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은 내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의미하지 않는다.
소명은 내가 들어야 할 내면의 부름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말하기에 앞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말해 주는 내 인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만 한다.
나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일러 주는 진리와 가치에 귀 기울여야만 한다.
마지못해 따르는 삶의 기준이 아니라,
진정한 내 인생을 살기 위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기준 말이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파커 J. 파머 -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속에서 일어난 소란을 잠재우기 힘들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걸까? 내 안에서 일어난 의문들은 마음속 작은 균열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어쩌면 마흔이 힘든 건, 이제는 내 안의 소리에 답해야 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외적인 것에 치우쳐 살아온 날들을 꾸짖듯, 마흔의 열병은 집요하게 나를 뒤흔든다.
나는 언제까지 내면의 소리를 외면한 채 희생을 강요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자신을 견고한 감옥 안에 가뒀는지도 모른다. 현재의 모습이 원하던 모습이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분노했다.
마흔은 그동안 억눌린 내 안의 외침을 무시할 수 없는 나이다. 지금껏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당당한 척 살아왔다면 그 시간에 비례해 솟구치는 내면의 목소리는 강렬해진다. 마흔은 우리에게 진실과 마주 설 것을 요구한다. 더는 숨길 수도, 도망갈 곳도 없는 벼랑 끝에 우리를 몰아넣고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려준다.
내 안의 목소리는 내게 주문한다. 깨어나라. 그리고 네 신성한 의무를 다하라. 그것은 당신이 진정으로 인생을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이뤄야 할 소명일 수 있다. 언제까지나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마음에 없는 길을 가고 있다면, 결국 당신은 스스로를 읺게 될 것이다. 그 소리는 희망이니, 끈질기게 당신에게 외치는 그 소리에 귀 기울여라. 다행히 그 소리가 희미하게라도 들린다면 그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 나는 의심하게 됐다. 내면에서 들리는 그 소리는 신의 소리가 아닐까. 내게 강요하진 않지만, 결국 나중엔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하는 냉험한 목소리 말이다.
마흔이여, 이제 우리가 답할 때다.
우리의 내면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