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릴 시간을 어떻게 만들까. 일하다 갑갑할 때 10분이라도 나가 뛸 수 있으면 좋을텐데. 직장에 운동복을 들고갈까?
이 생각을 오늘 실천으로 옮겼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 좋았다. 도심의 빌딩숲을 달리는 일도 무척 즐겁구나!
오늘처럼 오전에 나와서 밤 12시까지 야근을 하는 날이면 몸이 퉁퉁 부어 올리브처럼 되는 느낌이다. 좀 뛰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직장 근처를 뛰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퇴근길을 헤쳐다니면 부끄러울 것 같았는데 막상 나가니 아무렇지 않았다. (지난주 큰맘 먹고 산 무선이어폰은 좋은 친구! 이제 길 줄을 줄줄 감아매고 뛰지 않아도 된다, 야호!)
서울시청에서 남대문시장까지 갔다가 신세계백화점과 한국은행을 돌아 다시 시청으로, 3km를 뛰는데 25분이 걸렸다.
뛰고 있으면 발이야말로 얼마나 좋은 교통수단인지 깨닫게 된다. 어쨌든 걸을 때보다는 훨씬 빨라서 꽤 먼 거리를 쑥쑥 간다. 한편 시간은 참 더디게 간다. (아직도 10분밖에 안 뛰었다고?) 바꿔 생각하면 1시간이란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인가 싶기도 하고.
숭례문을 지나 남대문시장 가는 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적당히 섞여 다채로웠다. 신세계백화점 앞 분수를 돌면서는 '광장은 비둘기들 것이구나' 했다. (광장은 누구 것인가, 지난달 이런 기사도 썼는데...ㅎㅎ) 관광객이 흩뿌린 과자부스러기 널린 돌바닥 광장을 지나고 얼마 안 돼 잔디깔린 서울광장이 나타났다. 철따라 잔디가 심어진 흙뭉치를 깔았다 걷었다 반복 하는 곳. 푸르러 좋지만 꼭 그렇게 해야할까?
후다닥 씻을 곳을 찾아 체력단련장엘 처음 가 보았다.아는 사람을 만나면 싫을 것 같아 시도조차 않았는데 어리석었구나, 너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