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고객가치 창출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영업 또는 마케팅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가치’라는 단어이다. 가치라는 단어 앞에 주체인 ‘고객’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고객가치’가 되고, 기업이 ‘고객 가치’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고객은 만족하게 되며, 사업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라는 쉬운(?) 공식이 수립된다.
이렇게 쉬운(?) 공식이 있는데, 사업이, 마케팅이, 영업이 쉽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핵심 단어들을 꼼꼼하게 정의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큰 의미의 단어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하면서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서는 내가 정의하는 행복은 어떻게 구성되며, 어떤 행복했던 사례가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감정이 ‘기쁨’, ‘즐거움’, ‘여유’ 등과 같이 행복을 추구하는 다른 구체적인 단어들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비로소 행복이라는 것에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냥 막연히 나는 행복하고 싶어라는 생각으로는 행복을 이루기 쉽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가치’라는 이야기로 돌아가서 가치는 매우 넓은 의미의 단어이다. 그래서 가치 역시 구성요소, 사례, 연관된 단어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제대로 된 가치를 알아낼 수 있다. 그러면 가치라는 단어와 연결되고 자주 쓰이는 연관 단어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찾아보고 하나하나 따져 보자. 그리고 이 단어들을 배열하고 연결하면 고객 가치를 알아내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고객가치와 연관된 6개의 주요 keyword
고객가치 발굴, 고객가치 제안, 고객가치 확산, 고객가치 창출, 고객가치 유지, 고객가치 확대
★ 고객
기업과 영업이 찾아야 하는 가치는 ‘고객의 가치’이다. 자사가 ‘이것은 가치입니다’라고 고객에게 가치를 주장하지만, 고객에게 이익이 되지 않은 것은 결국 최종의 ‘고객가치’가 아니다. 그래서 가치의 주체는 영업이나 협력사가 아니라, 바로 ‘고객’이다.
'남자에게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와 같은 광고의 카피처럼 많은 영업사원들이 한 번쯤은 해본 말이 있을 것이다. '왜 고객은 이 상품의 가치를 몰라주지?' '이렇게 좋은 서비스인데 고객은 왜 모를까?' 마케팅이 잘안되서어 많이 안 알려져 있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경우는 고객에게 가치로 와 닿지 않아서 이다.
생각보다 많은 영업사원들이 고객을 만나는 순간 자신의 제품의 스펙과 우수성에 대하여 준비해온 멘트를 줄줄이 나열한다. 이후에 고객의 반응이 시큰둥하면 바로 영업은 회사로 돌아와서 위와 같은 멘트를 동료들과 상사에게 푸념하듯 늘어놓는다. 이유는 명확하다. 고객에게 영업이 제안한 가치가 이익으로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치와 연계된 핵심 단어는 ‘고객’이다.
1. 발굴
고객은 어떤 가치를 원할까?라는 고민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을 '고객 가치 발굴'이라고 한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완전한 고객 가치가 아니며 영업의 입장에서 고객에게 제안할 가치를 찾아낸 것이다. 가치 발굴을 위해서 고객사의 홈페이지를 꼼꼼히 보기도 하며, 고객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사의 상품기획 의도와 시장의 요구 등으로부터 예상되는 고객 가치를 발굴한다.
그래서 발굴한 고객가치를 고객에게 제안하고 설득은 하되, 주장하면 안 된다. 고객에게 가치로 느껴지지 않으면 주장은 고객에게 영업사원의 혼잣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2. 제안
예상되는 가치를 발굴한 후 B2B 영업은 고객을 방문하여 가치를 제안한다. PPT를 준비하고 때로는 이해를 돕기 위하여 mock up(시제품)을 만들어 고객과 미팅을 진행한다. 제안 단계에서 고객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면 앞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발굴한 예상 가치가 고객에게 와 닿지 않았거나, 또는 프레젠테이션 실력의 부족, 자료의 미흡 등 때문일 수 있다.
제안 단계에서는 영업사원의 스킬이 필요하다. 앞에서 B2B 영업에서 화술과 스킬은 고객의 감정을 흔드는 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B2B 영업에서 스킬이 필요한 부분은 '가치 제안'을 할 때이다.
3. 확산
고객은 개인 <조직 <기업의 level로 나누어진다 했다. 영업이 만나서 제안하는 고객사의 담당자는 한 명의 개인이다. 고객사의 담당자는 동료와 상사, 그리고 개발, 제조 등의 다른 조직으로 영업이 제안한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영업이 만난 사람이 구매 담당자라면 상세한 기술에 대해서는 개발팀의 담당자만큼 알지 못하며, 개발 담당자라면 가격이나, 수량 등에 대한 디테일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영업이 제안한 가치는 고객의 기업 내부에서 확인과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조직 내로 확산되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이 발굴한 가치는 고객가치로 구체화되어 나간다.
4. 창출
영업이 발굴하고 제안한 고객 가치는 고객이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완전하지 않은 가치이다. 고객의 이익으로 인정받았을 때 비로소 가치가 되며, 이 순간 고객 가치가 '창출' 된 것이다. 고객사 내에서 각 이권이 다른 조직과 개인이 자신의 가치로 활용할 수 있을 때 바로 고객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영업이 제안한 가격이 고객 구매담당자의 단가인하 목표율에 다 달아야 가치가 된다.
영업이 제안한 성능이 고객 개발 조직이 목표한 성능 이상의 것을 낼 때 가치가 된다.
영업이 제안한 차별화가 고객 마케팅 조직이 소비자에게 전달할 가치로 활용할 수 있을 때 가치가 된다.
5. 유지
창출된 가치는 고객이 활용하면서 유지된다. 가치가 유지되면서 영업과 고객은 신뢰가 쌓인다. 가치를 창출할 줄 아는 영업과 협력사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B2B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신뢰가 쌓이면 고객과의 호의적인 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으며, 가장 얻기 어려운 고객의 고급 정보를 얻고 가치를 교환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6. 확대
B2B 비즈니스는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의 고객에게 또 다른 신제품을 제안하거나,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할 수도 있다. 이때 영업은 이미 고객과 지난 가치 창출 과정에서 정보와 신뢰가 쌓여있다.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데 있어서 이전 보다, 그리고 경쟁사보다 고객 깊숙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영역이 확대된 고객 가치를 발굴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를 고객가치 확대 발굴로 정의하겠다.
한상린 교수는 저서 '마켓 센싱에서 성과 측정까지 B2B 마케팅'에서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B2B 영업의 핵심 개념을 다음의 5가지로 정의하였다. 발굴- 제안 - 전달 - 창조 - 유지
이것을 보완 확장하여 나는 B2B 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아래와 같이 6단계 사이클로 정의하겠다.
발굴-제안-확산-창출-유지-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