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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사가 되고싶다 Mar 11. 2024

ep_2. 아이 아빠 관점에서 PIC 레스토랑 리뷰

다 못 가봤다고 해서 실패한 건 아니다


괌 PIC에는 대여섯 군데의 레스토랑이 있다.


야외 수영장에서 햄버거를 판매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6개. 그리고 1개의 라운지와 카페 한 곳.


단일 리조트 안에 있는 F&B 시설이라고 보면

적지 않은 개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괌 PIC 내부에서만 최소 3일, 9회 정도 식사를 하고

경쟁률 높은 일부 레스토랑 예약에 실패한다고 하면,


체류기간 중 같은 곳을 3-4번씩 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레스토랑 별 자세한 특징과 메뉴 등은 다른 분들의 리뷰를 통해 정보를 얻으시길 권장하며,
본 에피소드에서는 아이 아빠 관점에서 일부 레스토랑에 대한 생각을 남겨보고자 한다.





Skylight


3박 4일 체류하며 스카이라이트 뷔페를 세 번 이용했다.

내가 느낀 인상을 3줄로 정리하자면,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지 단체식당 분위기.

강릉, 속초 인근의 오래된 콘도 뷔페 인테리어.

지방 3-4성급 호텔 결혼식장 뷔페 수준의 메뉴 구성.


이 정도 느낌이었다.


현실은 절대 이런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부정적이었나? 묻는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아니 솔직히 좋았다.


항상 새로운 메뉴 구성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아이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늘 준비되어 있었다. 퀄리티의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매 끼니 소, 돼지, 닭고기구이를 먹을 수 있고, 허접하긴 하지만 나름 흉내 낸 한국식 쌀밥, 국, 밑반찬 등이 디폴트 구성이었다. 그 밖에 샐러드와 과일, 디저트, 음료, 커피, 맥주 등 메뉴 구성과 개수로만 보면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아이들은 같은 뷔페를 여러 번 가더라도 고기, 계란프라이, 베이커리 등 그때그때 꽂히는 메뉴가 다르다. 본인만의 메뉴 선호도가 생긴 6세 아이의 경우 이렇게 커다란 뷔페에 방목해 두면 십중팔구 젤리나 자극적인 케이크, 과일 등을 집어 오려고 한다. 나는 평소 아이들의 음식통제(?)를 깐깐하게 하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만큼은 예외였다. 아이와 함께 뷔페 곳곳을 돌아다니며 메뉴를 탐색하고 직접 선택한 메뉴를 접시에 담아 자리에서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물론 그런 경험은 한국에서도 할 수 있지만,

수학여행 대식당 분위기의 뷔페에서의 느낌은 달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스카이라이트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이었다. 모두 하나같이 아이들에게 밝고 따듯하게 대한다. 식사와 동시에 Let's Speak English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고, 꼭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직원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에너지와 표정이 밝고 적극적이다.



덕분에 나의 마음은 많이 편하고 즐거웠다.

아이도 아직도 괌에서 갔던 뷔페에 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어른 관점에서 보면 스카이라이트 뷔페는 음식 퀄리티와 낡은 분위기, 복잡도 등 불편한 부분들이 꽤 있는 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대식당 뷔페에서 즐기는 만찬이 꽤나 즐거울 것 같다. 적어도 평소 단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제한적으로 먹고 있는 내 아이 입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HANAGI & BISTRO


하나기와 비스트로는 경쟁률이 치열한 곳이다.

나는 철두철미한 아내의 준비성 덕분에

두 곳 모두 원하는 일정에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나마 공홈의 이미지와 실제 느낌이 비슷한 곳
이런 서양사람 한 명도 없고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보면 된다.


홋카이도 라멘이나 스카이라이트만 가다가

이런 곳을 가는 날은 왠지 양말도 좀 신고 

머리에 뭐라도 발라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ep.1에서도 적었지만

하나기는 수영복 차림으로 입장이 불가하다.

옷에 물기가 있어서도 안된다.

비스트로도 마찬가지다.




'수영장으로 먹고사는 리조트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입장이 안된다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딱히 대단하게 고급스럽거나 깐깐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은 아니었다. 아마 대부분의 손님들이 아이를 동반한 한국인 가족들이어서 가격대에 비해 더 편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골드카드에 포함)


다만 주문받는 서버와 안내하는 직원 등,
서비스 퀄리티의 차이는 확연히 느껴졌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BISTRO는 자체적인 서비스 교육을 하는 게 분명할 정도로 모든 서버들이 친절하게 응대하고 항상 웃고 있었다.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스카이라이트에서 경험한 놀이에 가까운 친절함과는 사뭇 다른, 매너와 존중에서 나오는 품격 있는 서비스 같은 느낌. 홋카이도와 하나기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육체와 감정노동이 될 수 있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게 좋아 보였고

다른 레스토랑과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아이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6세 아이 관점을 빙의해 보자면..

메뉴상으로는 다른 곳과 크게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HANAGI에서 주문한 키즈메뉴는 함박스테이크+밥.
-BISTRO에서 주문한 키즈메뉴는 햄버거.
-홋카이도 라멘에서는 어린이 라멘과 볶음밥.
-스카이라이트는 원하는 무엇이든 드셔보세요.


오히려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식사 시간 내내 앉아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극 E 성향을 가진 아들의 경우는

직원들에게 "Hello, Hello" 인사할 때마다

친절한 미소와 표정으로 돌아오는 응답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나 아이들과 괌 PIC 리조트를 계획 중인 상황에서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다.


엄마아빠 기준에서 음식의 맛과 퀄을 중요시한다면

체크인 직후 하나기 석식(세트메뉴),  

비스트로 예약을 반드시 하시길.


두 곳 예약에 성공했다면 나머지 식사에 대해서는 엄마아빠의 기대치를 많이 내려놓고 스카이라이트에서 아이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본 게시글은 스카이라이트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작성되었습니다.


라고 덧붙이고 싶은데.. 진실된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임을 밝히며.


그리운 PIC.. 언제 또 가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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