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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욱 Apr 16. 2023

백문이불여일견?

두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하는 경우

애쉬 실험.


사람들이 모였다. 시각의 예민한을 조사하는 심리학 실험에 자원한 사람들이다. 8명으로 이루어진 이 집단은 평범한 강의실로 안내를 받는다. 잠시 후 교수가 강의실로 들어온다. 솔로몬 애쉬(Solomon Asch) 교수다.


교수는 자신이 키가 작아서 그런다며 자원자들에게 강의실 뒤로 가서 2열로 앉아주길 정중히 부탁한다. 자리가 재배열되는 순간 실제로 실험의  대상이 된  사람은 두 번 째줄 가운데 앉게 된다. 사실 나머지 7명은 실험의 조력자들이다. 실제 시험에 참여하는 사람은  한 사람이다.


교수는 왼쪽 카드에서 선 하나를 보여준 다음 오른쪽 카드의 선들 중 길이가 같은 선이 몇 번인지 묻는다. 그리고 앞줄 끝에서부터 한 사람씩 답하게 한다. 첫 번째 시도에서 모든 참여자가 쉽게 답을 맞혔다. 두 번째 문제도 어렵지 않았다.


왼쪽 선과 길이가 같은 선 고르기.

문제는 세 번째에 있다. 하지만 특별히 더 어려운 것도 아니고 누가 보아도 3번일 수밖에 없다.   

그림을 본 첫 번째 참여자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1번이라고 답한다. 그러자 우리의 주인공(피실험자) 놀라서 그림을 다시 본다. 그리고 집중해서 선 길이를 비교한다.  


그 사이 두 번째 사람이 역시 1번이라고 답한다. 세 번째, 네 번째,… 모두 한결같이 답을 1번이라고 주장하고 어느덧 우리의 주인공이 답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그의 답을 기다리고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은 ‘저 사람들이 모두 한결같이 1번이라고 말하는 거지? 내가 보기엔 3번인데. 아마 내 눈이 이상한 게 틀림없어’. 그리고 그 역시 1번이라고 말한다.


이런 일은 이 한 번만이 아니었다. 모두 18번을 시험했는데 12번에서 만장일치로 틀린 답을 내놓았다. 피실험자는 자기의 눈으로 직접 보았지만 66%에서 집단의 의견을 따랐다.


실험 후 애쉬교수는 피실험자에게 물었다.


“자신의 판단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답한 경우는 몇 번인가요?”


“아마 4분의 1이나 3분의 1쯤일걸요… 대부분의 경우 확신이 들지 않았어요. 결정이 어려웠어요. 게다가 몇 번은 정말 답을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가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결정을 어렵게 만든 것은 그림이 아니라 '집단의 압력'이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은 이 사람처럼 100% 동조하진 않지만 동조 비율은 놀랍다. 오답을 내놓는 집단 없이 혼자 판단하는 경우에는 95% 정답을 맞히는 사람들이지만 오답을 내놓는 집단 안에 두면 4분 1만이 흔들리지 않고 정답을 말했다. 피실험자 대부분은 100%는 아니라도 3분의 1 정도의 비율로 집단의 압력에 굴복했다.


애쉬 교수가 피실험자에게 나중에 '집단 압력'에 대한 실험이었다고 실험의 의도를 알려주자 피실험자 대부분은 자신이 남을 따라 했다는 사실(집단 압력에 굴복한 사실)을 고백했다.  어떤 이는 자신의 '판단'렸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내가 어딘가 잘못된 것 같아 당황스러웠어요”

“나랑 다른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 틀림없이 내가 틀린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이 남들을 린 답을 내놓았다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했다.


애쉬 교수의 이 실험은 전혀 모호하지 않은 것을 본다 해도, 그리고 개인적인 이익이나 보복의 가능성이 없다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집단에 동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사물을 관찰하는  '지각'조차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중에 fMRI가 나오자  집단 압력에 대한 조 실험을 해보았다. 놀랍게도 동조하는 경우에는 두정엽피질에 변화가 생겼. 이것은 파실험자가 자신이 본 것을 왜곡해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길이가 비슷하게 만든 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도체


하지만 동조하지 않는 경우에는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두려움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이것은 집단과 립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다.


옳은 답을 내놓고 집단에서 고립될 것인가? 아니면 내 지각을 바꾸어 길이가 같은 것으로 안식하고 집단에 동참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 실험으로 우리는 인간의 지각이 얼마나 쉽게 바뀔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길이 정도는 쉽게 바꿀 수 있다. 지각이라는 것이 정대로 절대적이 아니고 우리 뇌의 작용으로 쉽게 왜곡된다는 것이다.  


참고 문헌

<상식파괴자/그레고리 번스 지음/김정미 옮김/ 비즈니스맵/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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