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iz.chosun.com/policy/politics/2023/04/23/HFQVTCY5ZRBXTAXKWNUQCMOCSY/?outputType=amp
설리 씨가 세상을 떠난 4년 전부터 줄기차게 외쳤던 말들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용어가 바뀐다고 세상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부디 유가족분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라봅니다.
저는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가, 좋은 의도와는 달리, 유가족에게 상처가 될 뿐 아니라, 자살 보도 윤리 강령을 어기는 것에 일조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기구(WHO)의 언론보도 권고안은 헤드라인에 ‘사망’이라 기재하고, 본문에서도 사망의 원인은 가급적 밝히지 않을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기사들은 ‘극단적 선택’이 마치 자살이 아닌것처럼 본문은 물론이고 헤드라인에도 거침없이 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제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설리 씨가 떠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극 후에 제 글과 인터뷰들이 주목을 받는 게 참으로 마음 아프고 죄송스럽습니다. 주목받지 않아도 좋으니 부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난 며칠간 저도 자살로 세상을 떠난 동기 생각에 맘이 많이 아팠어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