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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Kim Oct 20. 2018

처음 이란에 가는 당신을 위한 생존정보 총정리

입국, 교통, 숙소, 식사

* 표시된 금액은 모두 1달러당 13만 5천 리알(2018.9.14. 당시) 기준.      


   

1. 입국

- 비자

여행자보험을 들어야만 받을 수 있다. 한국 여행자보험에선 이란을 취급하지 않는 곳이 많기에 미리 가입하고 가도 쓸모없을 수 있다. 현지 여행자보험 16달러, 비자 60달러다.


여행자보험 가입 - 비자 대기표 수령 - 요금 납부 - 여권 납부 - 여권·비자 수령 등 모든 과정을 끝내는 데 1시간 넘게 걸렸다. 밤 10시 반 도착 비행기였고 비자 받으러 갔을 때 20명 정도 대기 중이었다. 사람들을 통솔하는 남자 직원이 돌아다니며, 위압적으로 추궁하듯 질문하는 편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자.


도착비자 대신 미리 비자를 받고 갈 수 있으나 절차가 복잡하고 주한이란대사관을 2번 들러야 한다.     


비자를 받기 위해 이란 공무원 님을 기다리는 한낱 여행자들


- 환전과 화폐

미국의 경제제재 재개로 리알 가치가 폭락했다. 공식 환율(1달러당 4만 리알)과 시장 환율(1달러당 14~16만 리알)의 차이가 크다. 공항이나 공식 환전소에선 시장 환율로 돈을 바꿔주며 길거리 환전상만 공식 환율로 후려치려 한다.


공식적으로 리알을 쓰나 화폐 금액이 너무 크다보니 실생활에선 토만을 쓴다. 자체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는 셈. 10리알=1토만이며 특별한 언급이 없거나 리알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 토만을 가리킨다고 보면 된다. 아래 그래프에 적힌 금액도 토만으로 표시된 금액이다.


(본배스트(시장 환율): https://www.bonbast.com/

 XE(공식 환율): https://www.xe.com/currencycharts/?from=USD&to=IRR)     



- 유심

공항에 이란셀MCI 부스가 있다. MCI 기준, 유심+데이터 800MB(1주일)에 25만 리알(2천원)이었다. 어플을 통해 데이터를 충전하거나 기한을 늘릴 수 있으며, 3GB 충전하는 데 16만 리알(1500원)이었다.


길거리 매장에서 충전할 경우 2배 이상 비싸니 호텔·호스텔 안내원이나 친절해 보이는 현지인에게 도움을 청하자. 테헤란 지하철 역에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는 유심 판매부스가 있다.     



- 공항~시내 이동

공항 철도(8호선): 1시간 20분 간격으로 배치돼 있다. 한 번에 시내로 갈 수 없으며 1호선으로 갈아탄 뒤 한참을 더 가야 한다.


공식 홈페이지엔 새벽 2시 40분까지 운행한다고 나와있지만 실제론 밤 8시에 타고 공항으로 복귀하려 했을 때 이미 운행이 끝난 상태였다. 불확실한 정보가 많기 때문에 이란을 처음 가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테헤란 공항철도 사이트: https://www.tehran-airport.com/metro.php)



공항 택시: 목적지 상관없이 시내까지 85만 리알(7천원)이다. 공항 밖으로 나가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공식 점포가 크게 있다. 거기서 연결해주는 택시기사를 따라가자.    



2. 교통

- 지하철


테헤란: '테헤란 메트로' 어플(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fardad.android.metro)을 사용하면 테헤란 지하철 노선도를 깔끔하게 볼 수 있다.

구글 지도 위에 표시된 노선도도 있으니 활용하기 아주 좋다. 지하철은 목적지와 상관없이 1번 타는 데 1만 리알(80원)이다. 열차 양쪽 끝에 여성 전용 칸이 있다. 역 안에 공용 화장실은 없지만, 다급한 얼굴로 역무원에게 화장실을 물으면 직원 화장실을 안내해줄 것이다. 



이스파한: 일회용 표 대신 무조건 전용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발급받는 데 3만 리알이며, 2만 리알이 충전돼 있어 총 5만 리알(400원)이다. 요금은 거리에 따라 다르며 보통 6천 리알(50원)이 빠졌다.


