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호프먼, 하워드 슐츠 /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 에피소드 21
성우: 그간 게임쇼가 단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던 실리콘밸리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라이어스 클럽(Liars Club)에 오신 여러분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1976년도 게임 쇼 버전의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입니다. 사회자는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입니다!!
리드 호프먼: 모두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오, 감사해요! 라이어스 클럽의 규칙은 1970년대 이래로 바뀐 적은 없지만, 유튜브에서라도 재방송을 본 사람이 없다는 걸 가정해서, 다시 한번 이 게임을 여러분들께 상기시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게스트 세 분이 나옵니다. 그들은 각기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테고요. 하지만 오로지 단 한 명만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맞히면 됩니다. 게임 규칙은 이게 다죠.
오늘 출연하는 게스트들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팟캐스트 출연진이기도 합니다. 라이벌 구도를 이룬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비즈니스 워스]의 데이비드 브라운이 나오셨고요. 사람들이 좀처럼 얘기하지 않는 주제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전해주는 [죽음, 섹스, 그리고 돈]의 안나 세일. 마지막으로, 역사적인 사건과 대중의 삶을 연결시켜 탐구하는 팟캐스트인 [더 스레드]에 나오는 분이시죠. 션 브라스웰을 소개합니다.
자, 청취자 여러분, 이제 주의 깊게 들어주세요. 세 분들께서 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과 관련된 일화를 언급할 텐데요. 그 가운데 오로지 한 명만이 역사적인 진실을 말할 겁니다. 나머지 두 분은 거짓말을 할 테고요.
만일 답을 확신한다면, 지금 나오는 소리가 나중에 한번 더 나올 예정인데요. 그때 답을 트위터 계정인 @masterofscale에게 트윗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트윗을 보낸다면 아마도 여러분들은 "보너스 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너스 상"은 과연 무엇일까요?
성우: 언트 아이다(Aunt Ida)에서 집주인을 위한 완벽한 은그릇 셀렉션을 내놓았습니다. 커피 서비스, 펀치 볼(음료의 일종인 펀치를 담는 용기) 세트, 샴페인 쿨러, 그리고 칩 앤 딥(chip and dip) 쟁반을 위에 놓을 수 있는 대형 쟁반까지 함께 드립니다. 이 모든 은그릇 셀렉션은 다 언트 아이다 제조 상품입니다. 자, 다시 리드 호프먼 씨, 다시 나와 주세요.
리드 호프먼: 첫 번째 게스트인 데이비드 브라운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그는 요새 뜨는 팟캐스트, [비즈니스 워즈]에 출연 중입니다.
데이비드 브라운: 그루폰(Groupon) 시절의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그루폰 기억하시죠? 제 생각은, 지금 미국에서 그루폰이 약간 맛이 간 상태이긴 하지만, 2011년도에는 좀 달랐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회사는 어떻게 성장을 해야 하는지,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모멘텀을 통해 어떤 이득을 취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었답니다. 답은 꽤 명백해 보였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큰 매력을 풍기는 곳은 바로 중국이었습니다.
그루폰 측은 재빠르게 움직였지만, 경영진은 그렇게 빨리 중국 문화에 녹아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현지 파트너인 '위챗(WeChat)'을 빨리 포섭했죠. 위챗은 "디지털 빨간 돈주머니"라는 캠페인을 펼치라고 그루폰 경영진에 조언을 했었습니다. 중국의 어르신들이 자손 및 아이들에게 명절을 맞아 돈이 담긴 빨간 봉투를 주는 풍습을 디지털화하자는 얘기였습니다.
이러한 캠페인에 발맞춰, 그들은 얼마나 많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위챗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지를 초점 두었습니다. 정확한 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실제로 가입을 한 사람에게는 100위안이 담긴 봉투를 준 게 확실합니다. 미국 돈으로는 아마 10달러 정도 되겠죠. 문제는 무엇이었나면, 캠페인을 실시하자마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등록한 나머지, 위챗 플랫폼이 자주 충돌이 되었다는 거죠.
하지만 제대로 업데이트가 된 뒤로부터 운영이 잘 이뤄지자, 이 캠페인은 위대한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현지 중국인들도 인정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캠페인은 중국에서 연례 이벤트로 여겨졌습니다. 매년 설날이 다가올 때마다 "디지털 빨간 돈주머니" 캠페인이 열렸습니다. 미국에서는 약간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에서 거둔 대성공 때문에, 그루폰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로 바라볼 수 있다고 봅니다. 제 얘기를 믿어 주셔도 됩니다.
리드 호프먼: 와우, 대단합니다, 데이비드. 캠페인이 워낙 잘 돼서 위챗을 망가뜨리기 직전까지 갔군요. 자, 다음은 두 번째 게스트인 안나 세일입니다. 세일은 [죽음, 섹스, 그리고 돈]이라는 팟캐스트의 진행자이고요.
안나 세일: 중국발 우버(Uber)의 전설적인 성장 이야기를 언급하겠습니다. 그들은 중국 시장이 위대한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했던 점은, 여러 중국 도시들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자가용을 소유하는 비율은 급격히 적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우버에 대항하는 현지 기업들과 자국 정부 간의 유착 관계였어요.
기실, 중국 기업들은 데이비드가 앞서 언급한 단체 메시지 플랫폼인 위챗과 연계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그들은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서비스를 쉽고 값싸게 내놓을 수 있었죠. 그래서 우버는 현지 업체들과 대등하게 겨루고자 2016년도에 SNS 겸 채팅 플랫폼을 중국에서 선보였습니다. 이 플랫폼의 이름은 '유 보 베이(you bo bei)'였고, 10만 명에 육박한 드라이버들에게 이 플랫폼을 사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우버가 위챗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중국 정부는 유 보 베이를 강제로 폐쇄했습니다. 1년 도 안 돼서, 우버는 백기를 흔들었고, 중국에서 빠져나왔죠.
