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걸 지금 하라고요?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은 별일 없으니 이대로 퇴근하면 되겠다.
그때, 부장의 호출. 느낌이 싸하지만 난 사회인이니 사회인의 미소를 장착한다.
“지금 이것 좀 해줘. 이게 여기가 왜 이런지 모르겠네.”
아. 퇴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나는 미간에 주름이 잡힌 얼굴로 제때 퇴근하기 위해 자료를 살핀다. 아무리 살펴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이미 퇴근 시간은 지났다. 당연히 부장과 야근을 생각하던 그때, 부장 곁으로 다른 부서 부장이 온다.
“회식 가지?”
이미 예정된 회식이었는지 부장이 웃는 얼굴로 답한다.
“갈까요?”
그렇다. 부장은 회식이 있었다. 내가 하던 일은 당장 오늘 내로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부장이 나가는 걸 보고 나도 퇴근한다. 착잡한 퇴근길에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반가운 친구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오잉? 너 우리 부장이랑 같이 회식 간다고?”
이게 무슨 소리...?
꿈이었다.
하아.
월요일 휴가날 꿈으로는 잔인하지 않나.
시계를 보니 오전 열한시. 실컷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