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비 Aug 31. 2024

피카소 & 클림트, 그 이상의 프라하 국립 미술관

에곤쉴레, 고갱, 모네... 운동화 착용은 필수!

동유럽 여행의 첫 번째 미술관으로서

'프라하 국립 미술관'을 찾았다.


피카소의 작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프라하 국립 미술관(Trade Fair Palace)

유명도는 덜한 작품들이지만 다른 작가들과 비교되는 피카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이외 체코 작가들을 포함한 명작이 많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작품이 많기에 꼭 추천하는 미술관.



 


Otakar Nejedly - From the Street (1924)

한바탕 비가 내리고 이제 막 석양이 지는 듯한 풍경. 거리에 가로등이 막 켜지기 시작할 때의 시각.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다.

글자가 적힌 저 가게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아래)이 함께 연상되었다.

칸딘스키의 작품이 화려하고 밝은 축제 분위기가 연상된다면

위 작가의 작품은 음울하고 비극적인 분위기가 자아나는 느낌. 

Wassily Kandinsky - la ludwigskirche en Munich





그리고 초입에서부터 만난 클림트 작품.

Gustav Klimpt - The Virgin

'처녀'라는 제목처럼 젊은 여성들을 그린 작품

책으로만 봤을 땐 선의 구분과 색감이 명확해서

붓질도 그렇게 빈틈없이 칠해져 있지 않을까 했었다.

실제로 가까이서 본 작품은 그 붓질의 불규칙성이 보여서 오히려 생생하게 느껴졌다.


클림트는 늘 여성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동시에

그 외의 것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 클림트는 2가지의 여성을 그렸다고 한다.

찬미의 대상인 성녀 or 혐오의 대상으로서의 요부. 여성편력도 대단했다는데..  


그럼에도 그 시기로 갈 수 있다면 클림트에게 한 번쯤은 초상화를 의뢰해보고 싶다. ㅋㅋ




그후 등장한 클림트의 풍경화

물에 비친 풀숲 표현 방식이 신기했다. 거울 같기도 하고. 

콕콕 점을 찍은 나무 부분과 부드럽고 매끄럽게 표현한 수면이 비교되어서 더 흥미롭다.




Max Pirner - Death (1866-1893)

음산하게 '죽음'을 그렸다. 

누군가에게는 죽음이 저렇게 무서운 사신의 모습이겠지

문득, 내가 죽을 때 나는 그 순간을 어떻게 느낄까 궁금해진다.




은은한 촛불빛의 표현에 감탄한 그림.

무채색 배경에 촛불만 붉게 빛나서 더욱 눈이 간다.




Edvard Munch - The Dance on the Shore (1900-1902)

뭉크 작품 영접. 

흐르는 곡선의 붓질과 파스텔 톤의 컬러, 낭만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밝은 파스텔 톤으로 채색된, 춤추는 두 여성 옆에는 검은색의 알 수 없는 형체가 있다.


혹시 이 두 여인은 해가 완전히 떨어진 후

찾아올 운명을 알지 못하고 있는 걸까?

갑자기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 MBTI N의 머릿속.




Wenzel Hablik - Crystal Castle in the Sea (1914)

엘사가 살고 있을 것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의 성이다.

하지만 내부엔 섬뜩한 비밀이 숨어 있을 것만 같은.





Paul Gauguin - The Judgement of Paris (1902)

고갱의 종교화.

역시 개성이 특출난 작가들은 작품에서 정체성이 마구 뿜어져 나온다.

고갱 특유의 원시성이 느껴져서 바로 고갱인가?! 싶었다.




Paul Gauguin - Escape (1902)

그리고 같은 해에 그려진 고갱의 또 다른 그림. 

아마 대중적으로 가장 익숙한 고갱 작품의 느낌은 

이런 '원시적이고 화려한 색감'이지 않나 싶다.


밤인 것 같은데 꽃밭 속에서 둘이 뭐 하는 거야?

했는데 도망치는 중이란다. (그림 제목,,)




현대판 아담과 이브 같은 작품



원래 이렇게 정확하게(?) 그려진,

마냥 화사한 그림은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이 그림은 빛과 풍경이 참 예뻐서 기분이 좋아졌다.




Antonin Waldhauser - Gothic Ruins (1860-1870))

그후 에드거 앨런 포 소설에 나올 법한 스산한 풍경

갑자기 장르 스릴러..




실제로 보면 작품의 크기가 꽤 커서 흡인력이 느껴진다.

그래서 가만히 보다 보면 내 눈앞에 저 달빛이 실제로 은은하게 비추는 것 같았다.




에곤 쉴레의 정물화! 

특유의 치열함이 느껴지는 거친 붓질로 바로 알 수 있었다.

일상적인 풍경도 자기만의 화풍이 있다면 이렇게 개성있게 느껴질 수 있구나.




야수파의 선구자 앙드레 드랭의 작품



그 외 다른 작품들.