리드 호프먼: 이런! 역시 중국 정부와 맞서서 이긴다는 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군요. 알겠습니다. 자, 그러면 세 번째 게스트인 [더 스레드]의 션 브라스웰을 모셔보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주실 건가요?
션 브라스웰: 전 CEO 겸 현 이사회 의장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이끄는 스타벅스의 중국 진출 이야기를 한번 얘기해 볼게요. 호프먼, 당신도 잘 알고 있겠지만요, 중국은 차를 마시는 문화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초기에 가파른 오르막길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죠. 그들은 현지서 높은 이직률과 매출 약화로 인해 악전고투하면서 약 10년 정도를 버텼습니다. 이런 결과는 스타벅스 입장에서 꽤 곤혹스러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기업은 직원들을 언제나 신경 쓰고 있다는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극적인 변화는 스타벅스가 '중국인 부모들은 자식들의 커리어 선택에 있어 남다른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관행을 포착하고 난 뒤에 나타났습니다. 이 기업은 즉각적으로 직원들과 그들의 부모까지 건강보험 제공을 확대했습니다. 아마도 이건 매우 뜻밖의 조치일 텐데요, 연차 주주총회에 직원들의 부모를 초청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해서 스타벅스 직원들의 근속기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고객 유치 과정에서 폭포 효과(cascading effect)가 나타났답니다.
리드 호프먼: 자, 그렇다면 누가 실화를 얘기하는 걸까요? 그리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masterofscale 계정으로 트윗을 5초 안에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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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호프먼: 이제 정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더 스레드]의 션 브라스웰이 스타벅스의 중국 진출 관련된 진짜 일화를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나머지 두 분의 이야기는 100% 거짓말이 아닙니다. 그루폰은 중국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서구적인 방식 대부분을 취했습니다만, 위챗과 함께하는 '디지털 빨간 돈주머니' 캠페인을 펼친 적은 없었습니다. 시장에 진입한 지 몇 개월도 안 돼서, 그루폰은 중국 사무소를 폐쇄했고요.
그렇다면 우버는 어떨까요?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습니다. 우버는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자 SNS를 제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기업은 현지 업체들과 경쟁도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결국 2016년에 '우버 차이나'를 그 사람들에게 매각했습니다.
지금까지 라이어스 클럽을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리드 호프먼: 모든 형세를 제쳐두고,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성공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매장을 3,200 군데를 열었고, 지금도 15시간마다 새로운 곳을 하나씩 오픈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 성공의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자식들의 커리어 선정에 있어 부모의 중추적인 역할을 재빠르게 인지한 것이었다. 자사 직원들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까지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한 조치 이후로, 스타벅스의 직원 근속기간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 스타벅스의 조치는 합리적으로 보여도, 서구 입장에서는 직관적이지 않는 조치라며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시너지를 오래전에 발견했는데, 직원들의 행복과 애사심에 집중한다는 기업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스타벅스의 복리 후생 계획은 처음에는 사치스럽게 보일 수 있었겠만, 중국에서는 그렇게 실제로 함으로써 지금 엄청난 보상을 받고 있다.
모든 성공적인 기업들은 그저 매출에만 머물지 않고, 그것 이상으로 규모를 확장시킨다. 그로 인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한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까지 하는 단계로 회사를 점차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이는 당신의 비즈니스의 성장에 있어 당신이 창의적이면서도 자본의 중요성까지 꿰뚫고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리드 호프먼: 나는 리드 호프먼이고, 링크드인(Linkedin)의 공동창업자이자 그레이락(Greylock)의 투자자이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는 이 팟캐스트의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나는 당신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단계까지 비즈니스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당신의 비즈니스 성장에 있어 창의적이면서도 재정적 중요성까지 동시에 꿰뚫는 사람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당신의 비즈니스가 확장을 거듭할수록,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삶에 맞닿게 된다. 당신이 직원들, 고객들, 그리고 공동체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비즈니스의 상황에 따라서 사람들의 기분, 상호작용의 질, 미래에 대한 관점까지 영향을 준다. 좋든, 나쁘든 당신은 세상을 디자인할 기회를 마주한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애정에 가까운(touchy-feely) 염려는 당신이 비즈니스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한정 지으면 오산이다. 전략적으로 공고히 여길수록, 그것은 비즈니스의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과 비슷해진다. "나는 좋은 사람이라서 우리 회사는 좋은 일을 할 거야."라고 말하지 말자. "내가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은 무엇일까? 그것이 궁극적으로 나의 핵심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 게 우선이다.
당신의 영향력을 보다 확장시키려면, 비즈니스에 비추는 관점 그대로 당신은 이것에 대해서 더욱 혁신적이어야만 한다.
매일 발버둥 치면서 분투를 거듭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아마도 이런 개념을 '나중을 위한 선의의 아이디어'라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일단 회사의 규모를 키운 다음에 생각해 볼 여지라고 판단 내린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고의 확장성 있는 기업가들은 창업 첫날부터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다고 나는 말하련다.
이런 고민에 대해서 하워드 슐츠와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는 성장에 따른 엄청난 도전과제들과 씨름을 하면서도 사회적 영향과 관련된 의문점들을 스스로 탐구했었기 때문이다. 창업자로서, 전직 CEO로서, 그리고 현재는 스타벅스 이사회의 의장으로서, 그의 궁금증은 이런 것이다. "전국에 있는 수천 개의 커피 판매 매장을 통해서 이웃 공동체에 애정 어린 영향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약 25만 명에 가까운 스타벅스 직원들이 긍정적으로, 꾸준히 애사심을 가질 수 있을까?", "(미국만 하더라도) 스타벅스 주간 방문 고객 1억 명이 매장에서 쾌적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보장해야 하나?"
하워드의 궁금증은 다음의 궁극적 질문 하나를 관통한다. "스타벅스의 직원들과 고객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까?" 자신의 경력을 이 질문의 해답을 찾는 데 통째로 이용한 슐츠였다. 그리고 그는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다.
