다. 아직은 힘든게 졸린줄 아는 선우이지만 나는 그래도 선우를 그냥 아기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고싶다. 아직은 갈길이 많은 엄마다. 여행다녀와서 제정신이 아니더니 소방대피훈련을 이번달부터 엄마들 참여한다고 했는데 아무생각없이 있다가 오늘 안갔다;; 어쩔- ㅋㅋ 이따 하원하고 날씨도 좋은데 꽃보러 가야지. 많이 뛰고 많이 웃자. 많이 사랑한다. 우리 이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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