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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lySocks Mar 12. 2016

Mustaine

The Heavy Metal Memoir 그리고 Megadeth 

사둔지 꽤 되었지만 한참동안 읽지 못했던 Dave Mustaine의 자서전을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Mustaine - The Heavy Metal Memoir


이 책은 그가 남캘리포니아에서 한 실패한 은행원과 독일계 여인의 세번째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학대와 가정불화, 아버지의 추격을 피한 끊임없는 가족의 도피부터 Heavy Metal Kid이자 마약상, 동시에 마약중독자로 시작한 청소년시절, Panic의 활동과 해산, Lars Ulrich와의 만남, 메탈리카Metallica의 출범과 활동, 전격적 해고와 방황, 메가데스Megadeth의 등장과 성공...그의 굴곡 많았던 왜곡된 인생의 역정을 담담하게 기술한 책입니다.

내 청춘의 영웅이었던 한 기타리스트...분노와 질시에 가득찬 듯 한 그의 보컬과 폭풍같았던 리프와 솔로에 전율했던 한 Metal Kid로서 읽으면서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 즉 유년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은 여러 이야기가 있으나 주로, 70년대와 80년대의 자유분방(좋게 말하면...)한 서부 미국에서 마리화나, 코카인, 헤로인, 그루피와 방탕한 섹스..무분별한 음주와 이어지는 마약흡입의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ㅎㅎㅎ  물론 음악적 영감과 그들의 의기투합...천재적인 재능과 연습에 따른 걸작의 탄생과 성공 들의 이야기도 함께 이어집니다만, 이 책 자체가 데이브의 인생굴곡과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알콜과 약물중독에 관한 이야기가 좀 더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이 책은 한글로 번역이 안될겁니다. 정말 19금 이상의 저질 저속한 야설이 되거나, 아니면 원작의 느낌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번역본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그들의 1집부터 Cryptic Writings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가장 절정을 구가하던 시절의 Megadeth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정말 한번 읽어볼 만한 자서전입니다. 그리고 영문 위키피디아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이 자서전의 내용을 기반으로 요약하여 작성된 것 같습니다. 아래층에서 베이스연습을 하던 미성년자 소년 데이빗 엘레프슨David Ellefson과의 만남이라든가, 메탈리카로부터의 해고, 쫓겨나서 뉴욕에서 LA에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우연히 발견한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의 선거 팜플렛의 문구 ""The arsenal of megadeath can't be rid no matter what the peace treaties come to."가 바로 이들의 밴드명이자 주로 사용되는 단어의 원천이라든가 뭐 그런 내용 말입니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만, 머스테인의 음악적, 그리고 개인적 인생을 관통하는 화두는 바로 Metallica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배신감과 아픔, 열등감과 소외감 등이 복잡하게 얽힌 그런 트라우마가 바로 그의 인생을 좌지우지했음을 이 책은 여러 곳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에필로그에서는 결국 2008년인가 메탈리카가 록앤롤 명예의 전당Rock'n Roll Hall of Fame에 입성할 때의 에피소드, 즉 초대는 했지만 무대에는 올라오지 않는 조건에 대하여 결국 다른 투어와의 중복된 일정 등을 이유로 조용히 거절한 사건 등을 그의 시각으로 차분히 설명합니다. 뭐 결국, 이 책에 따르면 결국 Lars Ulrich가 나쁜놈! 이렇게 됩니다. 하다 못해 Some Kind of Monster의 유명한 장면, 즉, 멤버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대화에서 과거의 억울함, 서운함과 아픔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장면도...영화촬영이 이루어진다는 점도 알리지 않고 초대를 하였고, 촬영 후 머스테인의 승낙 없이 머스테인이 출연한 장면을 사용하지 못하기로 약정이 되었음에도 명시적인 승낙 없이 DVD가 release되었다는 점 등...만약 사실이라면 분통이 터질 법한 에피소드가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물론, 사실 저쪽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는 법이지요 ㅎㅎ


중간에 지금의 와이프인 Pam과의 연애, 결혼, Justis 와 Electra Mustaine의 탄생 등에 관한 이야기 나올때는 좀 지루합니다. ㅎㅎㅎ 이봐요. 난 이런 가족적인 이야기를 볼라고 이 책을 산게 아니라고! ㅎㅎ

그러다가 결국 나중에 가면 이게 말입니다. 신앙 고백 간증서로 바뀝니다..ㅠㅠ 

2000년도 이후 다시 들어간 La Hacienda의 마약중독치료 재활 시설에서의 사고로 팔의 신경을 다쳐 기타리스트로서의 생명이 끊길 뻔 하고 이에 따른 정신적 충격과 방황, 가정불화와 별거, 접근금지명령...시련과 고난 속에서 이 아저씨는 결국 텍사스 어느 사막 한가운데에서 밤에 모닥불 피워놓고 삶에 대해 고민하다가 구원을 받았다 뭐 이런 스토리로 전개됩니다. 그 이후 인생관의 변화, 마약과 음주벽으로부터의 해방 등등..행복한 가정과 음악적인 재기....

뭐 좋은데요..내 영웅은 꼭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ㅠㅠ


이 책의 말미가 되면 2004년의 활동재개, 그들의 11집까지의 발매, 데이빗 엘레프슨과의 불화 및 소송사건...그리고 화해 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책의 최신판이 출간된 것은 2010년이지만, 사실 이 책이 2010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후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었던 2009년에 이들은 헐리우드 팔라디움 Hollywood Palladium에서 Rust in Peace 25주년 기념으로 전곡을 연주하는 콘서트를 열었고, 저는 그 현장에서 지켜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Marty Friedman은 없었지만, 불화의 끝에서 돌아온 데이브 엘레프슨의 복귀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앨범은 나중에 정규 라이브앨범으로 발매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이 한국에서 열었던 3번의 공연을 모두 가서 보았지만, 제 기억으로는 이 헐리우드에서의 공연이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때부터 이미 머스테인 형님은 살짝 고음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Big 4 공연이 있었습니다. 2011년도에는 Metallica의 30주년 기념 특집 fanfare 공연에 직접 출연하여 초기 작품을 협연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화면 참조

그리고 최근에 발표한 Dystopia 앨범은 전작의 평범성을 뛰어 넘는 수작으로 평가를 받습니다만, 작년에 있었던 브라질 공연에서는 차마 보기 힘들 만큼 고음을 힘들어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민망하여 차마 링크를 가져올 수 가 없음...)

역시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다...뭐 이런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결국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싸우고 미워하고 감정이 상하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은가 봅니다. 결국 시간은 아픔과 갈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멋집니다. 나의 영웅. 당신 때문에 중고딩에서 대학생을 지나 어른이 되어가는 많은 시간 동안 수 많은 카타르시스와 해방감과 열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신앙간증은 너무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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