하워드 슐츠: 지난 몇 년 간, 저는 경영진 주간 회의에 참석해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저 구석에 빈 의자 두 개가 있다고 은유적으로 떠올려봤어요. 물론 두 의자에는 아무도 안 앉았지만, 한쪽은 스타벅스 고객이, 다른 한쪽은 스타벅스 파트너가 앉아 있는 장면을 상상한 거죠.
리드 호프먼: 참고로 하워드 슐츠는 자사 직원들을 "파트너들"이라고 부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녹색 앞치마를 두른 바리스타가 두 번째 의자에 앉아 있는 상상을 보다 쉽게 할 수가 있다.
하워드 슐츠: 저는 언제나 제 자신에게 조용히,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우리가 내린 결정이 고객들과 파트너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묻곤 합니다. 만약 응답이 조금이라도 모호할 시에는 우리가 토론을 할 때 그릇된 편에 서 있었다는 걸 깨닫죠.
리드 호프먼: 하워드의 코멘트에서 당신이 두 가지를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첫 번째, 그는 언제나 물어볼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논쟁에서 그릇된 편에 있는 게 아닐까?" 이건 심지가 굳은 창업가들을 제어하는 일련의 '밸러스트(모래주머니, 안정을 시키는 것)'를 의미한다. 그리고, 당신이 아까 알았듯이, 하워드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에 따라서, 그가 항상 고객과 직원들, 아니 내 뜻은 '파트너들', 양쪽을 똑같이 중요시한다는 점을 깨닫는 게 더욱 중요하다.
하워드 슐츠: 저는 파트너와 고객이 상호 호환적이라고 바라봅니다. 파트너들이 자랑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면 고객에게도 그런 감정을 심어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고객에게도 자부심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파트너들도 역시 자부심과 거리가 멀겠죠.
리드 호프먼: 오늘날의 보편적인 시각에서 볼 때 슐츠의 주장은 약간 핀트가 어긋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가 1980년대 후반에 스타벅스의 수장이 되었을 때는 더더욱 그러했었을 것이다. 당시의 기업 이사진은 슐츠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를 갈피를 못 잡았다고 한다.
하워드 슐츠: "그게 무슨 말입니까?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효과가 전혀 없어요. 당신은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리드 호프먼: 하워드 슐츠와 그의 모범적인 친구들은 스타벅스 주주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파트너와 고객을 하나로 분류하는 데 열심이었다. 이러한 유형의 일화는 거슬러 올라가서 하워드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실제로 타는 듯한(searing)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는 뉴욕 브루클린 동쪽 해안가 카나르시(Canarsie) 지역의 공공 임대주택 단지에서 성장했다.
하워드 슐츠: 저의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의 참전 용사이셨고, 고등학교 중퇴자이기도 하셨죠. 황열병에 걸려서 전쟁 도중에 돌아오셨답니다. 그래서 그는 전쟁 끝나고 당당히 귀환한 후 거둘 거라는, 일종의 '아메리칸드림'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본국으로 오게 된 셈이죠. 아버지는 천 기저귀를 받아서 배달하는 일을 하셨어요. 그때는 팸퍼스 기저귀가 발명되기 전이었으니까요. 1960년 3월이었을까요. 하루는 아버지께서 얼음 벌판에 미끄러지셔서 발목에 금이 가고 엉덩이 뼈도 약간 부러졌을 정도로 큰 부상을 당하셨죠. 아버지는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어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건강보험 같은 직원 복지 혜택이 있을 리 만무했었을 테니까요. 제가 7살이었을 때, 말 그대로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 집 문을 열었는데요, 아버지께서 발목부터 엉덩이까지 깁스를 한 채 끙끙거리면서 소파 위에 누워 있는 광경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자, 한번 생각해 보세요. 7살 때요. 7살인 아동에게 그 광경이 얼마나 크게 영향을 주면 주었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서 매우 힘들워하던 시절을 지켜보고 목격하면서 두려움을 느끼고 말았어요.
나이가 들면서, 저는 삶의 궤적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쉽사리 깨달았습니다. 스타벅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가 당시에 다니지 못했을 것 같은 부류의 회사를 만드는 데 저는 심혈을 기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익과 양심의 균형을 잘 잡는 회사 말이죠.
리드 호프먼: 지금 하워드가 말한 얘기를 한번 주목해 보자. 그는 이익과 양심의 균형을 잘 잡고 싶어 한다. 이익에만 신경을 쓸 경우에는 그의 양심이 크나큰 타격을 입을 테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게다. 이 부분에서 어떤 진실이 드러나는데, 아니다, 하나의 완전한 진실이 나타난다. 이익과 양심은 적수(enemy)도 아니고 친구(friend)도 아니다. 그것은 '프레너미(frenemies, 협력 관계 겸 경쟁 관계)'이다. 두 가지를 어떻게 잘 조화를 시키는지를 두고 창의적인 변모를 보여야 하는 게 바로 당신이다. 하워드는 이익보다 복지 혜택을 우선시하지는 않았다. 또한 그는 복지 혜택보다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았다. 그는 이 두 가지의 상반된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려고 했었을 뿐이었다. 그가 자리에 앉아 나랑 대화를 할 때, 나는 어떻게 첫 발을 내디뎠는지를 물었다.
리드 호프먼: 아버지가 누워 있었던, 당시 집안 광경의 경험 때문에, 처음부터 우리는 스타벅스 직원들을 동등한 파트너들이라고 바라봐야 한다고 말씀하신 건가요? 당신의 삶의 여정에서 스타트업의 요소는 어떻게 작용했나요?
