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여행했던 숙소 2곳을 담은 필름 사진
2022년 11월, 2주간의 무급 휴가를 보냈다. 그중 6일 정도를 제주에서 보냈는데, 오래간만에 혼자서 한 여행이라 열심히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2022년 11월 20일, 사천 공항에서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저녁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공항에서 가까우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숙소를 찾다가 볼수록 제주를 발견했다. 숙소 근처로 예약해 둔 다이닝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볼수록 제주 숙소에 들어와 바로 뻗어자버렸다. 어차피 필름은 저녁에 찍기 어려우니까.. 하면서 발라당.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담기 위해 눈곱도 떼지 않고서 카메라를 들었다.
숙소가 위치한 애월읍의 작은 동네를 산책했는데, 초등학교를 지나가다 교통정리를 하시던 주민분께서 나에게 와이파이를 물어봤다. 너무 당연히 동네 주민처럼 보였던 걸까! 껄껄 아쉽게도 근처에 잡히는 와이파이가 없어서 열심히 설명드렸다. 기습 질문에 막상 초등학교를 못 담았다. 아숩꾼
사실 볼수록 제주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맛있는 조식 때문이었다. 저녁 늦게 도착해서 다음 숙소로 옮기기 전, 첫 아침을 멋지게 시작할 조식! 아쉽게도 필름 카메라로 담기는 실패 했는데, 아이폰 사진으로라도 첨부해 본다.
볼수록 제주를 뒤로하고 남쪽 사계리에 있는 빌라사계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여긴 안 갈 수가 없겠다며(?) 언젠간 꼭 가야지 저장해 두었던 빌라사계. 운이 좋게 룸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처음에 예약했던 Cave 가 아닌 Terrace에서 묵었다. 숙소가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여행의 반을 숙소에서 보냈던 것 같다. 그만큼 필름에도 가~득 담긴 빌라사계의 구석구석!
은은한 파스텔톤 하늘과 빼꼼히 보이는 바다까지. 11월이라 꽤 추었음에도 꾸역꾸역 따뜻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서 멍하니 바라봤던 풍경들이다.
내부는 어둡게 찍은 탓인지 건진 사진이 몇 개 없다. 왠지 그럴 것 같아서 아이폰으로 훨씬 더 많이 찍어두긴 했는데, 카메라에 플래시를 사야 하나 싶기도 하다. 실내도 아름답게 담고 싶어! 큰 거실과 주방, 킹 사이즈 침대가 있는 안방과 특이하게 생긴 침대가 있는 작은 방, 그리고 욕조가 있는 욕실까지.
이대로는 아쉬우니(?) 좀 더 사실적으로 볼 수 있는 아이폰 사진들도 살짝.. 빌라 사계에는 입구에 범상치 않은 BAR 도 있어서 저녁을 한 끼를 여기서 먹었다. 친절한 바텐더분이 잘 챙겨주셔서 바자리에서 수다 떨며 냠냠!
혼자 여행을 해서 그런가, 이번에는 일기도 꽤 열심히 적었다. 그때 적었던 일기 일부를 마지막으로 제주 숙소 소개 끝!
저녁을 먹을 때가 되어서 숙소 근처로 걸어 나왔다가, 갈치조림을 먹으려고 했던 가게가 휴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다시 숙소로 되돌아가야 했다. 고픈 배를 부여잡고 걷다 보니 갑자기 서울이 그리워졌다. 여행 왔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 나는 순간..
철저한 계획을 가볍게 뭉개버리는 돌발 상황은 내가 지금 당연하지 않은 비일상의 시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상기시켜 준다. 여행은 때때로 불안하고 자주 긴장되지만 그게 좋다. 지나치는 모든 것들을 주의하게 되는 예민함과 섬세한 감각이 좋다.
그나저나 뭐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