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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비 May 13. 2023

현대미술사를 항해하다,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피카소부터 앤디워홀까지, 삼성역 마이아트뮤지엄에서 만난 원작들

여러 가지 전시 기획전이 넘치는 요즘, 정말 기억에 남는 전시회를 보고 왔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린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3월 24일 (금) ~ 8월 27일 (일)까지 진행되기에 아직 기간도 넉넉하니 더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전시.

원래 내부 촬영이 불가했다가 4월 이후로 허용이 된 것 같던데, 몇 장의 사진과 함께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금번 전시는 독일의 루드비히 미술관과 협업한 전시로, 피카소를 비롯한 다수의 현대미술 원작들을 볼 수 있다.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이라고 축약한 제목이 정직하다 싶을 만큼, 피카소가 중심은 아니지만 그만큼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전체 흐름을 살펴보기에 좋다.





원래는 안 됐지만 지금은 내부 사진 촬영 가능!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무음 카메라 활용하기!




1. 청기사파

1909년에 뮌헨신미술가협회의 화가들이 만든 그룹으로, 바실리 칸딘스키가 첫 협회전을 개최했다.
'청기사파' 이름의 유래는 단순한데, 다른 주축 인물인 프란츠 마르크가 좋아하는 '말馬'과 칸딘스키가 좋아하는 기사 모티프, 둘 다 공통으로 좋아하는 '파란색'이라는 3가지 요소를 합친 것이라 한다.
케테 콜비츠 <애도 (Lament)>
바실리 칸딘스키 <흰 붓자국>

청기사파는 색채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낭만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특히 칸딘스키에게 청색이란 물질주의에 대항하는 정신성을 상징한다. 다양한 색상 위에 흰 붓자국을 한 획 얹은 작품, 칸딘스키에게 흰색은 어떤 의미였을까?




2. 절대주의 (Suprematism)

절대주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대표 예술가인 카지미르 말레비치 (Kazimir Malevich)에 의해 주창되었다. 기하학적 도형을 활용한 추상주의로, 이 화파의 작가들은 비대상적/비재현적인 감각 및 지각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겼다.
카지미르 말레비치 <슈프리무스 38번>
카지미르 말레비치 <슈프리무스 38번>

말레비치의 <슈프리무스 38번> 또한 각기 다른 크기의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작품을 보자마자 음악의 운율을 담은 '음표'의 형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고 큰 도형들의 조합을 보면서 역동적인 음악이 머릿속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달까. 오죽하면 실제 '슈프리무스 38번'이라는 곡이 있나 찾아보았다...! (없었지만 그럴듯해..)


그림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역동적인 음악이 느껴져서 한참을 보고 있던 작품. 순수한 감각을 표현하고자 한 말레비치의 의도가 성공한 게 아닐까.



3. 입체파 (Cubism)

1908년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가 창시한 입체파는 20세기 초 서구 미술의 혁명을 이끌었다.
원근법을 포기하면서, 사물의 서로 다른 측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조르주 브라크 <유리병, 레몬, 과일 그릇>

폴 세잔의 입체적 화풍이 함께 떠오르는 조르주 브라크의 작품.

피카소만큼 대중적으로 유명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피카소와 함께 입체파 시작의 주요 인물로 꼽힌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알제리 여인>

반가웠던 모딜리아니의 그림. 항상 여성의 목, 얼굴을 특유의 화풍으로 길쭉하게 그리는데 그 특징이 참 우아해 보인다.


파블로 피카소  <작업실>

그리고 피카소의 작품, '작업실'


보자마자 '피카소구나! ' 싶은 작품이었다. 특유의, 조각난 형상임에도 본질을 드러내고 있는 화풍, 그 어떤 그림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 한 때 피카소에 푹 빠져 있었던 나 자신으로 다시 돌아온 순간이었다.


파블로 피카소  <아티초크를 든 여인>

작업실보다 더 큰 스케일의 <아티초크를 든 여인>

피카소는 1936년 스페인 내전부터 1945년의 세계대전까지 전쟁을 표현한 어두운 그림을 자주 그렸다.

이 작품도 그러한 작품 중 하나인데, 그림 속 여인은 황폐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 손에 전쟁 무기를 들고 있다.


피카소의 다른 대표작인 <게르니카>와 같이, 피카소는 전쟁 현장보다 그 뒤 서민들의 참혹함을 묘사한다.

스페인에서 <게르니카> 원작을 보았을 때, 그 그림에서 느껴지는 비통함과 처참함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물이 났었다. 특히 공포에 질린 소의 눈망울에 발걸음 떼지 못했던 기억. 다시 한번 게르니카가 보고 싶었다.




4. 앵포르멜 (Art Informal)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회화 운동으로, 'informal'이라는 이름에 맞게 기존의 형식을 깨부순 예술이다. 즉흥적인 자유와 직관적/격정적인 표현을 중요시하였으며, 대표 작가로 잭슨 폴록과 볼스가 있다.
잭슨 폴록 <흑과 백 15번>

잭슨 폴록의 작품을 보면, 그 액션의 리듬감과 역동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붓질의 휘감김에 담긴 작가의 감정과 에너지가 참 좋다. 무언가 자유로움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에른스트 빌헬름 나이 <장밋빛 리듬 안에서>

역시 자유로운 붓질과 거침없는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칼 오토괴츠 <1955년 3월 6일의 그림>

붓질도 붓질이지만, 노랑-검정의 색 조화가 세련됐던 작품


한스 울만  <새>

단순하지만 정말 '새'같아서 놀라움에 찍은 작품. 현대미술의 매력은 이런 게 아닐까.




5. 팝아트 (Pop Art)

196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불거진 예술 운동.
고급화된 예술을 비꼬며, 신문의 만화, 상업디자인, 영화 스틸컷, TV 등 대중문화와 서브컬쳐의 매스 미디어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대표 작가로 재스퍼 존스, 라우센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워홀, 올덴버그 등이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타카타카>
재스퍼 존스 <0에서 9까지>
앤디워홀 <브릴로 박스>




6. 미니멀리즘 (Minimalism)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시각예술에서 출발하여 음악, 건축, 패션, 철학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운동. 예술적인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 / 사물의 본질만을 표현할 때 진정한 '리얼리티'가 구현된다는 개념이다.

본래 예술 운동으로 시작되었으나, 현재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만큼 일종의 '문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루치오 폰타나 <공간 개념 : 기대>

정말 인상 깊었던 작품. 칼질(?) 몇 번으로 1차원적 이미지가 입체적 느낌을 줄 수 있다니.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생각이다.


블링키 <팔레르모 방위1>

색감 조화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




독일 현대미술과 새로운 경향
페터 헤르만 <부지(불타는 드레스덴)>

불길과 그 현장의 참혹함이 너무 잘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던 작품.






역시나 '마이아트뮤지엄'이다 싶었던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지금까지 '호안미로전', '앙리 마티스전' 등 여러 가지 전시를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관람했는데, 인스타스러운(?) 미술관 명과 달리 전시의 퀄리티가 정말 좋다. 최근에 다녀온 DDP의 '데이비드 호크니전'처럼... 특정 유명 작가의 이름을 활용한 페이크(?)도 덜하고 유명 작가의 원작을 많이 들여오는 편인 것 같다.


언젠가 이런 미술관에서 나의 업을 살려 홍보 마케팅 일을 해볼 수 있을까. 차근차근 꿈을 그려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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