하워드 슐츠: 아주 오래된 제 일기장을 지금까지도 저는 몇 권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 가운데서 저는 새로운 회사의 사업 계획은 이익과 균형을 위태롭게나마 균형을 잘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기저에는 과연 그것이 정말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고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우리에게는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 혹은 PR을 수립할 예산이 없었고, 그로 인해서 아무런 방편을 짜내지 못하자, 매장 내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정의하자는 쪽으로 확립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회사의 경영진과 관리자들이 파트너들의 기대치를 초과 함으로써 브랜드의 자산이 정의 내려지기를 바랐고, 그로 인해 고객들의 기대치까지 우리가 아예 넘어서야 한다고 초창기에 말한 바 있습니다. 왜냐하면 커피는 개인이 빈번하게 찾는 상품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브랜드 자산을 구축한 고객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리드 호프먼: 하워드가 제약을 이점으로 뒤바꾼 방법도 주목해 보자. 마케팅 예산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예산 부재를 하나의 자산으로 탈바꿈시켰다. 기실, 이런 과정은 팀원들에게 많은 투자를 가할 정당성으로 변모했고, 그가 제일 처음으로 하려고 했던 작업이기도 했다. 언제나 예산 부족에 허우적거리는 소규모의 기업은 일반적으로 이런 말을 쉽게 할 경향이 있다. "직원들 복지는 나중에 신경 쓰자." 하지만 보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이 구절을 바꿀 수가 있다.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나갈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직원의 복지를 챙길 방법을 강구해야겠어." 약간의 후일담이 이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하워드를 스타벅스의 창업자라고 부르지만, 기술적으로는 잘못된 호칭이기는 하다. 1982년에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회사에 취업했다. 당시에 스타벅스는 커피 로스팅을 하는 매장을 몇 군데밖에 운영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커피 컵을 따로 제공하지 않았고, 그래서 벤티(venti) 사이즈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중 펌프 커피 머신으로 추출하는 헤이즐럿은커녕 휘핑크림 따위 생각 조차 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커피와 관련된 혁신적인 사고는 모순 어법(oxymoron)처럼 들려서, 마치 "혁신적인 새우", 혹은 "혁신적인 돼지 귀 고기(pork ears)"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다. 이런 경향은 하워드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 참석하기 전까지, 혁신으로 가득한 또 다른 세계가 그의 턱밑까지 쫓아오기 전까지는 지속되었다. 그때가 바야흐로 1983년이었다. 하워드가 스타벅스의 CEO로 취임하기 4년 전이었다. 밀라노에서 보고 들은 건 이 기업의 교훈으로 지금까지 작용하고 있다.
하워드 슐츠: 무역 박람회를 보고자 밀라노에 갔었죠. 박람회장으로 가는 길에 저는 가는 골목마다 커피 매장이 2~3군데나 있다는 사실에 매혹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목격한 건 바로 낭만이었고, 낭만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었으며, 요즘 말로 한다면, "에스프레소의 기쁨(the joy of espresso)"과 비슷했습니다. 밀라노에 있었던 저는 매일 현지 커피 매장에 들러서 상황을 제대로 관찰했습니다. 커피가 혼합된 일상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어디서든지 간에 비슷한 사람들을 보게 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간과 공동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때, 그들 사이에는 우정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고, 커피를 매개로 인간관계가 촉발될 거라고 깨달았습니다.
리드 호프먼: 하워드는 며칠 후에 스타벅스 경영진에게 다가가 새로운 매장을 하나 열 것을 제안했다. 밀라노에서 그가 느꼈던 인간관계를 여기서도 촉발시키자는 내용이었다. 처음에 그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하워드는 매장 하나만이라도 새롭게 만들어서 상황 추이를 지켜보자고 계속 설득했다. 그로부터 약 5년 후, 그는 자신의 비전을 전적으로 확립할 기회를 맞게 된다. 스타벅스가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있었던 피트 커피(Pete's Coffee)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의 부채를 안게 된 경영진은 스타벅스를 다른 누군가에게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를 창업한 사람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우리는 두 회사를 한꺼번에 운영할 수가 없어. 스타벅스를 매각하고 싶네. 당신은 그래도 법률적으로나마 자연인이니까 이 회사를 구입할 의지가 있을 거라고 봐."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답했죠. "굉장한 소식이네요. 하지만 저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자, 그가 답했죠. "쉬운 방법을 알려주겠어." 매장 6군데와 오래된 로스팅 시설 하나를 380만 달러에 구입하라는 얘기였어요. 1987년에 380만 달러라면 지금은 아마도 10억 달러 정도 할 거예요. 저에게는 그런 돈이 없었어요. 무일푼에 가까웠으니까요.
리드 호프먼: 이 방송을 듣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예측했듯이, 하워드는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수중에 있는 돈을 불렸다. 1987년에 하워드는 380만 달러를 마련해서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 해 연말이 되자, 스타벅스의 매장이 11 군데로, 직원수는 100명 정도로 늘어나자, 그는 커피의 특별함과 문화를 미국에 이식시키는, 전국적인 브랜드로 하겠다는 야망을 품었다. 그렇다면 그가 다음에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직원 100여 명에게 복지 혜택 선물 꾸러미를 제공하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하워드의 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있어 이것은 어리둥절하게 나는 조치들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었다.
하워드 슐츠: 자, 이런 대화를 한번 상상해 볼까요. 영세 규모의, 투자금을 까먹는, 비즈니스 모델을 아직 확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저는 "우리 회사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강보험과 스톡옵션의 형식으로 지분을 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리드 호프먼: 그렇군요.
하워드 슐츠: 사람들이 대꾸하더군요. "무슨 의도인가요?"
리드 호프먼: 그렇죠.
하워드 슐츠: 저는 말했죠. "음.. 제 의도는 명백합니다. 우리의 사람들에게 투자를 하고 싶고요, 사람들 간의 마찰이 줄어드는 동시에 성과가 올라가는 현상에 진입할 거라고 확신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자부심을 심어줄 회사를 제가 만들 거라는 거죠."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법안)가 나오기 25년 전에 스타벅스는 이미 직원뿐 아니라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까지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첫 번째 회사로 등극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스톡옵션 형태로 지분을 그들 모두에게 제공하는 방법까지 다 강구해 놓은 상황이었고요.
