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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May 28. 2019

올리비에 아사야스, <논-픽션>

말 그대로 책을 읽는 듯한 영화

 진작에 잘렸어야 했는데 기회를 계속 주신 브런치 측에 감사한다. 일부러 봐주신건지, 놓치신 건지 몰라도 어쨌든 의무라는 것은, 강제를 통해 결국 나에게 의미있는 기록으로 남는다.

 처음으로 압구정에서 열린 시사회. 온통 성형외과 광고에 병원 건물 뿐인 거리를 지나, 아무런 안내도 없이 두 건물로 나눠져있는 당황스런 CGV. 부스를 찾는데 애먹었다.

 영화 포스터가 뽀샵이 상당히 잘되있다.

 시간이 오래 지난 영향도 있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나 일상적이기도 하고 유난히 다른 영화에 비해 많이 졸아서 내용 연결이 명확하지 않다.

 이날 먹은 미친듯이 매운 닭꼬치만 떠오른다.

 왜 제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까.

 Non-Fiction 말그대로 픽션이 아니라는 거였는데, 제목에 의미하는 바가 뭔지 아무 생각이 없었다.

 바로 옆에서 이벤트를 했는데, 되든 안되든 원래 무조건 했을터인데 난 여전히 종이책파라 리더기가 갖고 싶지 않았다. 

 완벽한 타인 원작이 궁금해서 본 것과, 전작의 러시아 영화 <러브리스>와 뭔가 느낌이 비슷했던. 배우의 벗은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듯이 나오는 것이 문화적인 큰 차이인 듯.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쓴 레오나르가 실질적인 주인공인 것인지. 결국 제목에서 의미하는 것이 레오나르의 이야기면서, 이 영화 자체가 논-픽션일수도 있다는? 100분 토론을 영화로 만든 것 같아 여전히 내 돈 주고 극장에서 보고 싶지 않은 영역의 영화가 나왔지만.

유명한 것인지, 그냥 조연급인지 알 수 없지만 경찰 역할을 하는 배우 셀레나, 그의 남편 편집장 알랭. 이둘은 화목한 듯하면서도 각자 다른 연인을 만나고 있고 셀레나의 상대는 놀랍게도 레오나르이고, 레오나라는 알랭에게 소설 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아내와의 불륜을 이해하고 있어서인지 아닌지는 모호하다. 

 알랭 마저도 동료인, 전자책 신봉자 로르와 연애. 역시 셀레나도 인지하고 있는 듯. 그럼에도 가족을 유지하고, 레오나르는 자신의 아내 발레리에게 불륜 사실과 상대까지도 공개하는데 엔딩에는 이 넷이 만남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나눈다. 서양의 정서인가. 

 관객들이 이 부분에서 크게 웃었는데, 잠깐 다른 생각을 해서 집중을 못했다. 왜 웃었는지를 모르겠다. 유난히 집중이 되지 않는 영화였다. 

 e-book이 등장한지 꽤 지났는데 왜 여전히 나는 종이책을 선호할까. 매번 이사할 때마다 무거운 짐 때문에 고생하면서도, 제대로 다 읽기도 전에 왜 책을 사는 것일까.

 종이 자체에 대한 매력과 그 디자인, 소유에 대한 형태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유일하게 이 부분에서는 아날로그가 디지털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오는 부분도 있고. 유일하게 사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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