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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디투스 Mar 15. 2020

LA 한인타운 코로나 상황
- 가짜 뉴스와의 전쟁

"코로나 19로 죽기 전에 가짜 뉴스에 먼저 죽는다"

LA 카운티 내 코로나 19 관련 첫 사망자가 한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온갖 소문이 무성했다.

그 한인이 다녀갔다는 행선지는 폭탄을 맞은 셈이었고, 지역사회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LA 총영사관은 이 여성이 한인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

아울러 해당 시에서는 이 여성이 인근 한인 마켓 등을 돌아다닌 사실은 없다고 발표했다


이런 사태를 몰고 온 소위 지라시의 내용이다


모 항공사의 확진 판정 승무원이 한인타운의 여러 식당을 돌아다녔다는 소식이 퍼진 후, 

LA 한인사회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 지라시에 언급된 식당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줄을 서서 먹던 집까지 개점휴업상태가 이어졌다.

(그 지라시에는 식당 이름이 적혀있는 관계로, 또 여기에까지 올리지는 않겠습니다.)

해당 식당 주인은 경제적인 손해는 둘째치고 억울해서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그 지라시의 최초 유포자 신원이 파악이 됐다고 한다.

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받았다고 한다.

LA의 한 매체는 그 유포 시각 이전의 시간이 있다면 제보해 달라는 기사까지 실었다.


그 지라시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해당 업소의 사장을 만났다.

너무 지쳐있는 표정이었고, 인터뷰 요청은 정중히 사양했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수도 없이 많은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의뢰가 왔고

그 인터뷰가 나간 다음의 반응은 오히려 자신을 더 지치게 할 뿐이었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는지 미국 주류 언론들까지 찾아와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그랬다가는 주류사회에 한인사회가 어떻게 비춰질까 염려스러워

일체의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거절했다고 했다


이 지라시를 작성하고 유포한 사람은

아마도 자신이 들은 정보가 정확하다고 판단했을지 모르고

공공의 보건과 안전이 해당 업소의 개개인이 당하는 피해보다 더 우선순위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소식을 한 번이라도 확인해 볼 노력은 혹시 해보셨는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가 한인사회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까 봐

결국 거절했던 해당 업소의 사장처럼 

한 번이라도, 그런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진지하게 생각은 해보셨는지 묻고 싶다.


승무원 지라시,

코로나 확진자가 모 마트에 나타나 샤핑을 했다는 지라시, 

그 마트의 상호명과 위치까지 정확히 명기하는 바람에 그 마트는 엄청난 홍역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 월넛 시에서 코로나 19로 사망한 사람의 신원과 동선에 대한 지라시로

LA 동부 한인사회는 초긴장을 해야만 했다.


미국은 이런 경우에, 절대 신원확인이 안 된다.

기자들이 해당 기관에 연락해서 요청을 해도 안 가르쳐 준다.

취재 기자들도 모르는 신분을 지라시를 작성하고 유포하신 분은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하다

물론 어떻게 하다 보니 알게 되셨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틀린 정보였고

그 가짜 정보로 다시 누군가는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코로나 19로 죽기 전에 가짜 뉴스 때문에 죽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이런 거다

바이러스보다 헛소문이 더 맹렬하게 전파되는 상황이다

바리어스가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헛소문이 지역사회를 죽이는 셈인 것이다


물론

가짜 뉴스도 그렇게 믿는 사람에게는 표현의 자유일 수 있다

"거침없이 말하라! 그것은 권리다" 

미국의 수정헌법 1조에서 말하는 자유는 우리가 혐오하는 생각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자유다

그 자유를 존중한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의 힘이라고 믿는다


공공의 안녕, 표현의 자유 - 우리는 그 가치의 위대함을 믿는다

그러나 그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하는 게 지금이라고 믿는다

함께 상생하는 가치를 증명하는 게 SNS의 순기능이라면

이런 가짜 뉴스의 확대 재생산은 피하고 싶은 역기능이다


진정으로 코로나 19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주변을 혼란시키고, 이웃을 아프게 하는 행위부터 조심했으면 한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고, 악수를 하지 않고,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는 개인위생처럼

내 말과 행동이 그리고 판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한 번만이라도 더 생각해 보는

정신 위생이 지금은 더욱 절실할 때다


당신이 믿는 것을 존중한다. 분명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당신도 이 싸움에 도움을 주길 원하는 마음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도움이 아닌 피해가 됐다

결과가 피해라고 해서 당신의 의도까지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이유로 

지라시로 피해를 입은 해당 업소의 사장은 법정까지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당신도 우리처럼 열심히 어렵게 사는 이웃일 텐데

응징한다고 피해가 회복되는 것도 아닌데, 

주류사회 보기에 민망한 일은 안 하고 싶다고 했다.


바이러스의 공포보다 가짜 뉴스의 확산이 더 무섭다는 말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들려온 오늘이었다...



소식 전하는 김에,

코로나 19와 가짜 뉴스의 확산으로 한숨만 깊어가는 입주자들을 위해

한인타운의 한 건물주는 매달 내야 하는 렌트비의 50%를 3개월 동안 감면해주는 조치를 취한다

불안감으로 발길을 끊은 손님들로 매상이 70-80%까지 줄어들자 

건물주는 50여 개 입주자들을 위한 결단을 내린다.

건물주라고 쉬운 결정이었겠나?

그러나 입주자가 살아야 건물도 산다는 확고한 의지가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입주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물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가 사람을 죽이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 우리를 죽이고 해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우리에게 달린 거니까...


** 유튜브 영상으로 주제넘게 호소한 CLIP을 링크합니다

               https://youtu.be/i3_S2wBz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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