배차 간격이 약 10분으로 좀 긴 편이며 인터넷상 영문 역 이름과 실제 역 이름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Soffeh역 → Defae Moghaddas역). 구글 맵엔 역 위치가 안 나와 있는 경우도 있고 위치가 살짝 다른 경우도 있으니 참고해 두자.


역 이름이 현지에 가면 다른 게 몇 개 있다



- 스냅(Snapp)

이란의 우버 같은 어플로, 택시요금보다 훨씬 싸고 흥정할 필요 없어 일단 쓸 수 있게 되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처음 시작할 때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해, 현지 유심을 살 때 내 번호가 무엇인지 점원에게 꼭 물어보자. 웬만한 시내에선 20초 안에 잡히며 운전자가 어디쯤 있는지 볼 수 있고 운전자가 도착하면 알림이 뜬다.


영어 버전으로 쓸 수 있으나 차 번호는 페르시아 숫자로 뜨기 때문에(애초에 차 번호판이 페르시아 숫자로 쓰여져 있음) 이란 가기 전 페르시아 숫자를 외워두자


대부분의 차량은 에어컨을 켜지 않고 창문을 연 채로 운전하며, 종종 음악을 크게 틀고 운전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스냅 기사가 외국인을 보면 최소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보며 영어실력이 괜찮은 기사는 이것저것 물어보는 경우가 많으니 적당히 답해주자     


- 택시

보통 스냅 요금의 2~4배를 부르는 편이다. 스냅으로 8만 리알(600원) 나오는 길을 30만(2500원) 부르는 식. 꼭 스냅을 쓰지 않더라도 스냅으로 요금을 확인해두면 흥정할 때 도움이 된다.


역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는 대부분 합승 택시이며 사람이 꽉 찰 때까지 출발하지 않는다. 뒷 좌석 3명을 모두 채우는 편이며 웬만해선 합승택시를 권하지 않는다. 합승택시는 직진만 하며 옆으로 빠져야 하는 목적지를 말할 경우 제일 가까운 대로변에 세워준다. 대신 요금이 상당히 저렴(15분 이동했을 때 2만 리알)하니 돈 아끼고 싶을 때 써보자. 


- 버스

구글맵이나 맵스미 등 어떤 지도를 사용하더라도 어느 버스를 타야 하는지 그 버스가 어디까지 가는지 알 수 없다. 요금은 1.1만 리알(80원)이며 경험 삼아 타보는 것 외엔 추천하지 않는다.        


  


3. 숙소

- 예약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기존의 호텔 포털로는 거의 검색되지 않는다. 당연히 에어비앤비도 검색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호스텔월드'(https://www.korean.hostelworld.com/)로만 검색되며 그마저도 얼마 검색되지 않는다.     



국제금융거래가 막혀 있어 선불결제는 불가능하며, 개별 홈페이지나 이메일로 예약을 한 후 현장에서 결제한다. 몇몇 숙소는 비행기표 사본 같은 걸 보내달라 하면서 노쇼를 막으려 하나, 대부분의 숙소는 별다른 절차 없이 예약이 완료된다.     


각 도시의 숙소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호스텔 이란'(http://hostelsiniran.com/)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도시마다 금액별 숙소가 정리돼 있고 방별 요금이 표시돼 있어 예산에 맞춰 예약하기 좋다. 다만 요금이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실제 갔을 땐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그 외의 방법은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평점 순으로 숙소를 확인하거나 구글 맵으로 주위의 hotel, hostel을 검색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평은 확인하기 편하지만 금액을 알기 어려워 일일이 숙소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야 한다.          




4. 식사

집에서 먹는 문화가 발달해 있어 식당이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도 배 채울 만한 식당은 어디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말자     


이슬람교 특성상 술과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다. 돼지고기 대용으로 닭고기와 양고기를 많이 먹으며 어느 정도 급이 되는 식당은 대부분 양고기 케밥을 판다. 뼈가 있는 양고기 케밥의 경우 40만~65만(3~5천원) 리알 수준이었다.     



아침은 대부분 전통 빵에 잼이나 버터를 발라먹는 편이다. 빵은 도톰하고 질긴 ‘바르바리’, 얇고 쫄깃한 ‘넌’을 주로 먹는다. 이란 정부가 복지 차원에서 밀가루에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이란에서 파는 빵은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패스트푸드가 발달해 길거리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햄버거나 치킨, 피자 파는 곳은 늘 찾을 수 있다. 맛은 대부분 좋지 않으니 적당히 때워야 할 때만 가자. 이란 현지식을 먹고 싶을 경우 주변 현지인에게 추천 받아 가보자. 대부분 신 맛이 강하며 라임을 자주 뿌려 먹는다. 



