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양이, 우리의 고양이
저희 가족 멤버 중에는 곧 4살이 되는 "짜장이"라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짜장이는 아메리칸숏헤어 종으로 태비 고양입니다. 아직 4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저희 삶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는 고양씨라 우스개 소리로 저희는 "짜장 아가씨"라고 부릅니다.
짜장이는 제가 박사 1년 차에 저희 집에 임시보호로 오게 되었습니다. 학교 근처 동물단체 봉사에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얼마 지나 급하게 임시보호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짜장이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짜장이는 8주 차로 한 손에 담아서 안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고양이었습니다. 처음 임보를 시작할 때 남편은 걱정 어린 의견을 냈습니다. 이미 싱글 때 구조한 호박이라는 고양이를 기르고 갑작스럽게 잃은 경험이 있는 남편(남편의 핸드폰은 그때의 호박이 사진으로 가득하다)은 임보는 절대 임보로 끝나지 못할 거라고, 우리는 임보 하던 고양이를 절대 보내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남편의 말을 적중했습니다. 저희는 하악질 소리도 내며 동시에 고롱거리는 작은 고양이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음식을 이름으로 붙이면 오래 산다는 속설에 이름도 짜장이라고 붙이게 되었습니다. 짜장이 임보를 시작했을 때는 제가 박사 1년 차를 마치던 즈음이었는데, 그래서 짜장이는 보통 키보드나 노트북 받침대 밑에서 낮잠을 많이 자곤 했습니다.
임보 기간 이후 저희는 짜장이를 정식으로 입양했습니다. 동물 단체에서 임보 기간에 필요한 백신 접종도 다 마치고, 칩도 내장하고, 중성화 수술도 마쳐주었습니다. 짜장이가 집에 온 후, 마치 짜장이가 없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도록 저희는 짜장이가 있는 삶에 적응했습니다.
몸집이 많이 커진 지금도 가끔 본인이 노트북 거치대 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착각해서 엉덩이를 넣어보곤 실망하지만, 이젠 새로운 캣폴과 캣타워에서 낮잠을 잡니다.
언제나 건강하기만을 바랬지만, 박사를 그만두고 LA에서 오렌지카운티로 이사 가서는 짜장이는 요로결석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짜장이의 오줌에 피가 섞여 나와서 혼비백산해서 수술해 줄 있는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는 응급수술이 어렵다고 해서 주위에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겨우겨우 병원을 찾아 수술을 맡기는 마음이 이렇게 두렵고 어려울 줄이야. 다행히 수술 후, 짜장이는 잘 회복했습니다. 아메리칸숏헤어 종에게는 흔한 질병이라고 안내받으면서 결국 일반 사료 말고 urinary so 적용 사료로 전환하였습니다(특별사료를 변경했는데 더 가격이 저렴해진 웃픈일...). 일 년에 한 번씩 혹시 요로결석이 또 발생할까 검진을 받고 있는데, 사료를 교체한 후로는 아직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짜장이의 일과는 먹고, 자고, 잠깐 놀고 친한척하다, 다시 먹고 자고, 화장실을 가는 것이지만, 그 일과는 저희에게 큰 활력소입니다.
짜장이에게 바라는 것은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기를, 오래오래 짜장이에게 세상을 보여 줄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