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나 머릿속에서 이상한 소리 나는 느낌 이명耳鳴
“인생은 아이스크림, 녹기 전에 맛있게 먹어야죠.”
청각·시각 장애를 가진 소녀가 훌륭한 스승을 만나 세상과 소통하고 대학에 진학하며 꿈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블랙Black>에 나오는 대사이다.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라는 말이겠으나, 막상 실행에 옮기려니 장애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건강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여건 또한 중요하겠지만 아무리 재고 따져봐도 돈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얼마 전 이명(耳鳴)에 좋은 음식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우선 이명은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자.
소음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 환청과는 다른 증상
흔히, 막연하게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을 모두 다 이명이라고 생각하는데, 귀에서 들리는 소리는 이명과 환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귀를 다치거나 갑작스런 소음 등으로 인해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귀나 머릿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이명이라 한다.
이명이란 소음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이다. 즉 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인데, 자신을 괴롭히는 정도의 잡음이 느껴질 때를 이명이라고 한다.
반면 환청은 주위에 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는데도 어떤 소리나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말한다. 환청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구체적인 말을 듣는 것 같다거나 특정한 행동을 하는 듯한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는 이명과는 분명히 다르다. 조현증의 한 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이명은 다시 자각적 이명과 타각적 이명으로 구분한다. 자각적 이명은 앞서 얘기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명 증상을 말한다. 타각적 이명은 다른 사람들도 들을 수 있는 특이한 경우이다. 귀로 들어가는 공기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거나 청각 신경의 과민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하는 자가 그 증상을 함께 들을 수 있다.
갱년기 지나는 중년 남성·여성에게 많이 발현
한의학에서 이명은 주로 신장(腎臟:콩팥)의 문제로 본다. 특히 갱년기 여성과 남성에게서 많이 발현된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정기(精氣)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신장이 약해져 문제가 생기면 이명 같은 청력 이상이 오거나 입술이 마르고 눈이 뻑뻑해지기도 한다. 어깨가 뭉치거나 피로를 자주 느끼는 것도 신장 문제 때문일 수가 있다.
여자는 기(氣)가 답답하게 막혀 소통하지 못한 채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스트레스로 인해 담화(痰火:가래 때문에 나는 열)가 성하게 되면 귀 부분의 기혈순환을 방해하게 되어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남자 역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력이 쇠약해지면 오관의 기능이 약해지게 되고 그중 신장의 기능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 과도한 성생활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허해져 이명이나 방광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귀와 주변 머리카락 있는 곳은 신장과 관련된 혈이 흐르는 곳이므로 이명 등 귀의 문제 및 머리카락의 색 변화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기가 잘 통하지 않으면 잘 안 들리게 되는데, 정력이 부족한 사람은 신수(腎水:한의학에서 남성의 정액을 이르는 말)를 보충해 주고 귀 부위의 기가 잘 통하도록 해줘야 한다.
생명이 생겨날 때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장기가 물을 주관하는 신장이다. 신장은 소변을 걸러내는 곳일 뿐만 아니라 힘[精氣]을 만들어 내는 곳이기도 하다.
‘말린 생강’ 건강은 간에도 좋은 식품
인산 김일훈 선생은 건강(乾薑:말린 생강)을 초흑(炒黑:불에 볶다)한 것, 즉 건강을 불에 볶은 것이 이명을 다스린다 하였다.
“매운맛[味辛]을 검게 볶으면[炒黑] 쓴맛[苦味]으로 바뀌어 심(心)에 가는데, 고미입심(苦味入心)이니까, 심(心)에 들어가려면 간[肝]에 먼저 들어가야 하니 입간생혈(入肝生血)하게 된다. 그래서 입간생혈(入肝生血)하니 간혈(肝血)을 보(補)한다. 그러니까 안혼정백(安魂定魄) 된다. 신경성(神經性) 약으로는 송진 다음으로 최고 약. 입간생혈(入肝生血)하니 보신의 왕자. 입혈해보혈(入血海補血)이라. 그래서 이명(耳鳴)을 다스린다. 또 지혈(止血)제니 생혈(生血)해서 지혈하고 파혈(破血)로 지혈한다.”
인산 선생은 또한 생강과 건강의 차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씀 한 적 있다.
“생강은 중화시키고 해독시키고, 건강은 더운 약이야. 피를 맑히지. 피가 맑으면 잘 돌거든. 그걸 초(炒)하게 되면 간에 들어가서 생혈 작용을 하게 되지.”
그렇다면 건강을 볶아 쓰면 어떤 효능이 있을까?
“건강은 근본이 매운 놈인데 불에다가 구워 놓으니까, 건강을 검게 볶으면 매운 기운이 물러가잖아? 매운 기운이 물러가면, 매운 건 폐가 주장이거든. 매운 기운이 물러가면 폐에서 콩팥을 생하는 게 아니라 매운 기운이 물러가면 콩팥에서 간을 생하거든. 그건 고대로 돼요.”
건강은 콩팥뿐만 아니라 간에도 좋은 식품이란 얘기다. 당연하다. 오행 원리상 간은 신장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건강만 잘 챙겨 먹어도 이명 없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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