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대하는 자세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책을 읽고서 영화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상상했던 늪지, 여주인공의 모습…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책의 재미를 그대로 살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어떤 영상은, 책에서 느끼지 못한 세세한 내용을 알려주기도 한다. 최인아 작가가 삼 프로 TV에 나와서 이야기한 <회사를 이렇게 한번 다녀보세요> 영상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최인아 작가의 잔잔한 목소리로 설명을 들으니 어떤 이야기였는지 더 공감하게 됐다.
주인의식을 가져라라는 말은 회사의 주인이 되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맡고 있는 일의 주인이 되라는 뜻입니다. 아무리 하잘것없는 일이라도 내가 맡아하고 있다면 나의 일입니다 (최인아, 내가 원하는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https://youtu.be/X_7 qYihHOME? si=oLxHkiVEJ8 O4 D3 dN
일을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한다는 것은 삶의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만병통치약과 같다.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묘약이라고 해도 좋다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29p)
돌이켜 보면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회사가 참 풍요로웠던 것 같다. 회사가 안정적일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사람은 많고 일은 그만큼 많지 않아서 그야말로 워라밸이 좋은 회사였다.
그리고 입사 10년 차 즈음이 회사 생활 전체로 보면 시즌 2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부터는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긴 것 같다. 저 직급자와 고 직급자 간의 갈등, 외부 경력직과 내부 공채직원 간의 갈등, 팀원과 팀장의 갈등 또 회사 내에서의 고객사와의 갈등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이 시즌3일까? 요즘은 특히 팀장 리더십, 팀원들과 잘 지내는 방법, mz 세대와 소통하는 법 같은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어제 백화점에 갔다가 직원들이 기대어 서 있거나 자기들끼리 잡담을 하거나 핸드폰을 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 예전 백화점 직원들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변화된 노동자의 자세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만약 백화점 사장에게 제안을 한다면 지금 식당가에 있는 직원의 반을 줄이고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라고 제안을 할 것 같은데… 너무 독재자 같은 마인드일까?
워라밸을 중시하는, 일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풍조는 때로 나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나도 회사에 고용된 사람이고, 스스로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새벽에 깨어 메일을 쓸 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아플 때는 일이 나에게 너무 큰 영향을 끼치게 내버려 둔 건 아닌가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시대가 변했고 또 나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달라졌데도 내 일을 내가 해야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일본의 경영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말한 것처럼 신이 보시고 감동하여 도와주고 싶게까지는 어렵더라도, 또 최인아 작가가 말한 것처럼 한 분야를 깊이 파 통달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더라도,
스스로의 기준에서 그래도 해볼만큼은 해봐야 되지 않는가…,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