Bohumil Kubista - Players (1909)



풍경을 그린 서로 다른 두 방식.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성당을 잠깐 드로잉했는데 넘 어려웠다 ㅎ

화가의 드로잉은 이런거구나,,,




Henri De Toulouse-Lautrec - At the Moulin Rouge (1892)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 

이 시기에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왔는지, 여전히 정말 세련됐다.


툴르주는 광고 포스터도 많이 그렸는데 지금 나온다고 해도 촌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이다.

피카소도 툴루즈 로트렉의 영향을 많이 받아 <아비뇽의 처녀들>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Karel Spillar - In a Cafe (1904)

우측의 여인의 얼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갑자기 나타난 유령 같은.. 심령사진같잖어


명확한 얼굴 묘사에 안정감을 주는 표정의 할아버지 옆에 그려져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한 품은 눈빛으로 여길 쳐다보고 있는 것 같네... 무슨 일이신데요.



 

Emil Orlik - Model (1904)

서양에서 한창 오리엔탈리즘이 유행할 시점이라 그런지, 동양 꽃문양과 일본 탈이 배경에 그려져 있다.

 


Pablo Picasso - Seated Nude

앞 작품과 나란히 놓여진 피카소의 누드화

모델을, 여성을 그리는 두 가지 방식을 한눈에 보여주고자 하는 큐레이터의 의도가 느껴졌다.







Eduard Manet - Portrait of Antonio Proust (1855-1856)

에두아르 마네의 초상화.



Paul Cezanne - Portrait of Joachim Gasquet (1896-1897)

폴 세잔의 초상화. 

중간중간 불완성처럼 페인팅한 부분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



Jan Preisler - Self Portrait (1902-1903)

앞 두 초상화에 비해 작품 매력도는 떨어지지만.. 비교차 넣어보는 작품.

역시 정확한 아름다움보다 개성과 정체성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작품이든, 사람이든.




Vincent van Gogh - Green Wheat Field (1889)

예기치 못하게 만난 고흐의 작품.



Camille Pissarro - Garden in Val Hermeil, Claude Monet - Two Woman among the Flowers

이 또한 두 인상파 화가의 표현법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서 재밌었다. 큐레이터의 의도에 박수를,,


카미유 피사로는 넓은 전경을 자주 그리는 것 같다. 그리고 모네보다 더 정확하게 사물을 표현한 느낌.


나는 꽃과 두 여인에 포커스 되어, 그 순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모네의 작품이 더 마음에 든다.



Vaclav Spala - Hungarian Landscape (1918)

고흐, 모네, 피사로의 풍경화와 전혀 다른 

입체파 형식의 풍경화 





그리고 이곳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술가.

Jan Zrzavy - Suffering

Jan Zrzavy라는 생존(?)해계신 체코 작가의 그림.

주로 인간의 내면을 그리시는 것 같은데 몽환적인 표현방식이 신선했다.


 

Jan Zrzavy - Meditation

이 또한 인상 깊었던 작품. 명상하면서 피어오르는 생각, 느낌, 영감 등을 나무로 표현하다니.

실제로 이런 느낌이지 않았나, 공감이 많이 됐다.



Jan Zrzavy - Melancholy

Jan Zrzavy의 또 다른 작품

깊은 고민과 함께 밝게 빛나는 촛불, 빛나는 머리에서 느껴지는 고뇌.

새삼 생각하는 거지만 이런 일상 속의 순간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 참 놀랍다.




Paul Klee - Tropical Forest

파울클레의 작품도 한 개 있었다.

파울클레는 스페인 기사를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됐는데 현대 초상화가로 정말 유명한 작가였다.


단순 도형들을 모자이크처럼 배치하고 다채로운 색감을 자주 사용했는데 말기에는 아동화가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이 작품의 색감은 좀 어두운 편)




이외 인상 깊은 작품들

Otakar Mrkvicka - Night Walkers
Alois Wachsman - Portrait of Josef Fric (1919)




Andre Derain - Still Life with a Jug (1913)

앙드레 드랭의 정물화


Maurice de Vlaminck - Still Life with Red Eggs

어두운 느낌의 정물화. 왠지 퇴폐적인 분위기,,,



Josef Sima - Portrait of Louise-Denise Germain (1925)



호안 미로의 작품 발견!





애기 눈빛이 무섭다. 오펀 천사의 비밀 같아..



친구가 나랑 닮았다고 한 조각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 모음 마무리 ㅋㅋ

작품이 정말 많아서 솔직히 좀 힘들었다....





미술관에 바람이 솔솔 부는 카페가 있었다!

푸르른 하늘 밑에 알록달록 프라하 건물들도 잘 보여서 정말 행복한 한때였다....


너무 심심해서 앞에 있는 사람들을 끄적끄적 그려봤다. 인물화는 재밌는데, 순간을 포착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살아 움직이는 것을(?) 제대로 그려보는 건 처음이라 나름 뿌듯했다 ㅎ



12일 동유럽 여행, 첫번째 미술관 방문기 마무리!


작가의 이전글 달빛이 내리는 숲, 강선미 작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