신라면이나 그 외 한국음식을 꼭 가져가길 권한다. 음식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은 한정돼 있다. 한국에서 이란이 멀리 있고 땅이 큰 특성상 대부분의 이란 여행이 1주일은 넘기 마련이라 현지에서 먹는 음식은 금세 질린다. 한인마트는 테헤란밖에 없고 그 한인마트를 찾기 위해서 또 숱한 검색을 하고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




5. 도시 간 이동

- 이동 시간

여행자가 많이 가는 이스파한, 시라즈, 야즈드 모두 최소 4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테헤란~이스파한 6시간 반, 이스파한~야즈드 4시간 반, 이스파한~시라즈 6시간 반 정도다.


멋지고 신기한 건 잠깐이다. 몇 시간이고 이런 풍경을 봐야 한다


짧은 시간에 여러 도시를 보겠다고 한 도시를 1~2일 머무르고 다른 도시를 가는 짓은 하지 말자. VIP 버스를 탄다 해도 장거리 이동은 상당한 체력을 빼먹는다. 특히 이란 휴게소 음식은 부실함의 끝판왕이라 이동한 당일은 체력이 충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긴 이동시간+부실한 음식 콤보로 이란의 장거리 이동은 체력을 넘어 더 깊숙한 기력과 의지를 갉아먹는다. 여행지를 돌아보느라 힘든 것과 다르다. 부디 각 도시 간 이동은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둬야 중간에 퍼지지 않는다. 땅이 넓어 1~2주는 머무르는 이란 여행 특성상 더욱 그렇다.



- 버스 터미널 선택

최대한 큰 터미널로 가자. 테헤란이나 이스파한 같은 대도시는 2~3개의 버스 터미널이 있고 각각 규모 차이가 꽤 있다. 한국처럼 다 비슷한 수준이겠지 하고 가까운 터미널을 갔다간 전체 여정이 어그러질 가능성도 있다.


베야기 터미널(Beyhaghi Terminal)이 테헤란 도심에 있고 규모도 꽤 큰 편이지만, 정작 현지인은 남부 터미널을 더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터미널이 작을수록 갈 수 있는 도시가 한정되고 배차 간격도 늘어진다. 이란 장거리 버스는 현지인도 상당히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당일 현장예매할 경우 좌석이 없을 가능성도 크다. 


시라즈, 야즈드 같이 규모가 작은 도시는 차편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 시라즈는 여행자에게 유명한 도시지만 의외로 가는 차편은 많지 않다. 오히려 여행자는 잘 모르지만 현지인은 자주 오가는 다른 도시 차편이 더 많았다. 


카베 터미널에 가자. 시라즈와 가까운 남쪽에 있고 리뷰가 많다는 이유로 소페 터미널을 택했다가 폭망했다


이스파한의 소페 터미널(Soffeh Terminal)의 경우 시라즈 가는 차편이 매진돼 야즈드행으로 일정을 급하게 바꿔야 했고, 이마저도 이스파한의 더 큰 터미널인 카베 터미널(Kaveh Terminal)을 경유해 시간을 불필요하게 허비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강릉 가는 버스를 탔는데 서울경부터미널을 들렀다 강릉에 간 꼴이다.


여행 가기 전 충분히 버스 터미널을 검색하고 잘 모르겠다면 목적지로 가는 차편이 어느 터미널에 많은지 현지인에게 물어보자.



- 버스 예매

한국은 예매 창구 한 곳에서 모든 버스를 예매할 수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 버스회사가 난립해 각자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며 표를 사기 위해선 해당 버스회사 부스로 가야 한다. 중앙에 있는 전체 모니터로 버스 스케줄을 보고 내게 맞는 일정의 버스회사 이름을 확인한 후 일일이 돌아다니며 그 회사 창구를 찾는 식이다.


처음 버스 터미널에 가면 그야말로 대혼란, 카오스, 멘붕..


그러다 보니 내 스케줄에 맞는 버스 표를 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분을 넘기 쉬우며, 현지인을 통해 인터넷 예매를 했더라도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는 게 좋다. 버스를 타는 곳은 대부분 해당 버스회사 창구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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