리드 호프먼: 하워드가 구사하는 비즈니스 언어를 또다시 주목해 보자. 그는 "저는 직원들에게 투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옳은 일이거든요."라고 말하거나, 혹은 "직원들에게 투자하고 싶은 이유는 저의 아버지가 그런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당신이 첫 번째로 꼭 이해해야 할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창업가로서 사회적인 이익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그것이 비즈니스에 어떤 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를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영향력과 혜택을 '목적을 위한 달성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당신은 그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이를 성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이익은 아마도 감정에 영향을 주지만, 비즈니스의 결과물은 언제나 명징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이런 수준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당신의 영향력은 확장을 거듭하고야 만다.
이러한 방법론은 그간 사회적 변화를 꿈꾸는 수많은 창업가들에게 많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다른 사례를 생각할 수가 있는데, 또 다른 주인공은 나의 친구인 라일라 자나(Leila Janah)이다. 그녀는 현재 사마소스(Samasource)와 LXMI(그나저나 이 상호명은 인도의 행운의 여신 락슈미[Lakshmi]의 철자에서 따왔다), 기업 두 곳의 창업자 겸 CEO이다. 라일라는 기회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연달아 창업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일자리 제공을 비즈니스의 단일 미션이 결코 아니다. 자신이 창의적일수록 실현하고픈 선한 영향력과 회사가 꼭 성취해야 할 이익의 경계선을 뚜렷하게 그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바로 자나이기 때문이다.
코스메틱 제조업체인 LXMI는 시어 버터에서 시작되었다.
라일라 자나: 유럽과 미주 등지에서 소비되는 시어 버터의 대부분은 아프리카 서부에서 생산합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은 우간다 북부, 수단 남부, 에티오피아 등지의 나일강 부근 야생 지역에서 자라는 닐로티카(nilotica)라고 불리는 아주 특이한 종류의 시어 나무에서만 추출되는 원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저는 현지 시장에서 이 원료를 우연히 봤어요. 물론, 처음 1년 동안에는 저만 써봤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자신에게 되물었습니다. "왜 아직까지 아무도 이 제품을 가지고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을까?"
리드 호프먼: 라일라는 비즈니스의 기회를 순식간에 직감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이것이 더 많을 걸 의미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을 돕는 동시에 꽤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를 떠올렸다. 이로 인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테고, 더 많은 이윤 창출을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사람들을 돕고, 그것을 통해 회사의 이윤을 많이 남기는 건 슬기롭게 조화될 여지가 충분하다.
라일라 자나: 닐로티카가 생산되는 방식은 현지 생산지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열매를 직접 줍고, 선별해서 등급을 매긴 후 따로 냉시 압착을 가하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 대다수는 전쟁으로 인해 배우자를 잃은 과부들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돕는 가장 최선의 방식은 현지 여성들에게 돈을 주고 원료를 구입하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의 아름다운 제품들은 고급 명품으로 브랜딩 구축이 가능하고, 에스티 로더나 로레알의 값비싼 크림과 비슷한 마진을 남길 수도 있지만, 제품 이용자뿐 아니라 세계가 더욱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크림인 거죠.
리드 호프먼: 라일라는 인간 행동 방식에 다른 진실을 알아차렸다. 어떤 소비자들은 사회적 영향을 끼칠 제품에 대해서는 프리미엄까지 내면서 구입하려는 의지를 지녔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의지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가꾸고 싶어 하는 탐닉에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만약 당신이 여러 점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시키는 데 창의적이라면, 사람들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까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다. 라일라는 충분히 창의적이었다.
라일라 자나: 명품 시장에도 기회가 있다고 봐요. 값비싼 제품을 구입할 능력이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죠. 또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슬그머니 할 기회 역시 시장 안에 있고요.
리드 호프먼: 우리가 지켜봤듯이, 하워드 슐츠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슬그머니 하는 데" 도가 튼 사람이다. 그는 이러한 기술을 스타벅스 투자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조용히 연마했다. 하워드가 자사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주주들의 이익 사이에 난 여러 점들을 선으로 잇게 되자, 투자자들은 그의 논리에 한때 의구심을 표명했던 것에 대해서 미안해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하워드의 경영 가설에 귀결된다. 다른 사람들이 했던 비즈니스 방식을 그는 똑같이 바라보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판매하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사회적 실험을 진행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직원이 예전에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어요. "우리는 사람들을 섬기는 커피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커피를 제공하는 사람 사업(people business)을 하는 거예요." 음, 우리는 그걸 곧이 곧대로 믿어요. 때때로 우리는 항로를 이탈하거나 실수를 범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사람 사업에 관심을 가지며 집중하고 있어서 그래요. 혁신은 사람을 가장 중요한 위치에 두는 결과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리드 호프먼: 하워드에게 있어 혁신은 최신 카푸치노 향을 의미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더욱 행복해하고, 일에 열중하면서 애사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고안된 새로운 프로그램을 뜻한다. 건강보험이나 지분 분배로 할 수 있을 테고, 공짜 식사나 사무실 내 탁구대 설치로도 가능할 게다. 하지만 당신이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고픈 사람이라면, 직원들의 보다 근본적인 욕구를 끊임없이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욕구는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편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자사 직원 대다수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 초점을 두었다. 젊고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에 고려하는 것이 아마도 대학 졸업장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편이며, 스타벅스의 일반 바리스타가 쉽게 가늠할 범위가 아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현실적인 걱정을 아이디어로 승화한 하워드가 있었다.
하워드 슐츠: 미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 모두에게 대학 등록금 지원을 타진했고요, 그 비용이 도대체 얼마일지를 한번 추산해봤어요. 우리가 그런 지원을 하지 못할 두려움과 염려도 물론 느꼈습니다만..
