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갑자기 자유를 찾아 시작한 유튜브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1억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결국은 유튜브를 시작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같은 내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고자 한다.
별생각 없이 올린 10월 28일 유튜브 첫 영상의 노출수가 1만 회를 넘기더니, 오늘로써 조회수가 360회를 넘겼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고, 조회수가 1천 회를 넘는 상상을 혼자 했다. 찾아보니, 첫 영상은 유튜브에서 밀어주는 알고리즘(?)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후 며칠에 걸쳐 영상을 몇 개 더 올렸고 10월 31일까지 해서 총 4개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10월 27일~10월 31일까지, 짧디 짧은 자유를 찾아 시작한, 유튜브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 영상은 '재택근무, 디자이너, 회사생각'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대부분 영상은 14분 이내이다. 뭘 의도하고 영상을 찍은 건 아닌데, 보통 1시간 정도 영상을 찍고 편집하면 14분 정도 나오게 된다. 3개의 영상중 1개는 사실, 노출수가 떨어지길래 급하게 첫 영상이랑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어봤다. 유사한 내용에 억지로 짜내서 말하며 영상을 찍다 보니, '퀄리티가 별로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올렸다. 그리고 철저하게 이 영상만 알고리즘의 선택에서 무시당하고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란, 좋은 영상과 아닌 영상을 구별해 내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1억을 모으고 - 자유를 찾기 위한 것의 일환으로 시작한 '유튜브'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았을까.
아니다. 위에 글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난 이후부터는 '자유'보단 '조회수'와 '노출량'에 집착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노출이 잘되고 있는지, 조회수는 얼마나 더 붙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조회수가 많이 늘지 않았으면, '알고리즘이 이제 내 영상을 안 밀어주나?'라는 쓸데없는 고민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
이게 무슨 한심한 짓인가 싶어졌다. 영상을 찍어서 올린 건, 인생에서 조금은 더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였고 그간 계속 영상을 만들고 찍는 것에 관심이 있던 내게 주는 상같은거였다. 다양한 영상을 찍고, 생각을 나누고 기록하는,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내 모습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정작 영상을 찍다 보니, 눈에 보이는 수치에 집착을 하게 된다. 이전에 내가 잠깐 몇 년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었는데, 이때도 이유가 같았다. 글을 쓰고 글의 조회수와 좋아요 수에만 신경 쓰는 자신을 보면서 한심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국 돌고 돌아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로 돌아왔지만, 나는 지금도 조회수와 좋아요 수를 신경 쓴다. 그래서 브런치 북을 발간하는 걸 미루고 있다. 브런치 북을 발간하는 순간 진짜 보이는 수치의 노예가 될 것만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 '1억을 벌었으니, 자유를 찾겠다' 선언해 놓고 유튜브의 수치에 사로잡혀 역으로 자유를 갉아먹고 있다. 이렇게 가면 영상을 계속 못 찍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에서 글쓰기를 멈췄던 그때처럼, 유튜브도 멈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유튜브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1. 수익창출에 목적을 두지 않아야겠다.
대부분의 유튜버들이 영상을 올리면서 하는 기대가 '광고로 벌어지는 자동화 수익'이다. 나는 이 점을 신경 쓰지 않고자 한다. 1억을 모았고, 내가 1억을 모아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니, 이번 일만큼은 돈에 연연하지 않고 움직여보려고 한다.
2. 구독자와 조회수, 노출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구독자와 조회수, 노출수에 신경 쓰지 않으면 유튜브를 "왜 하냐"라는 얘기를 들을 것만 같다. 대부분 자기가 찍은 영상이 흔히 말해 '떡상'해서 유명해지고 싶어 하니 말이다. 나도 사실 유명해지고 싶다. 그래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을 동경해 왔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유명인이 되었을 때 따라올 '도덕적 지탄'을 피할 자신이 없다.
난 그리 반듯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유명은 해지고 싶지만, 거기에서 따라올 비난은 피하고 싶다. 친구에게 이 말을 했더니 "마치 뷔페식으로 네가 원하는 것만 먹으려고 하네 "라고 말하기에 크게 공감했다. 그래서 일정정도 타협과 포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유튜버를 동경했고, 유명인이 되고 싶었던 건 맞다. 하지만 내가 지금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1억을 모았고, 자유를 찾기 위함'이다. 그래서 나는 구독자수와 조회수, 노출수에 대해 더는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3. 촬영과 편집, 생각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이지 않겠다.
내가 찍어 올린 영상들은 다 원테이크다. 한 번에 켜놓고 촬영한다. 촬영 전에 딱히 대본을 쓰지도 않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ai 영상 보조툴을 활용해 자막을 씌운다. 그리고 적당히 얼굴이 드러나는 부분을 편집하고 -상반신만 나오는 영상임 - 바로 영상을 올린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2번째 글에서도 밝혔지만, 편집과 촬영에 큰 시간을 쏟고 싶지 않았다.
굳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퀄리티를 높이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자유롭게 > 내가 원하는 영상을 그냥 편안하게 찍고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영상을 찍고 올릴 때, 긴 시간과 고민을 할애해서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유튜브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3가지 규칙을 세웠다. 앞으로의 글에서 유튜브에 관한 이야기를 더할지는 미지수다. 이게 진짜로 1억과 자유에 상관성이 있는 내용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확실하게 자유를 찾기 위함이었던 건 맞다. 그리고, 자유를 찾고자 했던 이유엔 1억을 모았다는 게 저변에 깔려있다. 하지만 3개가 모이면 뭔가 이상하고 괴랄한 논리구조가 된다.
결국엔 3번째 글의 끝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고 - 그 삶에 대한 책임은 지기 싫어서 1억을 모을 때까지 미뤘다"라고 밖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