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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육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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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사가 되고싶다 Mar 18. 2022

이런 행위도 육아라고 할 수 있을까?

육중일기 ep. 9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육아일까.

단순히 아이와 함께 보내는 '그 시간만'을
육아라고 칭하기엔 그밖의 시간들에도
육아의 흔적이 너무 많이 묻어있다.

함께 놀기, 식사준비, 밥 먹이기, 옷 입히기,

기저귀, 젖병소독, 목욕놀이, 기관 등하원,

교육, 책 읽기, 재우기, 깨우기, 산책, 차량 이동,

그리고 가끔 내안의 또 다른 내가 등장하는
훈육의 탈을 쓴 으르렁.

이런 것들만이 육아에 포함되는 걸까?

아이가 잠든 뒤
난장판이 된 거실 정리, 설거지, 빨래, 옷정리,
내년, 아니 매달, 매주 신상이 쏟아지는
각종 육아템 구매까지.

이런 행위들도 육아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육아란 도대체 무엇일까.

육아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그 실체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고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

내 삶이 육아인지 육아가 내 삶인지
사실 그것도 잘 모르겠다.

매일매일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이가 웃으면 행복하다.

아이를 웃게 해주고 싶어서
위에 나열한 수 많은 행위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또 그러다보면
내가 점점 지쳐간다는 게 느껴진다.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면 난 괜찮아!"

라고 겉으로 외치지만 가끔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뭘 모르는지도 잘 모르겠다.

"넌 잘하고 있어!"
이런 말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적어두고 싶었다.

육아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혼자 하느냐, 둘이 하느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진심을 다해 행하는 육아는

그 진심의 깊이와 비례하게 어렵다.

불완전한 인간이 본인이 완전한 존재라고 착각하며
인간을 완전하게 키우려고 하다보니

이건 도대체가 쉬울 수가 없는 게 맞지.

이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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