리드 호프먼: 대학 등록금 지원이라... 그것도 미국의 젊은 직원들 모두에게 말이다. 터무니없는 아이디어였다. 복지 혜택을 강조하는 팟캐스트 청취자들도 아마 이 부분에서 그의 얘기가 엉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하워드에게 이것은 말이 되는 지원 정책이었다.
하워드 슐츠: 현재 미국은 22~23조 달러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어서, 국가 단위에서 지원을 해야 할 영역은 오히려 경제적인 압박감이 늘어나는 추세죠. 모든 걸 시민에게 부과하는 판국이죠.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고용하는 직원들과 우리가 섬기는 공동체에 더 많은 걸 제공해야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 정부가 이것을 할 능력도 없고,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좀 이기적인 생각입니다만, 좋은 비즈니스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비즈니스를 해야 위대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거든요.
리드 호프먼: 그는 단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만 알아내면 되었다.
하워드 슐츠: 이런 문제는 여타 다른 난제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처럼, 한 방에 똑똑한 사람들을 앉힌 다음에, 자존심을 잠깐 외부 복도에 둔 채로, 솔직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우리는 방에서 못 나갑니다."라고 말해야 해요. 재원을 중간 정도까지 낮추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죠. 그리고 우리는 그 방법을 찾아냈어요.
리드 호프먼: 2014년에 스타벅스는 세계 최초로 미국의 주립대학(애리조나 주)과 협약을 맺어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 역시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이뤄진 걸 기억하라. 스타벅스 측은 "교육은 대단히 소중하기 때문에 재원이 어떻든지 간에 우리는 지원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그들은 "아니에요, 아니에요. 최고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하는지를 알아냈을 뿐이죠."라고 말했다. 이 조치로 드는 예산은 스타벅스가 60%, 애리조나 주립대학이 40%를 부담했다. 온라인 학사 학위가 수여되고, 직원들은 직장에 다니면서, 혹은 퇴사 이후에도 계속 교육을 받도록 예산 구조를 설계했다. 스타벅스의 발자취 가운데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이 기업이 도심의 길거리 상점가뿐 아니라 국가 의식에서도 도처에 많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포착할 수가 있다. 하워드에게 이건 하나로 요약 가능하다. 바로 '기회'다.
하워드 슐츠: 오늘날의 상장 기업의 적절한 역할과 책임감을, 특히 우리가 지금 직면하는 정치적 환경까지 고려해서라도, 전개해나가는 방식들이 확실히 극적으로 달라졌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변화하고 있었지만요.
리드 호프먼: 스타벅스가 가지고 있는 기회의 범위를 보다 넓게 추산하면서 하워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직원들과 고객들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할 기회는 매주 1억 번이나 된다. 그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들 간의 대화를 통해 어떤 것을 성취할 수 있지 않을까? 스타벅스는 단어 몇 개만으로도 전국적인 단위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시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아니면, 가장 기억나는 사례는, 아마도 단어가 딱 두 개였을 것이다.
2015년, 스타벅스는 미국 내 인종과 관련된 이슈들을 가지고 고객들과 직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게 권하는 국가적인 캠페인을 만들었다. 당신도 아마 기억할 것이다. 이른바 "인종 화합(Race Together)"이라고 불리는 캠페인이었다. 바리스타가 음료를 줄 때 고객의 컵에다가 이 문구를 적어서 보인다. 그런 다음에 그 고객과 인종 및 관용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이 캠페인의 원래 의도는 둘 사이의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인종과 연관된 비극이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었던 시기였다. 하워드는 비극을 바라봤고, 스타벅스는 일반 사람들이 그것에 대하여 얘기를 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시민적 책임감(civic responsibility)을 추구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상황은 기업 측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었다.
하워드 슐츠: "인종 화합" 캠페인이 시작된 지 채 2시간도 되지 않아서, 소셜 미디어에서는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습니다. 우리는 서사(narative)를 잘못 정했고, 결국 빠르게 정리했습니다.
리드 호프먼: 비평가들은 스타벅스의 캠페인을 몰이해하다고, 그리고 매우 단조로운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몇몇 사람들은 고객들에게 문구를 적은 컵을 주는 바리스타들이 엄청난 반발에 놓일 여지를 염려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캠페인이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말했다.
하워드 슐츠: 우리는 처음으로 익명을 가장한 증오를 처음 겪게 되었습니다. 스타벅스라는 기업을 통해서 우리는 타인을 향한 공감과 연민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고객들께서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도록, 정의를 적극 지지한다는 걸 강조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만의 고유한 서사를 잃어버리자, 미디어는 우리 때문에 직원들이 오해를 받거나 안전에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만이 중심을 이루게 되었어요.
리드 호프먼: 간단히 말해서, "인종 화합" 캠페인은 잘 되지 않았군요.
하워드 슐츠: 재빠르게 정리할 수밖에 없었죠.
리드 호프먼 : 하지만 하워드는 그 캠페인을 만든 것에 대하여 아무런 후회감이 없다고 한다.
하워드 슐츠: 우리가 그간 몇 년 동안 했던 작업들 가운데서 이 캠페인만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인과 관계를,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무엇이 나타날지를 배웠습니다. 스타벅스는 도덕적 권위보다는 도덕적 용기를 강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주제를 가지고 이사진이나 경영진 회의에서 심도 있게 토론했습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연대하고 같은 방향을 쳐다보면서, "맞아요. 기업의 규모에 따라서 인종이라는 이슈를 얘기하는 양상은 다 제각각이지만, 우리가 언급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얘기할 건가요?"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합니다. 지금 그 캠페인을 되돌아본다면, 좋은 무언가를 하고자 노력했고, 그와 연계해서 공감과 연민을 이끌려고 했었다는 사실에 매우 큰 자부감을 느낍니다.
리드 호프먼: 만약 젊은 시절의 당신 자신과 통화할 수가 있다면, 그 시절과는 다르게 움직이라고 얘기해 줄 건가요?
