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두막바리스타 Feb 13. 2016

"아이야, 너다운,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해거라"

“아빠 고마워요. 나다운 것을 알려주셔서”

첫째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딸의 친구를 데리고 ‘아이엠스타 극장판’을 보러 강변 CGV로 이른 아침부터 향했습니다.      


사랑스런 우리 두 꼬마 공주님은 아이돌스타를 만나러가고, 저는 둘째, 아들과 함께 쿵푸팬더 3를 보러 상영관으로 입장했죠.     

 사실 아무런 기대 없이 딸이 영화 보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팬더를 만나러 갔지만 상영관을 나올 때에는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에 대해서 큰 가르침을 가슴에 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말 다시 해봐요 "너처럼?" 바로 그거에요!" "나처럼 쿵푸를 할 수 있다고요?" 

"아니요! 모두 나처럼 될 수 없어요!"   “나다운 것!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면 되는 거에요!!!” 

     

쿵푸팬더 포의 목소리가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용의 전사 쿵푸팬더 ‘포’의 기를 빼앗고, 팬더 마을을 무너뜨리기 위해 찾아오는 ‘카이’를 막아내기 위해 ‘포’는 팬더들에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달란트를 가지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훈련하도록 합니다.     


제기차기를 잘하는 어린 팬더들에게 만두를 발로 차는 연습을 시키고 폭약을 발로차서 공격하는 것을 즐기며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상대방을 껴안는 것을 좋아하고 안는 힘이 강한 팬더의 강점을 살려 나무를 가슴으로 안는 힘을 더욱 기르기 위한 훈련을 시킵니다.        


구르기를 잘하는 팬더들은 언덕 위에서 쏜살같이 내려와 카이와 그의 졸개들을 공격할 수 있도록 가르쳤고, 리본으로 춤추며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전달하던 예쁜 팬더의 손엔 쌍절곤을 들려줘 흔들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포’ 사부는 모든 팬더들이 일률적으로 쿵푸를 배우게 하지 않고, 팬더 개개인들이 잘 할 수 있는 각자의 강점자원과 행복하게 즐기며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 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합니다.    

  

저녁을 먹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 보다,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동물학교 이야기가 떠올랐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리뷰할 때 중요한 구절과 페이지를 메모하라고 하는 가봅니다.)    


모~~~오~~~든!!! 것을 잘해야 하기 보다는...


교육학자 리브스(Reebes)의 《동물학교》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동물들이 함께 모여 사는 마을에 학교가 생겼습니다. 동물들은 달리기, 오르기, 날기, 수영 등으로 짜인 교과목을 채택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동물학교에서는 행정을 간편하게 위해서 모든 동물들이 똑같은 과목을 수강하도록 했습니다.      


오리는 수영을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수영을 잘했습니다. 날기도 잘했죠. 하지만 달리기의 성적은 최하점이었습니다. 오리는 방과 후 달리기 과외를 받아야 했고, 달리기 훈련에 열중하다보니 오리의 물갈퀴는 닿았고 약해졌으며 그 때문에 주종목이었던 수영도 평균으로 떨어졌습니다.      


달리기를 가장 잘했던 토끼는 물에 들어가면 숨을 쉴 수 없기에 수영을 배우다 신경증에 걸렸습니다.  

    

다람쥐는 오르기 과목에는 수준급의 성적을 냈지만 날기가 문제였습니다. 다람쥐는 결국 날기 과목을 패스하지 못해 좌절감에 빠졌습니다.      


날기에서 모든 동물들에게 주목을 받던 독수리는 달리기, 오르기, 수영 등 다른 수업 시간에는 아예 참석도 하지 않았죠. 결국 독수리는 학교에서 문제학생으로 낙인되었습니다.      


결국 수영을 잘하고 달리기와 오르기, 날기는 약간 할 수 있었던 뱀장어가 높은 점수를 받아 대표가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쿵푸팬더 3와 동물학교 이야기를 통해 오늘도 아빠는 다짐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딸과 아들아...


아빠, 엄마는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우리가 이루지 못한 꿈의 대리자로, 우리의 아바타로 너희를 키우지 않도록 노력하마.     


서연이, 재훈이다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너희가 가진 재능과 달란트, 강점자원을 함께 발견하여, 그것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응원할게”     

쿵푸팬더의 포가 아빠에게 고백했던 그 말, “아빠 고마워요 팬더다운 것을 알려주셔서”


이 말을 2030년 어느 날,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서 들을 수 있길 바라며...     

2016. 2. 13. 오두막바리스타 - 

매거진의 이전글 ‘따뜻한 거실에 내리는 2월의 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