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도
마음이 뜨겁게 타오른 적은 있었지만
내 몸이 이렇게 뜨거운 적이 있었던 가
입맛이 떨어졌다
입맛 떨어지던 사람은 있었어도
입맛이 떨어지기는 얼마만인지
수분 빠진 퀭한 얼굴
기름진 머리카락
사흘 동안 씻지 못하고
고열에 뒹군 침대엔 땀내가 난다
거울을 본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대의 모습으로
내가 서 있다
죽이라도 살까 해서 집을 나섰다
추웠다
겨울이었구나
한 걸음 옮기는데 천근
두 걸음 옮기는데 만근
돌아오는 길
한 손에 꼭 쥐고있는 소고기 죽을 보며
순간 고열같은 슬픔이 차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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