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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gma Apr 08. 2019

단열 최우선주의 인테리어

신혼집 입주 D-2 _ 단열작업 

30년 된 주택에서 살기란 어찌 보면 보이지 않는 '틈'과의 싸움인 것 같다.  

아기 피부에선 보이지도 않던 모공이 (슬프지만) 나이가 들수록 눈에 띄게 보이는 것처럼, 이 오래된 집도 세월이 지나면서 늘어난 보이지 않는 틈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가령, 오래된 샷시 사이로 들어오는 외풍이라던지 얇은 창문이 막아내지 못하는 냉기 등이 있을 것이다. 


겨울이 다가는 시점에서 단열에 이렇게 애를 쓰는 이유는 첫째, 겨울은 끝났지만 여름은 다가온다. 단열이 잘 된다는 건 여름철 냉방효율도 좋다는 말이다. 둘째, 겨울은 금세 다시 찾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부부는 벌레 극혐 주의자들이다. 외부와 연결된 작은 틈에서도 벌레는 침입할 수 있는 법이므로 모든 틈은 막아야만 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도배를 할 때도 중요하게 여겼던 (https://brunch.co.kr/@daeunbaek/23) 단열작업을 추가적으로 하기로 했다. 이 역시도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보자'는 콘셉트는 동일했다. 


우선 가장 먼저 인터넷으로 에어캡 일명 '뾱뾱이'를 주문했다. 집에 있는 모든 창문에 모조리 붙이겠다는 계획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미터 단위로 끊어서 파는 에어캡을 주문했다. 포장용 에어캡과 단열용 에어캡의 다른 점은 포장용 에어캡보단 좀 더 두껍고 에어캡의 크기도 크다는 점이다. 비닐-공기층-비닐로 된 3중 구조는 외부의 냉기를 차단하고 내부의 열기를 잘 보존하도록 한다. 실제로 실험 결과 에어캡을 붙인 창문과 붙이지 않는 창문에서의 온도차는 2~3도 정도 난다고 하니 믿어볼 만했다. 에어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뿌리는 단열재도 함께 구입했다. 물을 뿌리고 에어캡을 붙여도 되지만, 우리는 물 대신 뿌리는 단열재로 에어캡을 붙였다. 


뿌리는 단열제 + 에어캡 _ 창문 단열작업



다음으로는 접착식 단열 폼 벽지이다. 폼으로 되어 두께가 꽤 두꺼운 단열지로 된 벽지이다. 도배를 할 때 넣었던 단열재랑 거의 흡사하지만 별도의 접착제가 필요 없이 뒷면에 양면 테이프를 떼면 붙일 수 있도록 되어있고, 제품 자체가 도배를 대신할 수 있도록 벽지 같은 텍스쳐가 프린팅 된 제품이다. 퀄리티 대비 비용도 저렴한 편. 2개의 베란다 창틀 아래의 콘크리트 벽에 붙이고자 했다. 오래된 샷시 사이로 외풍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목적으로 샷시와 벽 사이를 덮을 생각이었다. 


벽지 대용으로 나온 제품이라 외관상으로도 괜찮을뿐더러 두툼한 두께로 미세한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확실히 막아주는 것 같았다. 베란다에 나가기만 하면 "으 추워"라는 말이 먼저 나왔는데, 에어캡과 단열벽지를 붙인 후에는 딱히 베란다라서 엄청 춥다는 느낌이 없어졌다. 


접착식 단열벽지 _  베란다 단열작업  Before & After


추가적으로 에어컨과 실외기의 배관, 세탁기 배관, 보일러관처럼 내부와 외부가 연결되는 선이나 관 때문에 뚫려있는 구멍에 작은 틈들 조차도 쓰다 남은 실리콘이나, 스프레이 폼, 자투리 단열재 같은 것들로 모두 막아버렸다. 


단열 최우선주의 인테리어의 마무리는 블라인드 설치였다. 우리 집은 안방(큰방), 드레스룸, 그리고 다이닝룸 모두 창문이 있는 집인 데다가, (일반적으로는) 볕이 잘 들어야 하는 남동향인데도 불구하고 사방의 건물들로 쌓여있어 햇볕이 그리 잘 들진 않는다. 따라서 차양에 대한 숙제는 그다지 없었고, 우리는 하던 단열작업에 화룡점정을 찍기기 위해 세 개의 방 모두 '허니컴 블라인드'를 달았다. (그중 두 개는 1+1에 가격파괴 핫딜로 3만 원에 샀으니 소위 말하는 '핵 이득'으로 구매했다:) 


허니컴 블라인드는 측면에서 보면 허니컴 모양 구조로 설계된 것을 알 수 있다. 원리 또한 에어캡과 동일하게 허니컴 모양의 구조의 공기층이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철재나 나무 소재의 블라인드도 아니다. 섬유가 섞인 특수 재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언뜻 보면 종이를 접어놓은 것 같이 생겼지만, 디자인면에서도 기능면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운 블라인드였다. 


허니컴 블라인드 설치



사실 처음부터 단열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아니다. 우연찮게 도배하기 전날 아빠가 서울로 올라오셨고, 아빠의 권유를 통해 내벽에는 단열재를 넣고 도배를 하게 됐다. 덕분에 난방뿐만이 아니라 냉방에도 중요한 단열작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는 에너지 효율과 더불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벌레들도 막자는 목적으로 단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에어캡(뿌리는 단열재 포함)과 단열벽지, 허니컴 블라인드로 셀프 단열작업을 했다. 그 결과, 단열작업을 하기 이전의 난방비나 냉방비를 내본 적이 없어 비용면에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으나, 적어도 온몸이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단열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단열작업 Tip

1) 창문 에어캡 부착

- 창문에 부착할 에어캡을 재단할 때에는 창문 크기에 딱 맞게 잘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작게 자를 경우엔 단열되는 면적이 작아지고, 넓게 자를 경우에는 들뜨는 부분이 생겨 에어캡이 금세 떨어지게 된다. 


2) 단열벽지 부착 

- 단열벽지를 부착할 면적보다 1~2센티 정도 크게 잘라 부착 후, 잘 드는 칼로 딱 맞게 도려내는 것이 깔끔한 마감에 도움이 된다.


3) 블라인드 설치

- 모든 블라인드를 설치할 때, 기존에 블라인드를 설치했던 곳이 아니라면 콘크리트 벽의 브래킷 부착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 드릴링을 어디까지 해야 되는지 깊이에 대한 감이 잘 오질 않는다. 브라켓 나사 길이만큼 드릴에 표시를 하고 뚫으면 용이하며, 드릴링에 의한 먼지가 발생하니 청소기를 석션 처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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