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고 있는 호텔이 까우 숑 한강 다리와 dragon bridge 사이의 미케 해변에 있다.
그래서 박미안 시장이나 롯데 마트보다 한시장과 고 마트 가는 것이 더직선거리다. 캐리어 없이 배낭만 들고 왔기에 짐을 보태는 것들은 구입하지 않는다. 먹거리에 열심히 소비 중이다.
고 마트에서는 얼굴 팩을 위한 오이를 자주 산다.
물이 정말 거칠다. 머리카락이 금세 푸석해지고 세수를 하고 나면 피부가 뻑뻑함을 느낀다. 샤워기 필터를 준비해서 왔는데, 사양이 맞지 않아서 버렸다. 대신에 샤워 후에 얼굴만큼은 생수로 마지막에 헹군다. 그리고 오이팩을 한다.
동남아 피부 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일 지 몰랐다. 그래서 오이팩에 진심이다.
1.7만 VND, 현재 환율로 한화 925원짜리 묶음이다.
오이가 큰 것도 있지만 팩을 위해 내가 사는 것은 가늘고 어른 중지 손가락 길이 만하다. 손에 잡고 과도로 얇게 썰수 있어서 호텔 살이에 적합하다.
작은 오이 얘기가 나온 김에, 이 나라는 빨간 고추도 매우 가늘고 작고 많이 맵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베트남 고추를 두고 해야 제격인 것 같다.
2층 식품관에서 물건을 고르고 식품관 내에 있는 에스컬레이트를 이용해서 3층으로 올라가서 계산한다.
인건비 절감 이유인지 다른 상품 노출을 위한 건지, 베트남 사람들이 의도한 계산을 모르겠다. 셀프 계산대도 없다.
식품이 매우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치킨 샐러드를 자주 산다.
1.9만 VND,한화 1034원이다.치킨이며 야채가 푸짐하다.생선 초밥 종류가 다양하고 몇 천 원의 저렴한 가격이다. 날 것인 데다가 숙소까지의 거리가 있어서 구매하지는 않는다.
고 마트에서 대각선으로횡단보도를 건너면 꼰시장이다. 우리의 남대문시장 격이다. 실내에서는 물건과 가게들 사이를, 실외에서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 한다.
한시장보다 더 가게 집약적이다. 현지인이 대다수 고객인 전통시장이다.
포장된건조 망고 500g을 6.5만 동에 살 수 있다. 8만 동, 9만 동으로 부르지만 이 나라는 범칙금도 깎는다고 하니 달라는 대로 주면 호구다.
그랩이 이 나라의 정직과 합리성 문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 같다. 그랩을 활용하지 않으면 2~4배 택시 요금 바가지를 당한다. 정찰제가 아니니 구매에 관한 한, 부르는 값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과일의 경우,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일부 상인들은 가격을 적어 두었다. 그대로 값을 치르면 된다.
꼰시장에서 한강 방향으로 가면 한시장이 있다. 짝퉁 시장이며 관광 시장이다. 한국인 고객 98%이고 2%가 상인이라고 말하는데, 중국이나 베트남 관광객도 만만찮게 많다.
이미테이션 나이키, 크록스 신발, 캘빈클라인 팬티,코끼리 바지 등을 많이 구매한다. 한두 개도 아니고 사돈의 팔촌 것까지 사는 것 같다.
나이키 반바지 6만 동, 10만 동으로 한화 3300원, 5400원 정도이다. 캘빈클라인 남자 속옷 10장에 20만 동, 한화 10,883원이다.
이미테이션숍을마치 명품 숍처럼디스플레이해놓고 할인 10% 행사 중이라고 써붙여 놓았다. 루이뷔통 로고가 사방에 그려진 원피스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여자를 볼 수 있다. 루이뷔통 실크핏 파자마를 입고 대문 밖으로 나오는 여자도 있다. 명품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좀 다른 듯하다.
나는 아보카도 스무디를 마시고 한강을 바라보기 위해한시장에 자주 간다.폭이넓고긴 한강은 강 뷰를 자랑삼는 아파트가 아니라 호텔들이 즐비하다. 도로변이 삭막하고 천연 대리석 조각품들이 외롭다.
사람들이 강변산책을 별로 하지 않는다. 용다리에서 용이불과 물을 뿜는 주말 밤 외에는.
한시장의 아보카도 스무디는 과일을 3개쯤 믹서 한 것처럼 맛이 진하다. 2.5만 동, 한화 1360원 정도다. 내 단골집 사장은 스무디를 건네며 To Go를 테이크 어웨이라고 되묻곤 한다.
호텔이나 공항 직원 외에 민간 영어 발음은 영어인지 베트남어인지 헷갈린다.
에뽓? 에뽓? 도대체 알 수 없다. Airport의 발음이다.
그램?식당에 그랩으로 왔냐고 묻는 줄 알았다. 스무디에 크림 넣을까 묻는 중이다.
한시장 상인들은 가격을 한국어로 잘 말한다.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한시장과 꼰시장은 용다리나 까우 숑 한강 다리를 건너, 도심 쪽에 있는 대형 마트이고 시장들이다. 롯데마트 다낭점은 용다리 아래쪽의 다리 건너편이다.
한시장이나 꼰시장은 40분에서 1시간 20분 등, 때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길거리 풍경에 머뭇거리기 때문이다.
제삿거리를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저녁거리를 장만하는 것도 아니다. 매번 그랩을 이용하는 것이 낭비이기도 하거니와 그랩 오토바이는 무섭고, 운동 삼아 걸어 다닌다. 덕분에 요새 동남아 피부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09:00 pm. dragon bridge 용이 불쇼와 물쇼를 한다. 선짜 야시장이 더불어 관광객으로북적인다.
미케해변의 주변 작은 마트에서 절대 구할 수 없는 헤어핀이 거기에는 많다. 그새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2만 동(1090원 정도)으로 구입한 집게핀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선짜 야시장에서 한강을 건너지 않고, 야간에 소소한 물품을 사거나 밤의낭만을 즐기고있다.
미케해변 가까이 워낙 호텔이 많다. 이곳이면 박미안 시장도 한강을 건너지 않고 갈 수 있다. 나름 입맛에 맞는 베트남 전통 음식이 많아서 좋다. 젊고 말쑥한 여인들이 비교적 깔끔하게 담아낸다. 숙소에서 멀어서 박미안은 잘 가지는 않는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최근에 발견한 재래시장이 있다.
미케해변 쪽 호텔에서 두 블록쯤 뒤에 있다. 가장 단거리다.
이곳의 음식은 호기심 생기는 베트남 메뉴라기보다 두리안 과일처럼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베트남 냄새가 압도한다. 현지인에게 최적화된 재래시장이다.
어느 시장이든 마찬가지지만, 고기를 냉장하지 않고 파는 것은 좀 충격이다. 생물은 죽는 순간부터 부패가 시작되고 세균이 번식하는데, 생식은 아니지만 꺼림칙하다. 시장마다 마주치는 그런 풍경이 다소불편하지만, 그날 잡아서 그날 모두 소비한다고 한다.
미케해변 인근 시장의과일은 저렴하다.망고와 양을 7만 동에 살 수 있다. 코코넛 하나에 1.2만 동 혹은 1.5만 동으로 한화 천 원도 안 된다.
나는 생수 대신에 코코넛 하나 들고 미케해변에서 앉아서 두어 시간 파도 소리를 즐기곤 한다.
눈 뜨면 무엇을 먹을까 계획하는 것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사는 것, 내 인생에서 처음이다.