하워드 슐츠: 어떤 특정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이해하려면 일단 토론의 양쪽 당사자들의 도움과 지원이 필요했다고 말하렵니다. 우리는 연민에 가까운 이해를 촉발시킬 중요한 기회를 제공해야 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필요한 온정일 겁니다. 우리가 강조하는 온정을 사람들이 이해해 줄 거라고 과감히 결단 내렸습니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을 수많은 미국 시민들이 지원을 해줌으로써 득을 많이 봤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나중에 우리에게 "당신네들이 이런 일을 해줘서 정말로 자랑스러워요." 같은 반응을 해주셨기 때문이죠.
당신이 정말로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위대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다면, 때때로 불거지는 리스크를 관리할 뿐 아니라 정말로 힘든 일(the deep end of the pool)에도 뛰어 들어서 우리는 언젠가 이걸 해결할 거라고 말해야 해요. 하나의 기업에 깃든 기업가적 정신은 확장성과 편재성의 단계에서도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겁니다.
리드 호프먼: 스타벅스도 혹독하게 마주한 것처럼, 어떤 스타트업이 확장성의 단계에 진입했을 시에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어려움에 꼭 직면하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똑같은 질문들이 수반된다. "어떻게 해야 잘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좋은 비즈니스를 할까?" 이 같은 의구심은 앞으로 찾아올 기회나 책임감보다 더욱 복잡하게 작용할 테고, 심지어 어쩔 때는 증폭되기까지 한다. 하워드가 앞서 얘기한 "기업가적 정신"을 어떻게 하면 계속 유지할 수가 있을까? 고객을 오로지 "수익"으로, 직원들을 오로지 "머릿수"로 한정해서 생각하는 걸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을까?
이런 종류의 긴장감은 더욱 넓게 뻗어가려는 회사들이 가지는 내재적 속성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경우, 그 강도는 더욱 심했다.
하워드 슐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올해 스타벅스의 총매출은 230~250억 달러(한화 24조 4천억 원~26조 5천억 원) 사이가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제공하는 음료들의 평균 가격은 5달러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푼돈과 소량의 지폐로만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수익을 창출하려면, 오로지 인간 행동(human behavior)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드 호프먼: 하워드가 "음료 평균 가격은 5달러, 한해 총매출은 약 250억 달러"라는 비율에 놀라워하는 건 어쩌면 꽤 정당한 일이다. 커피가 담긴 컵들을 상상해 보라. 약간 여담이지만, 나는 합법적인 약물(drugs)을 판매하는 사업은 언제나 도움이 된다는 점을 덧붙여 말하고자 한다. 나는 성경에서 말하는 7대 죄악 가운데 하나를 저지르는 사업에 돈을 투자한다고 기업가들에게 종종 얘기한다. 적어도 나에게 커피는 8번째 죄악처럼 보인다. 이밖에도, 하워드가 자신의 비즈니스를 인간 행동의 두 가지 요인에 적용시킨다는 점도 옳다고 생각한다.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과 그것을 확실하게 이행하는 스타벅스 직원.
이 요인들은 하워드가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면서 얻게 된 관점이다. 그는 시장에 어떤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또한 직원들에게도 어떤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를 스스로 되묻곤 했다. 초반에 들었던 내용이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스타벅스는 현재 어떠한 기준을 적용시키든지 간에 중국에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현재 스타벅스 매장만 총 3,200 곳이 있고, 매 15시간마다 새로운 매장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쭉 그래 왔던 건 아니다.
하워드 슐츠: 중국에 진출한 이래로 내리 9년 동안 우리는 적자에 허덕였습니다. 또한 이 기간 내내 사람들은 "아무런 효과가 없어요. 당신은 돈만 축낼 겁니다. 중국은 커피가 아니라 차를 마시는 사회이니까요. 그러니까 얼른 정리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리드 호프먼: 성공의 핵심이 뭐냐고? 스타벅스 직원들의 행복에만 신경을 쓴 하워드의 노력이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그가 말한 "중요한 기회"를 되새겨 보자. 자식들의 커리어에 남다른 역할을 하는 부모님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중국 매장에 고용된 직원들 가운데 87%는 우리의 파트너들이고, 대학 졸업자들이기도 합니다. 한 가정의 자식 한 명이라는 중국 내 불문율 때문에 중국인 부모들은 자식들의 삶과 야망에 깊게 관여되어 있어요.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내 아들을 대학에 보냈더니, 애플이나 구글, 혹은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곳이 아니라 스타벅스라는 매장에서 일하고 있네. 왜 거기서 커피 따위나 만드는 거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리드 호프먼: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확 뒤바껴진 계기는? 하워드의 친구가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하워드 슐츠: 잭 마(Jack Ma) 오랫동안 친교를 다지고 있었거든요.
리드 호프먼: 그나저나 잭 마는 중국에서 제일 많은 부를 획득한 사람이자 거대한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겸 CEO이다.
하워드 슐츠: 저는 잭과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의 철학과 가치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알리바바의 행사에서 연설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그곳에 가니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잭에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다 알리바바 직원인가요? 도대체 누군데 왜 이렇게 많아요?"라고 물으니까, 그는 "아, 그건 아니고요. 직원들의 부모님이에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정말요? 왜 부모님들이 여기에 있어요?"라고 물으니까, 그는 "우리가 초대했어요."라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저는 어떤 아이디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리드 호프먼: 스타벅스의 중국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하워드는 직원들의 복리후생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들의 혜택까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곧바로 스타벅스는 직원뿐 아니라 부모의 건강보험까지 제공했다. 거대한 지원 정책이 자리를 슬슬 잡아가던 도중에 하워드는 좀 더 커다란 보폭을 앞을 향해 내딛으려고 했다. 그는 친구인 잭 마가 쓴 경영 각본(playbook)의 한 챕터를 따라한 것이었다.
