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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Mar 04. 2022

새벽독서 이후 달라진 것들(부작용은 식욕대폭발^^)

새벽독서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일주일이 되었다. 몸이 안 좋아서 주말에 쉰 것을 빼면 사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일 년도 아니고,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내 삶에 찾아온 변화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나는 원래 부지런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주위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바지런한 사람은 아니다. 스스로가 포장한 면도 없지 않다(음하하~ 역시 난 계산적인 여자다^^) 그런데 사실 열심히 사는 건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아니어서 새벽 기상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탁탁 막히거나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느닷없이 하고 싶어져서 새벽독서를 시작했는데, 결론적으로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한마디로 새벽독서 일주일 차 새린이의 느낀점쯤으로 해두자. 

첫째, 독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나는 보통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잔뜩 빌려오는데, 다 읽지도 못 하고 반납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서관이 코앞에 있는 것도 아니고, 차로 십 분 거리에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하루에 한 시간뿐이지만 오롯이 집중해서 책을 읽다 보니 진도가 빨리 나간다. 블로그에 책 리뷰를 자주 쓸 수 있어서 좋다. 요즘 북적북적이라는 앱도 사용하는데, 책 목록이 정리되니 내가 읽은 책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둘째, 많은 시간을 선물받았다. 

다섯 시에 일어나 남편과 딸아이 아침을 챙겨놓고  다섯 시 반부터 여섯 시 반까지 책을 읽고 나서는 집안일을 하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그 시간들이 참 좋다. 어제는 운동을 무려 네 시간 반이나 했다. 물론 시간이 많아졌다고 해서 하루에 계획한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제처럼 남편이 보는 <소년심판>을 옆에서 잠깐 봤다가 그 몰입감에 끝까지 다 몰아쳐서 보는 바람에 할 일을 못 하기도 했지만, 예전처럼 '나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은 없다.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참 좋다. 

셋째, 조용한 새벽의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은은한 새벽 감성이 돋는 이 시간이 좋다. 나랑 참 잘 맞는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좀 안정이 되면 책을 읽고 나서 글을 쓰는 루틴을 만들려고 한다. 무언가를 생각하기에도 좋은 시간이라 이 시간이 소중하기만 하다. 

넷째, 독서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새벽독서 모임을 함께 하시는 분과 어떤 책을 읽는지 공유하는데, 그분의 독서 깊이는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기는 하다. 예전에도 늘 고전만 읽으셨고, 지금은 얼마 전 완역이 끝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계신다. 지금 당장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자꾸 보다보면 언젠가는 내 마음속에 고전이 꽂힐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는 지금의 내 책 읽기도 사랑한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아침을 일곱 시에 먹다 보니 하루 종일 너무 많이 먹는다. 정말 요즘 식욕대폭발이다. 아마도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므로 몸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이다. ^^

며칠 더 해보고 아침 루틴을 좀 더 짱짱하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침에 신문을 읽는 것처럼 인터넷 신문과 매거진을 보는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나 이러다 너무 열심히 사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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