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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자 Jun 21. 2024

영혼의 셀프진단은 췌장암 같아

초기 증상 없는 영혼의 병

환자는 자신을 환자라고 하지 않


큰 병이라고 할 수 있는 암과 같은 질병은 섣부르게 셀프진단을 하지 않지만, 감기는 주로 셀프진단을 한다. 의사에게 가서 이렇게 말한다.


"감기인가요?"


이미 셀프진단을 한 상태이다.


증상이 있을 때, 아플 때, 증상을 검색하고 병명과 치료법 등을 찾아 헤맨다. 사실 안다고 해도 딱히 방법은 많이 없다. 병원에 가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자가진단키트가 부족할 때, 현재 상태가 코로나인지 감기인지 구별하기 위해 많은 검색을 한다. 하지만 보건소나 병원에 가야만  확정된다.


아플 때, 검색을 하고, 셀프진단을 하고, 병원을 간다.

영혼의 병처럼 나타난 고통의 순간에는 어떤가


영혼의 병은 어떤가


영혼의 병은 췌장암과 같다. 초기 증상이 없어서 발견하기 어렵다. 스티브잡스는 췌장암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당시 스티브잡스는 미국 시가총액 1위 애플의 수장이었다. 그가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는 사람이었으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56세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요즘 교회를 다니다가 안 나오는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있다. "가나안성도"


그런데 정작 가나안성도는 자신을 가나안성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단어조차 모른다.


열심을 내고 사랑하던 교회를 여러 이유들과 상황으로 인해서. 고통스럽게 떠난 사람들


우리는 신앙의 방황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가나안성도로 불리는 사람들은 영적인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특별한 소속이 없는 무적(無敵)의 그리스도인들은 초기증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영적인 고통에 시달린다.


배는 고프지만 밥은 먹고 싶지 않고, 목은 마르지만 물은 먹고 싶지 않다. 예배는 드리고 싶지만 교회는 가기가 싫다.


이러한 초기 증상은 배가 고프다고 느끼고, 목이 마르다고 느끼고, 여전히 하나님에 대한 갈증과 갈급함을 느끼고 있는 자신에 대해 신앙이 살아있다는 셀프진단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영혼에게 가끔 듣는 찬양, 가끔 유튜브에 찾은 설교들, 신앙의 도움을 주는 어플들을 설치하는 행동들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영적인 물을 주고 있다는 위안을 삼는다.


물을 많이 준 식물은 뿌리가 썩어서 죽는다.


 식물을 잘못 키우는 사람들은 식물에 있는 팻말에 쓰인 대로 물을 준다. 2주에 한번 1주에 한번 등등...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식물은 곧 죽음을 맞이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흙의 상태를 보고 식물을 상태를 보고 공급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영혼을 셀프 진단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물을 많이 준 식물이 뿌리가 썩어서 죽는 것처럼 영혼이 병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잠언에는 이렇게 말한다.

잠언 27:17.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공동체가 없이 영혼에 주는 좋은 찬양과 좋은 말씀들은 그저 물을 많이 준 식물과 같은 상태이다.


많은 검색을 하고, 증상을 알아도 결국 병원에 가야 하는 것처럼, 영혼의 병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하는 기쁨과 찬양, 말씀 속에서 발견되고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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