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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한 Feb 23. 2021

의지박약이어도 괜찮아

의지와 성실함의 문제가 아니다.


너는 뭐, 성실한 거 하나는 끝내주지


항상 무엇을 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제게 던지는 말입니다. 주변의 평가처럼 저 또한 모든 순간을(20대를 제외한, 아니 20대도 공부가 아닌 유흥에 나름대로 온 힘을 쏟았다면 쏟았겠네요) 진지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삶의 흔적을 들추어보니, 하다만 것 투성입니다. 첼로, 농구, 식습관 등 개인적인 일들은 물론, 사업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부분을 조정하거나 그만두었죠. 


성실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것들을 달성하지 못한 일이 빈번했다는 말입니다. 





성과를 올리는 인간형이란 없다


피터 드러커는 저서 자기경영노트를 통해 예일대 크리스 아지리스 교수가 발표한 성공적인 경영자의 10개 특징인 '좌절에 대한 높은 인내성', '성실함', '동료집단에의 몰입 등'에 맞서며, 목표 달성 능력이 매우 높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아지리스 교수가 주장하는 성격적 특성을 지니지 못했다고 반론합니다.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실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끈기와 근면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실행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는 것이죠. 즉, 성실함과 성과의 여부는 별개의 것입니다.





실행 능력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하나의 습관이다... 그리고 실행 능력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다. 구구단을 익힐 때처럼, 실행 능력을 몸에 익혀야 한다. 다시 말해 '6x6=36'이 무의식적이고 조건반사적으로 확실히 몸에 밸 때까지 지겹도록 반복해야 한다.  -자기경영노트 p.26

 


과를 올리는 능력은 타고난 성품에서 기인한 것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누구나 체득할 수 있는 습관이죠. 그러나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는 많은 사람이 새로운 습관을 기르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입니다. 매년 초, 대부분의 사람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곧잘 실패합니다. 


그리고 실패하게 되면 "동기부여가 안돼서", "내가 원래 의지박약이야", "내가 원래 그렇지"라는 말로 상황을 애써 회피하거나 자신을 자책하곤 하죠.





습관은 의지가 아닌 시스템이다


과학적 연구는 의지력이 근육과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하루 종일 뛸 수 없듯이, 의지력 또한 하루 종일 유지되지 않습니다. 동기의 정도는 밀물과 썰물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는데, 스탠퍼드대 비제이 포그 교수는 이 원리를 동기파동(Motivation Wave)이라고 정의하고 설명해요.




동기부여 없이 가능한 단위가 어디일지 가늠해보자



위의 그래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힌트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일들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쪼개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50개의 팔굽혀펴기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5개의 팔굽혀펴기로 시작하는 것이죠. 


저 또한 대학교 시절부터 불과 작년까지 러닝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지금껏 가장 오래 유지한 기간이 고작 4주입니다. 그렇게 마음에 스크래치만 남겼던 러닝에 대한 몇 번의 쓴 경험이 있었죠. 놀라운 것은, 올해부터 러닝에서 스텝핑(계단 오르내리기)으로 방법과 기준치를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습관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러닝의 경우 옷을 갈아입고 문을 나서야 하는 심리적 허들과 한번 나서면 최소 40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또 다른 심리적 압박감이 있는 반면, 스텝핑의 경우 출근하며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환경, 그리고 5분이면 과업이 완수되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이제 더는 의지박약이라는 덫에 빠지지 마세요. 절대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니 밑에 제가 제시하는 방법을 하나씩 따라 해 보시고 작은 습관부터 하나씩 형성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Step 1. 습관 적기 

내가 무엇을 하는지 기록하세요. 일주일의 기간 동안 아주 작은 행동까지도 샅샅이 적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지켜지지 않는 습관과 지연행동을 보이는 습관이 뚜렷하게 보일 거예요. 



Step 2. 습관 쪼개기 

지켜지지 않는 습관은 내가 관심은 없지만 해야만 하는 것일 경우가 크죠. 따라서 동기부여 없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분씩 명상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하루에 2분으로 줄여보세요. 내가 부담이 안 가는 적정시간을 파악하고 그 지점부터 실행하는 것이 습관의 시작입니다.



Step 3. 습관 쌓기
매일 1%씩 늘려가세요. 시간이든 횟수든 1%씩 점진적으로 쌓아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매일 같은 습관을 지키는 기간이 늘수록 뇌의 신경세포가 더욱 견고하게 연결됩니다. 그 의미는 동기파동의 저점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매일 늘려가다 지키는 데 어려움이 느껴진다면 일주일 동안 같은 레벨을 유지해주세요. 


  

Tip. 환경 바꾸기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할 수 없거나 영감을 받는 환경을 형성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러닝 → 스텝핑의 사례에서 보듯이 준비 시간의 허들을 낮출 수 있는 유사 종목으로의 전환도 고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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