하워드 슐츠: 중국 진출에 따른 어려움이 극도로 높아만 가고 있었던 상황에서 우리는 스타벅스에 다니는 자식들을 둔 부모님을 전국 각지에서 모셔와 주주총회에 초대했습니다.
리드 호프먼: 이 부분을 기억하라. 스타벅스는 지금 매 15시간마다 새로운 매장을 하나씩 열고 있다. "직원들의 부모님을 한번 만나보자."라고 말했을 때의 하워드는 그들과 악수 이상의 관계를 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워드 슐츠: 시애틀 본사에 있는 경영진과 회의를 하면서 저의 제안을 구두로 끄집어내자, 그들은 아마도 제가 미쳤다고 생각했었을 겁니다. "뭐라고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겁니까?" 하지만 중국 내의 경영진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만약 초대를 한다면, 엄청 큰 규모의 오디토리움을 빌려야 할 거예요. 중국 각지에서 엄청 많이 올 테니까."라고 말하거나, 아니면, "혹시나 그들이 오지 않아서 썰렁해지는 걸 미연에 방지하고자 일단 소규모 강당을 빌리는 건 어떨까요?"라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저는 "부모님을 초대하는 건 옳은 일이라는 직감이 들어요. 큰 공간이 필요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리드 호프먼: 지난 6년 동안 스타벅스에 일하는 자식을 둔 부모님들은 주주총회 행사장 좌석을 가득 메웠다. 스타벅스는 점차 주주총회를 직원들과 그들의 부모님이 함께 하는 자리로 탈바꿈시켰고, 성격도 자사 재정 현황 보고보다는 가족 가치 증대에 초점을 두었다.
하워드 슐츠: 부모님과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연례 주주총회는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자식들을 축하하는 행사로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가족들을 베이징이나 상하이까지 비행기로 모셨습니다. 그들 대다수는 지금껏 비행기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얘기를 하시더군요. 또한 그들 대부분은 농사꾼들이었기 때문에 행사에 입을 적절한 의상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이 온다는 사실을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파트너들을 놀래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놀라워하더군요. 그 순간은 진실로 꽤 감정을 건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년 이 순간을 지나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리드 호프먼: 중국 내에서의 스타벅스 주주총회는 전략적 중요성만 따져서는 안 된다. 하워드에게 있어 이 행사는 그가 강조하는 "인간애(humanity)"를 적절히 담아낼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워드 슐츠: 이렇듯 크나큰 성과를 거두려고 할 때 나타나는 어려움은 이런 겁니다. 낮은 자세에 어떻게 하면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또한 당신과 주변 사람 모두가 전망이 어두워 서로 싸울 때에도 어떻게 친밀을 유지할 수가 있을까요? 이 모든 순간들은 어쩌면 한 기업의 정신과 문화과 가치관에 의해 보다 감정적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이 모든 시행착오 덕택에 우리가 인간관계를 그동안 열망했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인간애, 친절, 연민, 동정을 지금도 갈망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에 의해서라도, 사람들은 확실히 소속감을 확실히 원하고 있습니다.
리드 호프먼: 100% 맞는 얘기다. 나와 방송을 듣는 청취자인 당신, 우리가 이 주제에 대해 [더 데일리 쇼]에서 토론을 벌인 적이 있었다.
하워드 슐츠: 너무 철학적으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현재 미국에는 외로움이 만연해 있는 듯합니다. 심지어 저는 우리가 외로움이라는 사회적 유행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까지 말씀드리고 싶네요. 기술은 우리에게 많은 걸 가져다주었지만, 또한 어떤 것을 빼앗아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물의 인류애적 가치는 우리가 지금 하는 일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기업이 그것을 할 수 있고, 촉진시킬 수까지 있다면, 우리의 핵심 목적이자 존재론적 근거가 될 겁니다.
리드 호프먼: 하워드는 중국 내 스타벅스의 성공은 음료나 포장 분야의 혁신이 아니라, 노동력에 대한 혁신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하워드 슐츠: 우리는 상황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저 커피 혁신이나 매장 디자인 혁신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의 관점에서 우리가 무얼 할 수가 있지?"라는 질문입니다.
리드 호프먼: 그렇다면 우리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이건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더 많이 되물어야 할 질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간 혁신이라고 한답시고 새로운 제품,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네트워크에만 계속 초점을 두었을 뿐이다. 우리는 직원들이 편안하게 야근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거나, 피트니스 체육관을 개장했다. 우리는 출산휴가나 육아휴가 제도를 통해 직원들을 장기간 데리고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고려할 때 모든 기업들은 이 부분에서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가 했듯이 우리가 전 세계를 호령할 무언가를 만들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대표하는 걸까?", "우리가 미칠 영향은 도대체 뭐야?", "우리는 사람들의 삶이나 혹은 이 지구촌을 보다 좋게 만들 수 있는 거야?", "비즈니스를 보다 집중하려고 하는데, 사회적 영향력까지 신경 쓸 수가 있는 걸까?"
하워드는 그 어떤 창업가들이라도 이러한 질문들을 하나로 응축시켜 자신들만의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역시 동의하는 바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스타벅스는 가치 지향적이며, 자사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긴 결과 높은 수익성을 지닌 기업이 되었습니다. 사업과 관련된 모든 결정 사항들은 오로지 수익과 관련지으면 안 됩니다.
이 말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확실하게 이해하려면, 당신이 직접 일련의 사항들을 결정해 보십시오. 대부분의 결정을 돈과 같은 수익성에만 의존해서 내린다면, 끝에 가서는 아무런 결과도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염원하는 이익과 회사의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꼭 있어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스타벅스는 살아 있는 증거입니다. 다시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재정적인 성과는 반드시, 그리고 직접적으로 우리가 끊임없이 보호하고 강화하려는 가치와 문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리드 호프먼: 이익과 가치라... 두 가지의 일반적인 프레너미다. 다시 하나로.
저는 리드 호프먼이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