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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하는 이 기자 Mar 30. 2020

[스타트업 인턴일기] ‘경기도주식회사’ 인턴 실습기

스타트업 인턴 디자이너의 하루일과는?

[스타트업 습격기]

스타트업 인턴 디자이너의 하루일과는? ‘경기도주식회사’ 인턴 실습기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창업을 해 보고 싶은 대학생’과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대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이 바로 ‘스타트업 인턴’이다. 주도적으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까지 해 볼 수 있는 스타트업 인턴십은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인턴의 하루일과를 통해 스타트업에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조명해본다.


△ 8월 3일, 경기도 판교 경기도주식회사 본사에서 RA(research assistant) 인턴이자 디자인 지원을 담당하는 류준희 인턴을 만났다. 사진=경기도주식회사



[PROFILE]

류준희

1993년생

2018년 2월 계원예대 시각디자인 졸업

2018년 4월 경기도주식회사 입사


류준희(25) 씨가 경기도주식회사에 입사한 것은 학교 취업진로센터의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취업담당 교수가 이 회사 공채소식을 알려줬고 사회경험이 전혀 없던 그는 ‘기왕이면 많은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해봐야겠다’며 지원서를 넣었다.


동기들은 대부분 취업을 했거나 대학원에 진학했다. 류 씨처럼 졸업 후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 한동안 친구들은 ‘스타트업이 일이 많다는데 힘들지 않냐’고 걱정 섞인 말투로 묻곤 했다.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다 보니 발언 기회가 많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또 직원들이 함께 꾸려가는 문화다 보니 인턴임에도 회사의 업무 전체를 어느 정도는 배울 수 있죠. 덕분에 제 나이에 갖지 못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실제로 류 씨는 현재 회사 홈페이지의 상품 안내페이지를 직접 디자인하고 있다. 전문 디자이너와 중소기업 고객사 대표와의 회의에도 배석한다.


최근에는 큰 과제도 떨어졌다. ‘노나’라는 고객 기업의 닥 섬유 베개 상표에 쓰일 원단 샘플을 구해 오는 것. 그는 곧바로 동대문시장으로 달려가 직접 여러 매장의 천을 만져보며 발품을 팔았다. “직접 괜찮은 원단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지만 입사 4개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기도 하다”고 류 씨는 회상했다.


* 경기도주식회사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신개념 공유 시장경제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경기도를 비롯해 경기중소기업 연합회 등 다양한 지역 경제 단체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역 단체와 중소기업이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새로운 공유 시장 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경기도 중소기업이 만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찾아내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가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다. 1호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안테나숍을 시작으로 경기도 시흥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내 시흥 바라지마켓에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 중이다.


# AM 9:00~12:00 

오전 9시에 출근해 류 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무실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것. 그런 후에는 회사 탕비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려 마신 뒤 오전 업무를 시작한다.




오전에는 주로 회의가 많은데, 류 씨는 이 회의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는 ‘서기’를 맡고 있다. 회의 후에는 PPT로 회의록을 만들고 전 직원에게 공유해 다음 업무에 참고하도록 돕는다.


그 후에는 본격 디자인 작업에 돌입한다. 류 씨의 주 업무는 회사 홈페이지의 상품 안내페이지 디자인이다. 고객사의 상품 이미지를 보기 좋게 배치하고 디자인이 가미된 문구도 제작한다. 이 밖에 경기도주식회사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에 배치할 POP나 설명자료를 만든다. 직원들이 참고할 디자인 개선 전과 후 비교 자료를 만드는 일도 그의 몫이다.

# AM 12:00 ~ PM 01:00 

한창 디자인 작업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경기도주식회사의 점심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약 한 시간. 류 씨는 선배들과 함께 지하 1층으로 내려간다. 이 곳에 구내식당이 있어서 류 씨는 무료로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식사 후에는 다같이 커피를 마시며 소소한 수다도 나눈다. 류 씨는 “최근 일본으로 휴가를 다녀왔는데 떠나기 전 선배들이 ‘뭐가 맛있는지’ ‘어디를 가면 좋을지’ 앞 다퉈 조언을 건넸다”며 웃었다.


# PM 01:00 ~ 06:00

식사 후에는 다시 디자인에 매진한다. 오후에는 주로 미팅이 줄지어 이어진다. 중소기업 고객사 대표와 김은아 경기도주식회사 대표, 디자이너 3자간 제품 디자인 회의가 많은데 류 씨 역시 인턴 디자이너로서 현장에 배석할 수 있다. 특히나 이 미팅시간이 류 씨에게는 가장 값진 자산이다.



“회의시간에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을 모두 배울 수 있어요. 디자이너에게는 디자인 의도를 고객사에게 잘 전달하고 이 아이디어를 공장을 거쳐 100% 실물로 구현해내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이 회의야말로 그런 과정이 모두 녹아있거든요. 선배 디자이너에게 많이 배울 수 있었죠.”


평소 말수가 없는 그이지만,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는 적극적이다. 평소에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덕에 틈틈이 업체들의 마케팅 문구를 정리해 둔 게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주식회사는 경기도와 함께 ‘GGD’라는 공동 브랜드 사업도 하고 있다. ‘가치 있는 소비’를 가능케 하는 제품을 선정해 고객에게 선보이는 기획이다. GGD 오프라인 매장에 회사 대표의 제작 스토리와 디자이너의 개선 과정 등도 한 편의 스토리보드로 만들어 전시하는데, 덕분에 이 과정에 류 씨도 참여했다. 올 6월 열린 ‘바라지장터’라는 경기도 시흥의 5일장 로고작업도 그의 업무였다.


오후 6시가 되면 대부분 퇴근을 준비한다. 류 씨 역시 “가끔 일이 몰릴 때를 제외하고는 6시에 퇴근한다”고 말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은 ‘가족데이’라고 해서 4시에 조기 퇴근 가능하다. 또 매달 생일자를 위한 이벤트도 있다.



무엇보다 “시각디자인 전공자로서 다양한 기업의 실제 제품이나 디자인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류 씨는 설명한다. 하지만 역시 ‘사회 생활’의 까다로움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다. 사소하게는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부터 아직도 헤맬 때가 많다.


인턴 기간은 올 12월까지. 인턴실습이 끝나기 전, 류 씨는 “직접 의미 있는 디자인 개선작업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디자인 작업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는’ 회사의 취지에 맞게 영세한 소상공인에게 멋진 디자인 작품을 선물하는 게 그의 꿈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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